•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기자수첩]도쿄올림픽 비인기 종목에도 아낌없는 관심을

등록 2021.07.16 10:32:5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자수첩]도쿄올림픽 비인기 종목에도 아낌없는 관심을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올림픽을 하긴 하는거야? 우리나라는 보이콧 안 해?"

지금은 잠잠해진 편이지만, 개막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주변 지인들에게 심심찮게 듣던 이야기다.

2020 도쿄올림픽 개막이 꼭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준비 과정을 거쳐 23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17일 간 열전을 소화한다.

하지만 올림픽 열기는 통 느끼기 어렵다. 이렇게까지 관심이 적은 올림픽이 예전에도 있었나 싶을 정도다. 아무리 떠올려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올림픽이 열리는지 모르는 이들도 다수다. 올림픽 특수를 누리기 위해 앞다퉈 마케팅에 나섰던 기업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이번에는 잠잠하다.

올해 올림픽에 쉽게 눈이 안가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19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코로나19 이슈는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선수들이 누빌 도쿄는 우리보다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 주최국인 일본이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확진자는 쉽게 줄지 않고 있다. 정해진 스케줄대로 백신을 접종한 뒤 입국한 선수, 관계자들의 확진 소식도 심심찮게 들린다.

급기야 대회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역사상 한 차례도 존재하지 않았던 무관중 대회를 택했다. 이 와중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하겠다는 대회 조직위원회의 생떼는 국내의 썰렁한 분위기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올림픽 개막이 반가울 수도, 불편할 수도 있다. 어떤 결정이든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하나 분명한 것은 지금으로서는 대회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우리 선수들은 이를 위해 도쿄로 향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변곡점을 맞이한다. 선수들에게는 올림픽이 그런 무대다. 늘 대중의 관심을 받는 인기 프로스포츠 종목은 덜하겠지만, 비인기 종목 선수들에게는 특히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안 그래도 주목을 못 받던 이들은 코로나19로 더욱 식어버린 열기 속에서 오로지 올림픽 하나만을 바라보며 4년을 버텼다.

연기 소식이 전해진 지난해의 허탈함을 이겨내고 1년을 더 싸웠다. 그리고 마침내 땀의 결실을 맺기 위해 출발선에 섰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카누의 조광희(울산시청)는 도쿄올림픽에 홀로 참가해 결승 진출을 노린다.

정혜정(군산시청)은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조정 종목에 출전하고, 남자 럭비는 국내에 소개된 지 100여년 만에 처음으로 올림픽에 선을 보인다.

영화로도 제작돼 큰 감동을 선사했던 여자 핸드볼은 또 한 번의 '우생순 신화'를 노린다. 이 밖에도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생소한 종목의 다양한 사연을 지닌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들에게 대회가 진행될 2주는 5년 간의 긴 역경을 극복하고 얻어낸 소중한 시간이다.

그러니 시작을 알리는 총성이 울리면 이번 올림픽을 불편하게 여겼던 사람들도 잠시 뜻을 접고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쏟아냈으면 한다. 선수들은 충분히 이를 누릴 자격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