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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추석 특수까진 아니지만…" 오랜만에 북적이는 전통시장

등록 2021.09.17 17: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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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못골시장, 북적이는 손님에 상인들 '활기'

장보고 지원금 쓰려 지역화폐 꺼내는 시민 많아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민족대명절 추석을 나흘 앞둔 17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못골시장에 명절 상차림 준비를 위해 장보러 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1.09.17.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민족대명절 추석을 나흘 앞둔 17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못골시장에 명절 상차림 준비를 위해 장보러 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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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방금 뜬 싱싱한 동태포 1팩 4000원, 3팩 만원이요!", "송편 1㎏ 만원! 추석 송편 사세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7일 오후 3시 경기 수원시 팔달구 못골시장에서 상인들의 활기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시장 골목마다 장 보러 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시민들은 저마다 검은 비닐봉지나 장바구니를 들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명절 특수'까지는 아니지만, 오랜만에 시장통이 사람들로 붐비면서 상인들의 손길은 바빠졌다.

사과, 배, 감 등 차례상 필수 품목인 과일부터 각종 나물, 고기, 생선 등 가게마다 손님들이 가격을 묻고 있었다. 송편, 전, 떡갈비 등 다양한 음식 냄새도 시장 곳곳에서 풍겨왔다. 

20년 동안 못골시장에서 생선을 팔았다는 상인 정길순(67·여)씨는 동태포를 뜨면서 "오랜만에 장사할 맛이 난다"라며 웃어 보였다.

그는 "이렇게 바쁘게 움직여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코로나19 사태 전보다는 확실히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최근들어 가장 많은 손님이 온 것 같다"라고도 했다.

다만 상인들은 예전보다 손님들의 구매량이 줄어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정씨는 "명절이면 가족들 여럿이 모이니까 넉넉하게 사갔는데 예전만큼 가족들이 전부 모이지 못해서 그런지 확실히 손님들이 사는 양이 줄기는 했다"며 아쉬워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민족대명절 추석을 나흘 앞둔 17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못골시장에서 명절 상차림 준비를 위해 장보러 온 시민들이 먹음직스런 송편을 구입하고 있다. 2021.09.17.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민족대명절 추석을 나흘 앞둔 17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못골시장에서 명절 상차림 준비를 위해 장보러 온 시민들이 먹음직스런 송편을 구입하고 있다. 20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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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집 앞에는 추석의 대표음식 '송편'을 사기 위한 손님들이 가득했다. 가판대에는 형형색색 송편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안쪽에서는 직원들이 떡을 찌고, 가판대 앞에서는 사장님이 연신 색깔별 송편을 포장했다.

떡집 사장 류재성(63)씨는 "예전에는 명절에 장사도 잘 되고 신났는데 요즘은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사람들이 마음이 움츠러들어 다니지도 않고, 떡을 사는 양도 줄었다"라고 말했다.

류씨는 "예전 같으면 지금 보이는 사람들이 어깨가 다닥다닥 붙어서 밀리듯 다니고, 지나가면서 떡도 하나씩 먹어보고 했을텐데 코로나19 때문에 몰려다니는 것도 위험하고 마스크 때문에 먹어보라고 권할 수도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양손 가득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던 김모(71·여)씨는 "이것저것 많이 산 것처럼 보여도 예전에 비하면 반도 안 된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자식 두 형제 중에 둘째네만 오기로 했다. 어차피 여럿이 모이는 게 아니라서 필요한 과일이랑 전, 잡채 등 먹을 것 조금만 샀다. 다음 명절에는 다 같이 모였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추석 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지급하는 '국민 상생지원금'을 사용하기 위해 지역화폐를 꺼내는 시민들도 보였다.

삭힌 홍어를 고른 정모(74)씨는 자연스럽게 지갑에서 수원페이를 꺼냈다. 정씨는 "요즘같이 경기가 어려울 때 재난지원금이 들어오니까 확실히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명절이니까 차례상은 차려야하는데 서민들이 장 보는게 한두푼 드는게 아니다. 과일도 사고, 생선도 사고 이것저것 사다보면 금방 다 쓸 것 같다"라고도 했다.

광교에서 장을 보러 못골시장에 왔다는 안모(65·여)씨는 "동네 마트에서는 재난지원금을 쓸 수 없어서 일부러 전통시장에 왔다. 요즘 계란도 비싸고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 그래도 전통시장은 물가도 저렴하고, 재난지원금도 쓸 수 있어서 일부러 찾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두부나 전 같이 차례 직전 구입해야 하는 물품을 파는 상인들은 주말 장사를 기대하고 있었다.

두부가게 김모(56·여)씨는 "두부는 상할까봐 아직 사람들이 많이 사지는 않아서 아직 장사가 여유가 있는 편이다. 내일이나 모레 손님들이 많이 와서 만드는 두부를 '완판'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날씨가 이렇게 좋아도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이 아직은 많이 다니길 꺼리는 것 같다. 백신도 맞았으니까 코로나19가 안정세를 찾아 예전 일상이 돌아오길 바라본다"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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