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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불공정계약의 방지, 다양한 백신 확보에 달렸다

등록 2021.08.23 10: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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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불공정계약의 방지, 다양한 백신 확보에 달렸다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코로나19 백신의 공급 차질을 빚은 미국 모더나가 앞으로 2주간 701만회분의 공급을 재개한다. 그동안 모더나는 불안정한 공급으로 국내 방역시스템과 접종에 혼선을 빚었다. 제조소의 실험실 문제로 지난달 도입 예정 물량 가운데 200만회분의 공급을 연기하면서 8월 공급 물량 850만 회분은 예정대로 공급하겠다고 했다가 이달 다시 8월 공급 물량의 절반 이하만 공급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로 인해 50대 접종은 모더나 접종에서 화이자 병행 접종으로 변경됐고 mRNA 1·2차 접종 간격도 조정됐다.

국내 정부 대표단이 미국 본사에 항의방문까지 한 끝에 9월 초까지 총 831만회분(7일 들어온 130만회분 포함)이 들어오게 된다. 그러나 모더나의 공급 불안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다. 모더나는 국내뿐 아니라 캐나다, 스페인 등에도 공급 차질을 빚고 있다. 벤처 수준의 기업이던 모더나가 전 세계 공급 물량의 생산시스템을 단기간 구축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우리 정부는 모더나와 백신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미리 월별·분기별 도입 일정을 정하지 않고 매번 제약사와 협의로 결정토록 해서 호구 계약이란 비난까지 받고 있다. 주요 코로나19 백신 중 가장 비싼 모더나 백신이 불합리한 계약조항으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백신 공급의 불안정은 방역뿐 아니라 사회·경제를 흔든다. 또 앞으로 얼마나 더 백신을 접종해야 할지도 아직 모른다. 정부가 안정적인 물량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이스라엘에 이어 미국은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에 돌입했다. 백신 접종 완료자가 22.5%에 불과한 한국은 올 4분기 고령자부터 부스터샷 접종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 국민의 2차 접종이 모두 끝나더라도 돌파 감염 사례가 많아지면 전 연령에 대한 추가 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 매년 접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정공급 우선 상황이 계속 이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다급한 지경에 이르러 불공정한 계약을 맺지 않기 위해선 내년 백신 물량의 더 많은 옵션 확보가 필요하다. 최근 정부는 화이자와 내년도 코로나19 백신 3000만회분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추가 구매가 가능한 옵션 물량 3000만회분을 더하면 총 6000만회분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얀센 백신 역시 유효한 키(Key)다. '희귀 혈전증' 부작용에 대한 과도한 불안으로 힘을 잃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실제론 국제학술지 '란셋'(Lancet)에 게재된 데이터에 따르면 이 백신 2차 접종 후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발생률(접종자 100만명 당 2.3명)은 백신 미접종자의 발생률과 유사했다.

국산 백신 개발을 촉진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국산 백신이 개발에 성공하면 수급 문제에서 상당 부분 자유로워진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 10일 임상 3상을 승인받으며 국내 기업 중 앞서 개발 중이다. 이 회사 포함 총 7개사에서 10개 임상을 진행한다. 한미약품, 에스티팜, GC녹십자 주축의 'K-mRNA 컨소시엄'은 내년까지 mRNA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목표가 현실화되기 위해선 정부는 확고한 지원 의지를 보이는 한편 다양한 백신을 확보함으로써 불공정계약도 방지해야 할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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