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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도 친환경이 가능할까?"...블랙핑크 'MD'가 먼저 나섰다

등록 2021.08.05 06: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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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블랙핑크. 2021.08.04.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블랙핑크. 2021.08.04.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1. 20대 후반 회사원 김모씨는 유명 아이돌 그룹 팬이다. 해당 그룹이 앨범을 낼 때마다, 몇장씩 산다. 앨범마다 다른 멤버의 사진이 들어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런데 그는 평소 친환경 소비를 한다고 자부한다. 주로 플라스틱으로 이뤄진 앨범을 사서 모으는 것이 환경에 도움이 될 지 의문이 들었다. 집에 몇개나 있는 응원봉도 그러고보니 플라스틱이다.

#2. 30대 초반 프리랜서 이모씨는 인기 아이돌 그룹 해외 투어를 따라다니며 여행을 즐겼다. 코로나 19 이후 해당 덕질은 멈춘 상태. 그런데 코로나19 이후에 기후 문제에 더 신경을 쓰게 됐고,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일이 상당수 탄소를 배출한다는 걸 깨달았다. 여전히 아이돌에 대한 애정이 크지만,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 월드투어를 다시 따라다닐 지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다. 

"덕질도 친환경이 가능할까?"

최근 아이돌 그룹 팬들의 고민 중 하나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환경 문제에 더욱 민감해진 MZ세대가 가수를 좋아하는 데 있어 윤리적인 고민을 하게 된 것이다.

아이돌 그룹과 소속사가 해당 고민을 함께 하고 나섰다.

YG엔터테인먼트는 K팝 간판 걸그룹 '블랙핑크'의 데뷔 5주년을 맞아 제작된 MD를 오는 6일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선보인다.

특히 일부 상품군은 친환경 소재로 제작했다. 한정판으로 만드는 소파는 블랙핑크의 손글씨와 직접 그린 그림, 이들의 반려동물 캐릭터를 디자인에 녹였다.

[서울=뉴시스] 블랙핑크 MD 소파. 2021.08.04.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블랙핑크 MD 소파. 2021.08.04.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블랙핑크는 올해 초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홍보대사로 위촉, 기후행동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YG는 "친환경 TPU(고무용 탄성을 지닌 플라스틱) 소재일뿐 아니라 휴대가 가능해 야외에서는 캠핑용 의자, 실내에서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토트백과 멀티파우치 역시 환경 보호 실천의 의미를 담았다.

최근 한 아이돌 그룹 소속사는 '친환경 전담반'을 꾸리기로 했다. 아직 프로젝트에 대해 밝히기는 힘들다는 이 소속사 관계자는 "굿즈 품목은 다양해지는데, 대부분 플라스틱 위주더라. 팬들에 친환경적으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품목과 소재를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도 '친환경 덕질'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팝 팬덤이 뭉친 기후행동 플랫폼 '케이팝포플래닛'은 지난달 기후 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캠페인 '죽은 지구에 K팝은 없다' 캠페인을 시작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 엑소 팬덤 '엑소 엘', 블랙핑크 팬덤 '블링크' 등은 세계 각종 기후재난으로 피해를 본 이들들을 위한 기부 활동을 벌여왔다. 이들 팬덤운 꾸준히 나무를 심는 캠페인도 진행했다.

외국에서는 유명 음악 레이블들이 환경 보호를 위해 나섰다.

미국 음악 매체 피치포크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얼터너티브 밴드 '라디오헤드', 영국 싱어송라이터 아델 등이 속한 음반사 베거스 그룹(The Beggars Group)과 영국 유명 인디 레이블 닌자 튠(Ninja Tune)은 음반사로는 이례적으로 탄소 중립을 약속했다.

[서울=뉴시스] 빌리 아일리시. 2021.07.30. (사진 = 유니버설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빌리 아일리시. 2021.07.30. (사진 = 유니버설뮤직 제공) [email protected]

특히 베거스 그룹은 친환경적인 바이닐과 CD 제작 기술을 채택하고 출장을 줄이겠다고 예고했다. 닌자 튠은 사무실의 중앙 가스 난방 시스템을 전기 공급 열 펌프로 바꾸는 등 런던, 로스앤젤레스, 베를린의 사무실들을 친환경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특히 이 레이블은 차량을 소유하거나 운행하지 않는다. 모든 포장지는 재활용 판지와 종이로 만든다.

팝스타들은 이미 친환경에 대해 고민해왔다. 영국의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는 지난 2019년 환경 문제로 투어를 다니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같은 해 영국 트립합밴드 '매시브 어택'은 기후 변화 연구소와 제휴, 라이브 음악 산업의 탄소 배출에 대한 연구를 의뢰했다.

미국 Z세대의 아이콘인 빌리 아일리시는 다가오는 월드투어에서 환경 단체인 리버브(REVERB)와 협업한다. 공연장마다 아일리시 액션 빌리지(Billie Eilish Action Village)를 구축,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상기하는 '뮤직 클라이메이트 레볼루션(Music Climate Revolution)' 캠페인도 진행한다.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K팝 아이돌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면서 세계적인 팝스타 못지 않은 환경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책임감이 생겼다"면서 "이번 블랙핑크를 시작으로 아이돌의 다양한 친환경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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