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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평당 1억 단지 속출"…'강남불패' 계속되나?

등록 2021.08.04 04:00:00수정 2021.08.23 09: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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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도심에 아파트와 주택들이 보이고 있다. 2021.07.26.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도심에 아파트와 주택들이 보이고 있다. 2021.07.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지금 누가 집을 팔겠어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장주로 통하는 래미안대치팰리스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집값 오를 게 누가 봐도 뻔한데, 오히려 내놓은 매물도 거둬들인 집주인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집값이 올라가니 집주인들이 시장을 좀 더 관망하고 있는 것 같다"며 "사실상 거래가 끊긴 상황에서 계약이 이뤄지면 종전 신고가를 뛰어넘고, 호가도 덩달아 오른다"고 전했다.

서울 부동산시장에서 이른바 '강남불패'의 신화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강남지역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일부 단지에서는 아파트값이 3.3㎡(평)당 1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 강남지역 아파트값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 상승과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로 인해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주택 수요 증가 등이 겹친 탓이다.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는 2019년 12·16 대책을 통해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6·17, 7·10 대책 등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강화 등 잇단 대책을 쏟아냈다. 여기에 사실상 모든 부동산 거래를 규제할 수 있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에도 불구하고, 강남지역 집값 상승세가 여전하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7월 넷째 주 기준(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은 0.18%를 기록했다. 전주(0.19%) 대비 0.01%p(포인트) 하락했으나,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강남에선 서초구(0.18%→0.19%)가 반포동 신축이나 서초동 재건축, 강남구(0.20%→0.19%)는 압구정·대치동 재건축, 송파구(0.18%→0.18%)는 신천·방이동 재건축이나 잠실동 인기 단지, 강동구(0.16%→0.16%)는 고덕·암사·명일동 위주로 올랐다. 영등포구(0.21%→0.21%)는 당산·문래동, 강서구(0.20%→0.21%)는 마곡지구와 방화·가양동 위주로 상승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및 무더위 지속, 휴가철 영향 등으로 거래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 단지나 중저가 단지의 갭 메우기 수요 등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넷째 주(26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0.36%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였던 지난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서울은 0.19%에서 0.18%로, 인천은 0.46%에서 0.39%로 상승폭이 소폭 축소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넷째 주(26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0.36%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였던 지난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서울은 0.19%에서 0.18%로, 인천은 0.46%에서 0.39%로 상승폭이 소폭 축소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올해 들어 서울 강남·서초구에서 3.3㎡(평)당 1억원이 넘는 아파트들이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6월 30일 기준) 서울에서 3.3㎡ 당 1억원 이상에 거래된 아파트는 총 56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804건)의 70%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전용면적 59㎡)는 27억원에 거래됐다. 이를 3.3㎡ 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1억4857만원이다. 또 최근 재건축 이주를 시작한 반포주공1단지를 비롯해 압구정 현대 14차와 현대 1·2차, 한양1차, 잠원동 신반포8차, 신반포2차 등에서 3.3㎡ 당 1억원을 상회하는 거래가 이뤄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가 서울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쏟아낸 각종 규제가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정부의 잇단 규제 대책으로 재건축·재개발이 사실상 묶이면서 오히려 강남지역 재건축 단지들의 희소성이 높아졌고,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 강화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택 수요가 강남지역에 몰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집값이 일시적인 안정세를 보이다 다시 상승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규제에 대한 내성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수요와 공급 사이 불균형이 강남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요보다 매물이 부족하다보니 호가가 계속 오르고, 거래절벽 상황에서도 시세보다 높은 호가에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며 "양질의 주택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6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따른 절세 매물이 대부분 소화되면서 매물 부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매물 부족에 따른 거래 절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재건축 규제와 대출 등 세제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겹치면서 강남지역의 집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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