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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2020]양궁장 지킴이 김지수씨 "金 기쁜 티 못 냈지만 뭉클"

등록 2021.08.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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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金 4개 쏟아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 미디어 매니저

과거 아시아축구연맹(AFC) 근무, 신혼 단꿈 잠시 접고 올림픽 합류

"김제덕 선수, 씩씩하게 잘 해내려는 모습 인상 깊어"

[도쿄=뉴시스]도쿄올림픽 양궁장 미디어 매니저 김지수씨 (사진 = 본인 제공)

[도쿄=뉴시스]도쿄올림픽 양궁장 미디어 매니저 김지수씨 (사진 = 본인 제공)

[도쿄=뉴시스]박지혁 기자 = "안녕하세요."

2020 도쿄올림픽 양궁 경기가 펼쳐진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의 미디어 센터에 가면 항상 웃는 얼굴로 취재진을 반갑게 맞는 한국 여성이 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산하 양궁장 미디어 총괄 매니저를 맡은 김지수(28)씨다.

미디어 총괄 매니저는 세계에서 온 각국 취재진을 지원하는 모든 업무를 책임지는 자리라고 보면 된다. 공식 기자회견 진행부터 미디어 센터와 취재진 관련 일을 총괄한다.

과거 직장 동료의 제안으로 조직위원회에서 일하게 된 김씨는 운 좋게 양궁장에 배정됐다.

김씨는 1일 "정확한 배정 원칙은 알 수 없지만 종목별로 강한 국가들이 있는데 양궁장의 경우, 당연히 한국 취재진이 많이 찾을 것을 예상해 한국인으로 배정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도쿄=뉴시스]도쿄올림픽 양궁장 미디어 매니저 김지수(제일 왼쪽)씨. (사진 = 본인 제공)

[도쿄=뉴시스]도쿄올림픽 양궁장 미디어 매니저 김지수(제일 왼쪽)씨. (사진 = 본인 제공)

미국에서 대학교를 다닌 김씨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근무했다. 영어가 유창하고, 스포츠 이벤트와 조직, 운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한국인이지만 운영의 주체에 속한 만큼 드러내서 한국 선수들을 응원할 수 없었다. 한국이 금메달 5개 중 4개를 획득했지만 김씨는 웃지 않고, 최대한 담담하게 모든 일정을 진행했다.

김씨는 "아무래도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리다 보니 좋아하는 티를 낼 수 없었다. 그래도 얼마나 기뻤겠느냐"며 "시상식에서 태극기가 올라가고,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 최대한 티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동료들이 애써 태연하게 있는 김씨를 찾아 한국의 금메달을 축하했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로는 대표팀 막내 김제덕(17·경북일고)를 꼽았다.

[도쿄=뉴시스]도쿄올림픽 양궁장 미디어 매니저 김지수(가운데)씨. 과거 아시아축구연맹(AFC) 근무 시절의 모습. (사진 = 본인 제공)

[도쿄=뉴시스]도쿄올림픽 양궁장 미디어 매니저 김지수(가운데)씨. 과거 아시아축구연맹(AFC) 근무 시절의 모습. (사진 = 본인 제공)

"좋은 실력을 보여준 것은 물론이고 인터뷰나 기자회견 때, 씩씩하게 스스로 잘 해내려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금메달을 따고 '뱀 꿈을 꿨다'는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며 웃었다.

올해 5월 결혼한 김씨는 깨소금이 쏟아질 신혼이다. 김씨는 일본에 입국해 2주 동안 격리하며 올림픽을 준비했다.

김씨는 "남편도 스포츠 쪽에 종사하고 있어서 이런 환경을 잘 알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걱정했지만 응원해 주는 마음이 더 컸다"며 "2주 격리는 힘들었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궁장 미디어 팀에 71살 할아버지가 계셨고, 50대 이상인 분들도 많았다. 더운 환경에서도 정말 열심히 하셨다. 자원봉사자 분들까지 모든 분들이 열심히 뛰었다"며 "사람들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올림픽이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기회가 주어지고, 상황이 된다면 2024 파리올림픽도 생각해 보겠다"며 웃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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