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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불가론 놓고 與 주자 '영호남 전선' 형성

등록 2021.07.26 13: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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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김두관 vs 이낙연·정세균 영호남 후보 충돌

'영남' 김두관 "군필 원팀 보다 심한 악마의 편집"

'호남' 정세균 '지역적 확장성, 民 노선과 안 맞아"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1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결과 발표에서 본경선에 진출한 김두관(왼쪽부터),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이재명, 추미애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07.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1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결과 발표에서 본경선에 진출한 김두관(왼쪽부터),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이재명, 추미애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07.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간 호남 불가론을 두고 영호남 전선이 형성되는 모양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이른바 '백제 발언'을 호남 불가론으로 해석하는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공교롭게도 모두 호남 출신이다. 반면 지역주의가 아니라, 확장성을 말한 것이라는 이 지사와 김두관 의원은 영남 출신이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호남 출신 당 주류로 '적통론'을 내걸고 민주당 기반인 호남의 민심과 주류인 친문에 구애하며 지지율 상승을 노리고 있다. 반면 이 지사와 김 의원은 평소 '서자' 또는 '육두품'을 자처해온 영남 출신 비주류로 수도권과 영남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운 과거도 있다.

이번 싸움의 발단은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탄 이낙연 캠프가 이 지사의 호남 관련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다. 이낙연 캠프는 지난 23일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백제(호남) 이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 현실적으로 이기는 카드가 무엇인지 봤을 때 결국 중요한 건 확장력'이라는 이 지사의 언론 인터뷰가 공개되자 다음날 대변인 논평에서 '호남 불가론을 내세우고 있다'고 공세에 나섰다.

이 전 대표도 24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후보가 한반도 5천년 역사를 거론하며, 호남 출신 후보의 확장성을 문제 삼았다. '영남 역차별' 발언을 잇는 중대한 실언"이라고 공세에 동참했다. 그는 이 지사 측의 대변인 문책 요구도 일축하고 있다.

그는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지사의 '백제 발언'을 지역주의로 해석한다는 지적에 "많은 정치인이 그 신문을 보고 비판을 했는데 그러면 비판한 정치인들이 모두 바보이거나 그렇게 보도한 신문이 바보이거나 그런 거는 아닐 거 아니냐"고 맞섰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가세했다. 정 전 총리는 24일 페이스북에 "민주당 후보라면 절대 넘어선 안 될 금도가 지역주의"라며 "백제라니. 지금이 삼국시대인가. 가볍고 천박하며 부도덕까지 하기 한 꼴보수 지역 이기주의 역사인식이며 정치력 확장력을 출신지역으로 규정하는 관점을 사실상 일베와 같다"고 가세했다.

정 전 총리는 2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재명 후보가 적절치 못한 말씀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저런 해명이 있었던 것 같지만 본인이 지역적 확장성이라는 말을 썼다. 거기에 바로 지역주의가 드러나고 있는 것 아니냐"고 거듭 지적했다.

이어 "지역적 확장성 운운하는 것은 민주당의 지금까지 정책 노선과 전혀 맞지 않는 것이어서 이재명 후보가 여기에 대해 당원과 국민 여러분에게 진정성을 가지고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정책과 정체성, 도덕성을 갖고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노력은 한 적은 있지만, 지역 문제를 가지고 본선 경쟁력에 연결시키는 것은 민주당의 역사성이나 정체성으로 봐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태도"라고도 지적했다.

반면 이재명 캠프는 호남불가론을 조장했다는 비판을 적극 반박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는 "이재명 후보는 '호남불가론'을 말한 바 없다. 도리어 언론 인터뷰에서 '이낙연 후보'를 극찬하며 '지역주의 초월'의 새 시대가 열리길 기대했다. 떡 주고 뺨 맞은 격이다(김남준 부대변인 등)"고 지적했다.

이재명 캠프 선대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 캠프는 이재명 후보가 선의의 발언을 악의적으로 왜곡한 논평을 냈다"며 이 전 대표에게 이 지사와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논평을 낸 대변인에 대한 문책도 촉구했다. 이재명 캠프는 이 전 대표 측의 거부에도 이틀 연속 문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 지사는 25일 페이스북에 지난해 7월30일 두 후보간 대화를 상기하면서 "원팀정신을 저버린 채 '이재명이 지역주의 조장했다'는 가짜뉴스 퍼트리며 망국적 지역주의 조장한 캠프관계자를 문책하고 자중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에게 평가를 맡긴다면서 해당 인터뷰 기사, 전문, 녹취 파일도 첨부했다.

그는 26일에도 녹음 파일과 함께 "지역감정을 누가 조장하는지, 이낙연 후보님 측 주장이 흑색선전인지 아닌지 주장이 아니라 직접 들으시고 판단하라"는 글을 올렸다.

영남 출신으로 경남지사를 역임한 김두관 의원도 거들었다. 김 의원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의 '호남불가론'와 관련해서 이낙연 후보 캠프 대변인에 이어 정세균 후보까지 나서길래 정말 심각한 줄 알았다. 그런데 앞뒤를 보니 이재명 후보 인터뷰는 그런 의도가 아닌 게 분명하다"며 이 지사를 감쌌다.

그는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대표에 출마한 이낙연 후보에게, '호남이 주체가 돼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역사가 한번도 없었는데 이낙연 후보가 승리하면 새로운 역사가 된다'며, 당선을 기원한 것을 호남불가론으로 둔갑시켰다"며 "이건 군필원팀 사진보다 더 심한 악마의 편집"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군필원팀은 열성지지자가 만든 거라지만 이번엔 캠프대변인과 후보가 직접 공개적으로 발언했다는 점에서 훨씬 문제"라며 "정말 왜들 이러시냐, 아무리 경쟁이지만 떡 준 사람 뺨을 때리면 되겠느냐? 하물며 우리나라에서 지역감정이라뇨. 도대체 이 경선을 어디까지 끌고 가시려고 하느냐"고도 반문했다.

그는 "때 아닌 적통 논쟁에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까지 소환해 내고 위로해야 마땅할 김경수 지사의 통화내용을 팔면서까지 이래야 하느냐"며 "'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피를 토하며 외치던 동서 화합과 국민통합의 정신을 거들떠보기는 하고 있느냐'는 이낙연 캠프 대변인의 논평을 이낙연·정세균 두 후보에게 그대로 돌려드리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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