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집피지기]'반값' 복비 이어 '0원' 복비 시대 올까?

등록 2021.08.21 05: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국토부, '부동산 중개보수 및 서비스 개선방안' 발표

10억 짜리 아파트 수수료 900만원→500만원 '반값'

프롭테크 업체 '매도자는 0원' 내걸고 영역 확장

기존 중개업계 반발…'제2의 타다 사태' 평가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부동산 중개 수수료 1000만원 시대. 최근 몇 년간 집값이 폭등하면서 부동산 중개 수수료 부담이 커졌습니다. KB시세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값이 약 11만5000만원이니, 최고 요율인 0.9%를 적용하면 1000만원이 훌쩍 넘죠.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정부가 장고 끝에 6억 이상 매매, 3억 이상 임대차 거래부터 중개 수수료를 인하하는 '부동산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개선방안'을 내놨습니다.

개선안에 따르면 6~9억원 구간의 요율을 0.5%에서 0.4%로 내립니다. 9억 이상 고가 구간은 현행 0.9%에서 9~12억은 0.5%, 12~15억은 0.6%, 15억 이상은 0.7%로 인하됩니다. 이에 따라 10억원 짜리 아파트를 거래할 때 내야 하는 중개비 상한선이 현재 900만원에서 오는 10월부터 500만원으로 낮아지게 됐습니다. 기존과 비교하면 반값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불만의 목소리는 나오고 있습니다. 공인중개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대비 가격이 여전히 비싸다거나, 고가 주택을 거래한다고 서비스가 더 좋아지는 것도 아닌데 왜 상한요율이 높아지는지 모르겠다는 지적, 상한 요율을 두고 협의하게 하지 말고 고정 요율을 도입하라는 주장 등이 다양하게 나옵니다.

이 중 마지막 주장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대답을 들어볼까요? 국토부는 우선 "고정요율로 정하는 경우 중개사 간 경쟁이 차단돼 소비자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더 싸게 해주려는 업체가 있다면 요율을 정하는 게 소비자에게 더 손해라는 얘기도 되겠죠.

국토부는 "최근 프롭테크 업계에서 제공하고 있는 중개보수 할인 등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의 제공 기회를 위축할 우려가 있다"고도 했습니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의 합성어로, IT기술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를 말합니다. 실제 부동산 플랫폼 '다윈중개'는 집을 파는 사람에게는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시세표가 붙어 있다. 2021.08.1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시세표가 붙어 있다. 2021.08.12. [email protected]


정부는 조만간 프롭테크 산업 육성책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지난 17일 열린 '부동산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국토부 관계자는 "IT기술의 발전으로 부동산 플랫폼 쪽에서도 새로운 혁신적인 사업 방안을 제시하면서 반값 수수료 등이 나오고 있다"며 "부동산 플랫폼의 다변화와 4차산업혁명 등으로 자동화될 가능성이 많은 점을 감안해 자격제도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플랫폼 업체들이 저렴한 중개수수료를 무기로 영역을 확장하는 데 대해 기존 업계는 극렬하게 반대 중입니다. 거대자본을 가진 대형 업체들이 개업 중개사들의 생존권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입장인데요.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세 번에 걸쳐 다윈중개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택시 업계에서 벌어진 '타다 사태'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죠.

이번 중개보수 개편에서도 봤듯 중개업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꽤 뿌리 깊어 보입니다. 기술의 발달로 부동산 중개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면 밥그릇 지키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연재물입니다. 어떤 궁금증이든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