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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냄새 안 나요. 엘에이치(LH)~"…풍자뮤지컬 '판' 돌아왔네

등록 2021.07.27 18: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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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5일까지 국립정동극장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판' 프레스콜에서 김지철(달수), 김지훈(호태), 김아영(춘섬), 박란주(이덕), 이경욱(이조), 김지혜(분이), 최영석(산받이) 배우들이 시연을 하고 있다. '판'은 전통문화에 뮤지컬 장르를 덧입힌 작품으로, 19세기 조선 후기 양반가 자제가 전문적으로 소설을 읽어주는 전기수를 만나 최고의 이야기꾼이 되는 과정을 통해 사회상을 그리고 있다. 2021.07.27.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판' 프레스콜에서 김지철(달수), 김지훈(호태), 김아영(춘섬), 박란주(이덕), 이경욱(이조), 김지혜(분이), 최영석(산받이) 배우들이 시연을 하고 있다. '판'은 전통문화에 뮤지컬 장르를 덧입힌 작품으로, 19세기 조선 후기 양반가 자제가 전문적으로 소설을 읽어주는 전기수를 만나 최고의 이야기꾼이 되는 과정을 통해 사회상을 그리고 있다. 2021.07.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조선 후기의 직업 낭독가 '전기수(傳奇叟)'인 호태가 든 '사또 인형'이 끊임없이 '고층 탑'을 쌓는다. "역세권" "똘똘한 한채" 등 현재 대한민국 전국민을 들끓게 하는 익숙한 용어들이 난무한다.

그걸 가만히 지켜보던 '달수'는 "뭔 냄새 안 나요"라며 이런 의성어로 재채기를 한다. "엘에이치(LH)~!!" 올 상반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사태를 비꼰 것이다.

27일 오후 국립정동극장에서 프레스콜을 통해 공개된 '판'의 네 번째 시즌은 제대로 된 풍자극의 귀환을 알렸다. 우리나라 전래의 민속인형극인 '꼭두각시놀음'을 통한 풍자가 정점이다.

3년 만에 국립정동극장 무대로 돌아왔다. 과거 공연에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블랙리스트'를 풍자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표적을 유연하게 바꿔나가고 있다.

19세기 말 조선이 배경이지만,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적용 가능하다. 양반가 자제 '달수'가 염정소설과 정치풍자에도 능한 최고의 이야기꾼, 즉 전기수가 되는 과정을 그린다.

제목 '판'은 말 그대로 판을 제대로 깔아준다. 일반적으로 '무대'로 통하는 '판'은 풍자가 가득한 자리다. 배우와 관객이 객석 구분 없이 함께 노니는 공간이다. 억눌림을 털어내고 희망을 피어 올리는 곳이기도 하다. 시원한 풍자를 들어도 코로나19 탓에 관객들이 "그렇지!"라며 호응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판'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시연을 하고 있다. '판'은 전통문화에 뮤지컬 장르를 덧입힌 작품으로, 19세기 조선 후기 양반가 자제가 전문적으로 소설을 읽어주는 전기수를 만나 최고의 이야기꾼이 되는 과정을 통해 사회상을 그리고 있다. 2021.07.27.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판'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시연을 하고 있다. '판'은 전통문화에 뮤지컬 장르를 덧입힌 작품으로, 19세기 조선 후기 양반가 자제가 전문적으로 소설을 읽어주는 전기수를 만나 최고의 이야기꾼이 되는 과정을 통해 사회상을 그리고 있다. 2021.07.27. [email protected]

최근 국악과 대중음악의 융합이 유행인데, 정은영(35) 작가와 박윤솔(36) 작곡가는 2015년 한국예술종합학교의 20분 공연 때부터 그 조합의 씨앗을 키워냈다.

2017년 3월 CJ문화재단 스테이지업 기획공연, 12월 정동극장 '창작ing' 시리즈로 관객과 만나며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동시에 들었다. 극을 이끌어가는 연희자를 중심으로 빚은 음악편성이 감각적이다.

키보드, 바이올린, 드럼 등 서양악기와 장구 등 전통악기가 내전(內戰)을 벌이기보다 균형을 이룬다. 서양 뮤지컬 작법의 노래들은 극 전개를 이끌고, 우리의 흥과 한이 밴 변화무쌍한 장단은 뜨거운 인물들의 심장 박동을 돕는다.  꼭두각시놀음 외에 솟대쟁이패 등 한국 전통 연희를 세련되게 잘 녹여냈다.

자신의 욕망을 거리낌 없이 들어내는 '내시의 아내' 이야기는 지금도 신선하다.

마지막 장면은 쾌감이다. 흉포한 세상을 풍자한 패관문학을 유포했다고 감옥에 갇힌 달수와 호태는 마지막으로 사또 앞에서 이야기 판을 벌인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판' 프레스콜에서 김지철(달수), 김지훈(호태), 김아영(춘섬), 박란주(이덕), 이경욱(이조), 김지혜(분이), 최영석(산받이) 배우들이 시연을 하고 있다. '판'은 전통문화에 뮤지컬 장르를 덧입힌 작품으로, 19세기 조선 후기 양반가 자제가 전문적으로 소설을 읽어주는 전기수를 만나 최고의 이야기꾼이 되는 과정을 통해 사회상을 그리고 있다. 2021.07.27.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판' 프레스콜에서 김지철(달수), 김지훈(호태), 김아영(춘섬), 박란주(이덕), 이경욱(이조), 김지혜(분이), 최영석(산받이) 배우들이 시연을 하고 있다. '판'은 전통문화에 뮤지컬 장르를 덧입힌 작품으로, 19세기 조선 후기 양반가 자제가 전문적으로 소설을 읽어주는 전기수를 만나 최고의 이야기꾼이 되는 과정을 통해 사회상을 그리고 있다. 2021.07.27. [email protected]

그 와중에 민중들이 봉기, 관가로 쳐들어오는 장면이 상징화된다. 솟대에 달린 흰새 인형, 부채 바람에 공중으로 가득 부유하는 새장 속 가득한 흰 조각들은 민중들이 스스로 일어나 자유로워지는 것을 뜻한다.

한국 전통연희의 공동체적 성격을 계승한 마당극이 뮤지컬 형식과 만나 세련되게 똬리를 틀었다. 손을 직접 잡지 않아도, 공연으로 연대할 수 있다는 걸 '판'은 보여준다.

초연 배우인 김지철, 류제윤, 김지훈, 최유하, 김아영, 박란주, 임소라 배우와 산받이 최영석이 이번에도 무대에 오른다. 원종환, 최수진, 류경환, 이경욱, 김지혜가 새로 합류했다. 원안연출은 변정주, 협력연출은 송정안이다. 이날부터 9월5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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