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 레바논, 차기 총리로 미카티 지명
'억만장자' 미카티 "금융위기 구제 계획 실행"
[바브다(레바논)=AP/뉴시스]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 지명자가 바브다의 대통령궁에서 미셸 아운 대통령과 회담 후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아운 대통령은 이날 차기 총리로 미카티를 지명했다. 2021.07.27.
26일(현지시간) 알자지라,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이날 의회와 협의를 거쳐 미카티를 차기 총리로 지명했다.
사드 하리리 전 총리 사임 11일 만이다.
두 번이나 총리를 지냈던 미카티는 118명의 의원 가운데 72명의 표를 얻어 차기 총리로 낙점됐다.
미카티는 지난 2005년 수개월 간 임시 총리를 지냈으며 2011년부터 3년 간은 정식 총리로서 정부를 이끈 바 있다. 이번이 3차 집권인 셈이다.
그는 의원 출신이며 레바논 M1 그룹의 공동 소유주였다. 이동통신사로 부를 축적해 '통신 재벌'로 알려졌다.
미카티는 의회에서 과반의 표를 얻은 뒤 내각를 구성하고 금융 위기를 구제하기 위한 계획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레바논은 코로나19 사태와 지난해 베이루트 폭발 참사로 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게다가 베이루트 폭발 참사 후 사퇴한 하산 디아브 전 총리 이후 2명의 총리 지명자가 내각 구성을 사실상 포기했다. 정치권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정치 문제 영향으로 경제는 더욱 악화됐다. 30년 가까이 달러에 고정되어 있던 레바논 파운드화는 2019년 후반 이후 90% 이상 가치가 하락하며 끝없이 떨어지고 있다. 하리리의 퇴진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레바논 파운드화는 한때 최저치를 기록하며 암시장에서 1달러당 2만 레바논 파운드에 거래되기도 했다.
레바논의 경제는 2020년 20% 넘게 위축됐고, 인구의 55% 이상이 빈곤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빈곤이 심화됐다.
레바논은 이슬람과 기독교 등이 뒤섞인 다종교 국가로 갈등을 이어왔다. 그러다 1990년부터 3대 종파인 기독교계 마론파와 이슬람 수니파, 시아파가 각각 대통령, 총리, 국회의장을 맡고 있다.
종파 간 알력 다툼 속에서 경제, 정치 현안이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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