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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 때보다 무서워"…'난입 사태' 증언 나선 美경찰들(종합)

등록 2021.07.28 01: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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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빼앗아 죽여라" 구호까지 들어…"이렇게 죽는구나 생각"

"아이 있다고 애원했다…아이들까지 트라우마 겪어"

난입 무리 "트럼프가 우리를 보냈다" 주장하기도

[워싱턴=AP/뉴시스]지난 1월6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지지 성향 시위대가 워싱턴DC 의사당 난입을 시도하고 있다. 2021.07.28.

[워싱턴=AP/뉴시스]지난 1월6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지지 성향 시위대가 워싱턴DC 의사당 난입을 시도하고 있다. 2021.07.28.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이른바 '의회 난입 사태' 수습에 투입됐던 미국 경찰들이 의회에서 당시의 참상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CNN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미 하원에서는 처음으로 난입 사태 조사 특별위원회의 증인 청문이 진행됐다. 이날 청문에는 난입 사태 당시 수습을 위해 투입된 경찰관 네 명이 증인으로 나섰다.

DC 경찰 당국 소속 마이클 패논은 당시 자신이 느낀 공포감을 생생히 전달했다. 그는 난입자들이 자신을 테이저 총으로 여러 차례 감전시켰다며 "비명을 질렀지만 심지어 내 목소리조차 들을 수가 없었다"라고 했다.

패논은 이어 "이는 그날 의회를 공격한 무리가 나를 어떻게 공격했고 거의 죽이려 했는지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당시 패논이 당한 폭력 상황은 그의 보디 카메라에 녹화됐다고 한다.

패논을 공격한 무리 사이에서는 "그가 가진 총으로 그를 죽여라"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패논은 당시 경험을 "내가 본 것 중 어떤 것과도 비슷하지 않았다"라고 묘사했다.

보도에 따르면 패논에게는 네 명의 딸이 있다. 그는 공격을 당하는 동안 자신의 네 딸이 아빠를 잃는 상황을 떠올렸다고 한다. 그는 "가능한 한 가장 큰 소리로 '내겐 아이가 있다'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당시 패논의 호소는 일부 군중에게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다행히 군중 중 일부가 개입해 나를 도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폭행 상황에서 벗어난 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심장 마비를 겪었다.

패논은 "이후에 뇌진탕 진단을 받았고, 트라우마로 인한 뇌 손상과 그 후속 증상으로 스트레스성 장애를 겪었다"라며 "정신적 트라우마와 감정적 불안이 남았다"라고 했다. 아울러 "내 아이들도 그날 거의 아빠를 잃을 뻔했던 트라우마를 계속 겪는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투입 경관인 미 의회경찰국 소속 애퀼리노 거널은 "이라크에 파병됐던 기간보다 그날 의회에서 일하는 게 더 무서웠다"라고 회상했다. 거널은 이라크전 참전 베테랑이다.

거널은 "이라크에서 우리는 전쟁 구역에 있었다. 하지만 군이나 경찰관으로서 내 경험으로는 1월6일 우리에게 들이닥쳤던 상황에 대응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라고 호소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난입자들은 후추 스프레이와 흉기, 경찰로부터 빼앗은 방패 등을 소지했다. 난입자들은 "트럼프가 우리를 보냈다. 옳은 편을 선택하라"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당시 그는 난입자들과 맞서다 경찰 방패 위로 넘어졌는데, 즉각 방패와 보호구를 빼앗기고 사지가 잡아당겨졌다고 한다. 그는 "그날 우리는 중세 시대 격투 같은 일을 겪었다"라며 "호흡이 끊기고 스스로 '이렇게 죽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걸 기억한다"라고 했다.

지난 1월6일 워싱턴DC 미국 의회 의사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한 사상 초유의 '의회 난입 사태'가 발생했다.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 확정을 막으려는 의도였다.

당시 사태를 진정시키려 투입된 경찰관 중 사망자가 나왔으며, 난입에 앞서 연설을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사건으로 임기 중 두 번이나 탄핵 소추를 당한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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