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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알못]보험사 RBC 비율이 뭐죠?

등록 2021.08.02 06:00:00수정 2021.08.09 09: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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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그래픽=안지혜 기자(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그래픽=안지혜 기자([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최근 보험사들이 재무건전성 강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2023년 시행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킥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인데요.

IFRS17의 핵심은 원가 기준이었던 보험사의 보험부채를 시가(현행가치)로 평가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현재 보험사들은 나중에 돌려줄 보험금, 즉 보험부채를 가입 시점 기준인 원가로 계산해 쌓고 있습니다. 하지만 2023년부터는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자본변동성이 커지고, 건전성 관리 부담도 커지게 됐습니다.

특히 고금리의 저축성 보험을 많이 가진 보험사는 금리 위험(보험 가입 당시의 이율과 보험금 지급 시점의 금리 차이)에 노출됩니다. 이로 인해 부채가 늘어나면서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하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핵심 지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보험사의 자본량(가용자본)을 손실금액(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 가입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는 정도의 자본을 쌓아놨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입니다. 분모인 요구자본은 감독당국이 정해주는 값이고, 분자인 가용자본은 보험회사가 현재 가용할 수 있는 자본을 의미합니다.

RBC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건전성이 좋은 보험사인데요. 가령 RBC비율이 200%라면, 보험금 지급을 위해 감독당국이 제시한 기준에서 2배의 자본을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RBC 비율은 보험사가 파산시를 가정해 파산해도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200%라면 파산해도 다 줄 수 있는 것이고 100% 미만이라면 그만큼 못주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즉 RBC 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지는 경우에 해당되면,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보험회사에 청구했을 때 적시에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금융당국은 RBC가 100% 아래로 떨어지면 보험사에 경영개선 권고·요구·명령 등의 조치를 내립니다. 금융당국은 모든 보험사에 RBC가 150%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요. 보험업법에서는 100% 이상을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보험사 입장에서 보면, RBC 비율의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가용자본을 높이거나 요구자본을 줄여야 합니다. 가용자본을 높이는 대표적인 예는 후순위채 발행과 유상증자입니다. 요구자본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공동재보험이 있는데요.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보험부채를 직접 줄일 수 있도록 '공동재보험' 제도를 지난해 도입했습니다. ABL생명은 올해 3월 RGA재보험 한국지점과 공동재보험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3년까지 공동재보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공동재보험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제도라 생소함이 있는데요. 원수보험사가 위험보험료 뿐만 아니라 저축보험료, 부가보험료를 모두 재보험사에게 넘겨 보험위험 외에 금리위험, 기타 리스크를 전가시키는 '재보험'을 의미합니다. 재보험은 쉽게 말해 보험회사가 드는 보험입니다. 보험사들이 각자 보유하고 있는 보험 계약의 손실위험을 분산하고자 다른 보험사에 보험을 들기도 합니다.

위험보험료는 보험사고 발생시 계약자에게 지급하기 위한 재원이며, 저축보험료는 보험계약의 해지·만기환급금을 위한 재원입니다. 또 부가보험료는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유치·유지하는데 필요한 제반비용을 뜻합니다. 과거 고금리 상품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던 원수보험사는 재보험사들에게 금리위험을 이전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들이 IFRS17과 킥스 도입에 대비해 건전성 관리에 힘써야 하는 만큼 공동재보험도 활성화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 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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