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도쿄2020]무겁게 시작한 김경문호, 맥없이 무너진 올림픽 2연패

등록 2021.08.05 22:33:4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프로야구 음주 파문 속 소집…출발부터 삐걱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어 2연패 노렸지만 허무하게 무산

[요코하마(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4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4강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김경문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1.08.04. 20hwan@newsis.com

[요코하마(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4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4강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김경문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1.08.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주희 기자 = 활기가 넘쳐야 할 소집 첫 날, 김경문 감독은 "마음이 무겁다"는 부정적인 말들을 여러 번 되풀이 했다. 완전히 가라앉은 야구계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국민들의 실망감을 금메달로 달래보겠다던 각오로 출항한 김경문호가 2연패에 실패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5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미국과 패자 준결승전에서 2-7로 졌다.

전날(4일)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패한 뒤 다시 한번 결승행 티켓을 노려봤지만, 미국을 넘어서지 못하며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당연히 금메달"을 목표로 하겠다던 김 감독의 출사표도 허공으로 사라졌다.

[요코하마(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5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패자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미국의 경기, 7회초 2사 1,2루 상황 대한민국 강백호가 루킹 삼진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1.08.05. 20hwan@newsis.com

[요코하마(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5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패자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미국의 경기, 7회초 2사 1,2루 상황 대한민국 강백호가 루킹 삼진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1.08.05. [email protected]

시작부터 위기였다.

지난달 초 NC 다이노스, 키움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코로나19로 민감한 시기 속 원정 숙소에서 음주를 벌인 것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은 방역 수칙도 어긴 것으로 확인됐다.

프로야구계는 곧바로 팬들의 큰 비난을 마주했다.

이 여파로 대표팀은 최종 엔트리를 베스트로 꾸릴 수도 없었다. 음주 사건에 연루된 내야수 박민우(NC)와 투수 한현희(키움)가 태극마크를 반납하면서 주전 내야수와 국가대표 경험이 있는 전천후 투수가 빠져나갔다.

대신 신인 투수 김진욱(롯데 자이언츠)과 마무리 투수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대체 선수로 발탁했다.

출발부터 삐걱거렸던 대표팀은 대회에 돌입해서도 분위기를 크게 바꾸지 못했다.

좀처럼 마운드와 타선이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젊은 투수들 위주로 꾸린 선발진은 연거푸 홈런을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꽉 막힌 타선은 자주 찬스를 날리며 투수들을 돕지 못했다.

지난 2일 녹아웃스테이지 2라운드 경기에서 이스라엘을 상대로 11-1,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둔 것을 제외하고, 손쉽게 풀어나간 경기가 하나도 없을 정도였다.

6경기를 하는 동안 대표팀의 확실한 장점이 드러나지도 않았다.

일본과 준결승전에서도 한국은 7개의 안타로 2점을 뽑아내는데 그쳤다. 일본은 장단 9안타로 5점을 만들어 승리를 가져갔다.

[요코하마(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5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패자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미국의 경기, 6회말 원태인이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2021.08.05. 20hwan@newsis.com

[요코하마(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5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패자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미국의 경기, 6회말 원태인이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2021.08.05. [email protected]

'숙명의 라이벌' 일본에 지고 난 뒤 한국의 부담감은 더 커진 것처럼 보였다.

한국은 이날도 투타가 모두 부진했다.

선발 이의리(KIA 타이거즈)가 5이닝 5피안타(1홈런) 2실점으로 버텼지만 1-2로 추격하던 6회 구원투수들이 빅이닝을 허용하면서 흐름이 완전히 넘어갔다.

답답한 타선은 미국 투수들을 공략하지 못하면서 경기 중반까지 이렇다할 기회도 잡지 못했다.

1-7로 끌려가던  7회 무사 1루에서 오지환(LG)의 2루타, 상대 실책 등을 묶어 1점을 만회했지만 계속된 1사 1, 2루 찬스에서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점수차를 더 좁힐 순 없었다.

결국 이날도 산발 7안타를 때려낸 한국은 2점을 수확하는데 그쳤다. 홈런 1개를 포함해 9개의 안타로 7점을 쓸어담는 미국 타선의 집중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야구가 만든 실망감을 화끈한 야구로 날려보겠다던 계획은 일단 수포로 돌아갔다. 남은 목표는 3~4위전 승리 뿐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