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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하면 30분 만에 집 앞"…온라인 배송 속도전 가열

등록 2021.07.19 14:00:00수정 2021.07.26 10: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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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이달 말 압구정본점부터 30분 내 배송

배달의민족 B마트, 요마트, 쿠팡이츠 이미 진출

부릉-오아시스마켓 합장 '브이', 하반기 서비스

"주문하면 30분 만에 집 앞"…온라인 배송 속도전 가열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코로나19 확산으로 늘어난 온라인 장보기 수요를 잡기 위한 유통가의 배송 속도전이 가열되고 있다.

배달 플랫폼을 시작으로 이커머스, 대형마트는 물론 백화점까지 주문 후 1시간 내에 주문한 상품이 도착하는 '퀵커머스'(quick commerce, 주문 즉시 배송)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전날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에 배송해주는 새벽 배송, 주문한 날에 도착하는 당일 배송을 넘어 분, 시간 단위의 배달 경쟁으로 옮겨 붙는 모양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전기 트럭을 활용해 이달 말부터 식품 전문 온라인몰 현대식품관 투홈 신선식품을 즉시 배송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과일·채소·정육 등 60여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10~30분 안에 집에 도착하는 서비스다.

우선 10월까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반경 3㎞ 내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뒤 다른 점포에도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은 현대차그룹과 손잡고, 전기 트럭 기반 '이동형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icro Fulfilment Center, 소형 물류총괄대행 시설·MFC)를 활용하기로 했다. 상품이 이미 적재된 차량으로 배송돼 상품을 준비하고 출고하는 과정이 필요 없어 신속하게 배송 가능하다.

현대백화점은 배송에서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해 식품 전문 온라인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에서 퀵커머스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증가하고 있는 백화점의 프리미엄 신선식품 즉시 배송 수요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SSG닷컴도 전날부터 성수점 PP(Picking & Packing) 센터의 쓱배송 주문 마감시간을 오후 1시에서 오후 7시로 늦췄다. 이로써 성수점에 한해서는 오후 7시까지 주문하면 자정 전까지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SSG닷컴은 성수점을 시작으로 7월 중 자양점, 왕십리점 PP센터 등 10월까지 수도권 및 지방 광역시 20개 매장에도 도입할 예정이다.

SSG닷컴이 주문 시간을 늦추는 것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급증하고 있는 온라인 장보기 수요를 잡기 위한 차원에서다. 안철민 SSG닷컴 SCM담당은 "저녁 시간대 당일 배송 주문에 대해 고객 선호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배송시간을 늘리는 것을 검토해왔다"며 "서울 지역 PP센터 권역을 시작으로 당일 배송을 주요 지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주문하면 30분 만에 집 앞"…온라인 배송 속도전 가열

배송 속도 경쟁에 불을 붙인 것은 배달 플랫폼이다. 배달의민족은 2019년 B마트를 선보이고, 현재 서울과 인천, 경기 일부 지역에서 30분 이내에 생필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운영하는 요기요도 지난해 9월 서울 강남지역에서 '요마트'를 선보이고, 신선식품, 밀키트 등 식재료부터 생활용품 등을 배달하고 있다.

쿠팡도 지난 6일 '쿠파이츠 마트'를 선보이고, 쿠팡 본사가 있는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시범 서비스를 개시했다. 전담 배송 기사를 통해 과일·채소·샐러드, 정육·수산·계란, 빵·시리얼·잼, 우유·유제품, 화장지, 조미료·소스·장류 등을 송파구 내에서 10~15분 내에 배달한다.

정보기술(IT) 기반의 종합 유통물류 브랜드 부릉(VROONG)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는 신선식품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마켓과 함께 새로운 퀵커머스 서비스 플랫폼의 런칭과 운영을 위한 합작법인(JV) '주식회사 브이'를 출범했다. 새 법인은 실시간 퀵커머스와 새벽배송 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B2C 플랫폼으로 오는 하반기 내에 즉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배송 시장에서 속도 경쟁이 불붙은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되면서 비대면 쇼핑이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퀵커머스 초기만 해도 소비자들이 과연 집 앞에 있는 편의점이나 슈퍼에 가는 대신 배달비를 내고 생필품을 주문할 지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생필품까지 배달하는 방식이 익숙해지고, 늦은 시간이라도 배송을 원하는 고객들의 수요가 늘면서 업계가 좀더 빠른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일각에서는 배송 플랫폼과 대형마트, 대기업이 잇따라 즉시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동네 상권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지난해 10월 B마트에 이어 요마트가 등장하자 성명을 내고 "슈퍼마켓과 편의점, 중소형 마트 등 전통적으로 소매 업종에서 취급하는 식재료와 생활용품, 애견용품을 집중 공급하고 있어 골목상권의 붕괴가 필연적"이라며 "중간 도매상도 더는 설 자리가 없어 유통망 붕괴가 예상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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