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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열리는 日, 신규확진만 1만명↑…감염자 급증 왜?

등록 2021.07.30 12: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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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으로 자제 분위기 사라져"

"외출자제 피로감…젊은세대 위기의식↓"

[도쿄=AP/뉴시스]지난 12일 일본 도쿄 신바시의 한 술집 술을 마시는 시민들이 가득하다. 이날 도쿄도에는 4번째 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이 발령됐다. 2021.07.30.

[도쿄=AP/뉴시스]지난 12일 일본 도쿄 신바시의 한 술집이 술을 마시는 시민들로 가득하다. 이날 도쿄도에는 4번째 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이 발령됐다. 2021.07.30.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에서 도쿄(東京)도, 오키나와(沖縄)현에 이미 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이 발령됐는데도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이미 4번째의 긴급사태가 내려지면서 억제 조치에 대한 피로, 위기의식이 옅어진 것이 감염 확산의 원인으로 보인다.

30일 일본 정부는 긴급사태 선언 지역에 수도권인 사이타마(埼玉)현·지바(千葉)현·가나가와(神奈川)현 등 3개 지역과 오사카(大阪)부 등 총 4개 지역을 추가하기로 정식 결정할 전망이다. 기한은 내달 2일부터 31일까지다.

결정되면 일본에서 긴급사태가 선언이 발령된 지역은 도쿄(東京)도, 오키나와(沖縄)현을 포함해 총 6개 지역이 된다. 도쿄도와 오키나와현의 발령 기한도 내달 22일에서 31일까지로 연장된다.

그러나 30일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긴급사태 선언이 발령된 후 국민이 의식을 바꾸는 ‘어나운스 효과’에 그늘이 보인다.

지난 12일 도쿄도에 4번째 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이 발령된 후 인파는 크게 줄지 않았다.

후생노동성 조언기관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긴급사태 발령 다음 주 도쿄도 번화가 인파는 전주에 비해 15.8% 줄었다. 4월25일 3번째 긴급사태 발령 당시 40.7%가 감소한 데 비하면 소폭 줄어든 모습이다.

일본 정부는 감염 대책이 철저히 지켜지지 못해 감염 확산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외출자제에 대한 피로감과 중증 위험이 낮다고 알려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위기 의식이 저하된 점이 배경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행동 범위가 넓은 20~30세 젊은 세대가 감염 확산의 중심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도쿄(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앞둔 23일 오후(현지시간) 일본 도쿄올림픽스타디움(신국립경기장) 인근에서 현지 시민들이 경기장을 촬영하고 있다. 개회식은 일반 관중 없이 귀빈과 대회 관계자 등만 참석 예정이다. 2021.07.23. 20hwan@newsis.com

[도쿄(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앞뒀던 지난 23일 오후 일본 도쿄의 도쿄올림픽스타디움(신국립경기장) 인근에서 현지 시민들이 경기장을 촬영하고 있다. 이날 개막식은 일반 관중 없이 귀빈과 대회 관계자 등만 참석해 진행됐다. 2021.07.30. [email protected]

마이니치 신문은 도쿄올림픽으로 자제 분위기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지난 27일 도쿄 시부야(渋谷) 거리에서 쇼핑을 하던 회사원(32)은 "일본인이 활약해 흥분하는 모습은 자숙과 정반대다. 친구와 만나거나 쇼핑하러 나가도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긴급사태 선언이 발령된 지역에서는 음식점은 오후 8시까지 영업시간을 단축해야 한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도쿄의 음식점은 오후 7~8시가 되면 저녁을 먹는 직장인들로 만석이 된다.

한 직장인(33)은 신문에 "(긴급사태) 선언도 이제 4번째다. 모두 익숙해졌다. 이 이상 참을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바(千葉)시에서 도쿄로 통근한다는 회사원(20)은 "올림픽으로 축제 분위기인데 감염 방지를 위해 참으라니 무리가 있는게 아니냐"고 말했다.

쓰쿠바(筑波) 대학의 하라다 다카유키(原田隆之) 임상심리학 교수는 사람들이 긴급사태에 익숙해진 점, 올림픽 개최와 외출 자제 요청이 모순되는 점을 지적하며 긴급사태 효과를 의문시 했다. 그는 "인간은 모순을 느끼고 불안정한 심리 상태가 되면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을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올림픽의 열광에는 공감해도 (외출) 자제 요청은 흘러넘기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는 점도 감염 급확산의 원인이다.

국립감염증연구소에 따르면 도쿄도 등 수도권 4개지역의 감염자 가운데 델타 감염 비율은 지난 6월 말 30% 안팎이었다. 이달 중순에는 70%까지 뛰었다.

전문가들도 효과있는 대책을 찾지 못해 사면초가 상태다. 전문가들은 "무엇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며 머리를 싸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공중위생학의 한 전문가는 마이니치에 "감염의 정점이 보이지 않는다. 인파가 조금 줄어든 정도로는 이 델타 바이러스의 감염자를 줄일 수 없다"고 우려했다.

지난 29일 일본의 신규 확진자 수는 사상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으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1만 699명(NHK 집계)에 달했다.

대부분의 도쿄올림픽 경기가 열리고 있는 개최지 도쿄도의 신규 감염자 수도 3865명으로 3일 연속 역대 최다치를 갈아치웠다.
  
일본 전체 신규 감염자 수는 지난 12일부터 29일까지 1504명→2385명→3191명→3417명→3432명→3885명→3101명→2328명→3755명→4942명→5395명→4225명→3574명→5018명→4690명→7629명→9574명→1만699명 등이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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