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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은 '완판' 지방은 '미달'…청약 '양극화' 갈수록 심화

등록 2021.07.2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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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서울 아파트 청약경쟁률 124대 1…역대 최고

대구·부산 등 지방 분양 물량 폭탄에 청약 미달 속출

이달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시작…옥석가리기 본격화

[성남=뉴시스] 홍효식 기자 =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의 입주자 모집공고가 시작된 16일 경기도 성남시 성남복정1지구 공공주택지구 조성공사 구역 인근에 공공분양 및 신혼희망타운 사전청약 안내가 게시되어 있다. 2021.07.16. yesphoto@newsis.com

[성남=뉴시스] 홍효식 기자 =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의 입주자 모집공고가 시작된 16일 경기도 성남시 성남복정1지구 공공주택지구 조성공사 구역 인근에 공공분양 및 신혼희망타운 사전청약 안내가 게시되어 있다. 2021.07.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의 청약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택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수도권과 지방 인기 지역의 청약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반면, 일부 수도권과 지방에서는 청약 미달이 속출하는 등 청약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하는 양상이다.

올해 1분기 서울에서 분양한 모든 단지는 청약 순위 내 마감되는 등 청약시장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고, 입지여건이 좋은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대구 등 공급 물량이 많은 일부 지방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경우 청약 미달 사태가 속출하는 등 지역별, 입지별 온도차가 커지고 있다. 주택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면서 청약시장에서도 이른바 '되는 곳만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이 역대 최고 수준인 124대 1을 기록할 정도로 과열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은 청약 경쟁률이 고공행진하며 미분양 물량이 줄었다. 반면, 전국 미분양 주택이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으나, 지방에서는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

서울 분양시장은 말 그대로 '불장'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 공급된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24.7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평균(97.1대 1) 대비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또 청약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최저 평균 가점도 60.9점까지 상승했다.

올해 강남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래미안 원베일리의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무려 161.2대 1을 기록했다. 단 2가구를 공급하는 전용면적 46㎡의 경쟁률은 1873.5대 1에 달했다. 전용면적별로 ▲46㎡A 주택형 1873.5대 1(2가구 모집·3747명 신청) ▲59㎡A 124.9대 1(112가구 모집·1만3989명 신청) ▲59㎡B 79.6대 1(85가구 모집·6768명 신청) ▲74㎡A 537.6대 1(8가구 모집·4301명 신청) ▲74㎡B 471.3대 1(6가구 모집·2828명 신청) ▲74㎡C 407.5대 1(11가구 모집·4483명 신청)로, 모든 주택형이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래미안 원베일리 청약에서는 만점(84점) 당첨자도 나왔다. 당첨자의 평균 가점도 72.9점으로, 종전 최고 평균 가점인 서울 은평구 DMC센트럴자이(71.1점)보다 1.8점 높다. 서울에서 만점 청약통장이 나온 건 지난 1월 강동구 힐스테이트리슈빌강일 이후 5개월 만이다. 또 자양 하늘채 베르 368.7대 1, 고덕 강일 제일풍경채 131.5대 1 등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분양한 신규 아파트 단지 모두 세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이른바 '로또 청약' 기대감에 청약 수요가 집중됐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행된 임대차보호법으로 전세난이 심해져 임대 수요가 청약 수요로 전환되면서 분양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지방에서는 청약 미달이 잇따르고 있다. 대우건설이 대구에 분양하는 용계역 푸르지오 아츠베르는 지난달 29일 진행된 1순위 청약이 대거 미달됐다. 용계역 푸르지오 아츠베르 1단지는 660가구 모집에 409가구가 1순위 청약을 접수해 평균 경쟁률이 0.62대 1를 기록했다. 2단지 1순위 평균 경쟁률도 0.61대 1에 불과했다.

또 지난 5월 부산에서 진행한 사상역 경보센트리안 3차 무순위 청약에서 8개 주택형 중 6개가 미달되는 등 올해 부산에서 분양한 6곳의 아파트 중 1순위 당해지역(부산)에서 마감된 단지는 2곳에 불과했다.

청약 열기는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하고 지방에서 빠르게 식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18.5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전국 청약 평균 경쟁률(27.3대 1)이나, 작년 상반기(1~6월) 평균 경쟁률(27.7대 1)과 비교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역별로 같은 기간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경기(32.7대 1→27.4대 1) ▲부산(84.2대 1→27.2대 1) ▲대구(17.3대 1→6.4대 1) ▲광주(24.9대 1→18.0대 1) ▲대전(29.9대 1→25.9대 1) ▲울산(31.9대 1→10.0대 1) ▲강원(4.6대 1→2.1대 1) ▲충남(16.8대 1→12.8대 1) ▲전남(14.9대 1→1.2대 1) ▲경북(15.0대 1→4.6대 1) 등 10곳에서 경쟁률이 떨어졌다.

이에 따라 서울 등 수도권의 미분양 물량은 감소세지만, 지방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 미분양 주택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1만5660가구로 집계돼 전월(1만5798가구) 대비 138가구(0.09%)가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1303가구로 전월(1589가구) 대비 19.0%(286가구) 줄었다. 하지만 지방은 1만4357가구로 전월(1만4209가구) 대비 1.0%(148가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의 경우 5월 미분양 주택이 1185가구로 광역시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 대비 32.1%(288가구) 늘어난 것으로 증가 폭 역시 광역시 중 1위를 기록했다.

당분간 청약시장은 지역과 입지 여건에 따라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부터 3기 신도시 등 사전청약이 시행되고,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최근 몇 년간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적은 지방의 공급 물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들의 옥석가리기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청약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청약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면서 지역과 입지에 따라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며 "돈이 되는 아파트 단지에 청약통장이 몰리면서 청약 양극화 현상이 뚜렷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주거 선호도가 높고, 인구 유입이 꾸준한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청약 경쟁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3기 신도시 사전 청약 등으로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은 당분간 입지여건 등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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