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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파괴' 질타에 반성문 쓴 김범수…"초심 돌아갈 것"

등록 2021.10.05 19:12:40수정 2021.10.05 19: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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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의장, 3년 만에 국감 출석

여야, 문어발 확장, 갑질, 지배구조 등 지적

"사회적 책임 다하지 못한 것 통렬히 반성"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호균 신재우 수습 기자 =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3년 만에 국감장에 섰다. 여야 의원들은 문어발 확장, 골목상권 침해, 파트너들에 대한 갑질,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 각종 문제에 대한 지적을 쏟아냈다. 김 의장은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 "송구스럽다", "반성한다" 등의 표현을 여러 차례 반복하며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장은 5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 2018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 출석한 지 3년 만이다. 카카오가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진 플랫폼으로 성장하면서 산업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카카오가 국민 메신저가 돼서 단순한 소통을 넘어 생활에 변화와 편리함을 더했을 때는 응원을 보냈다. 하지만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문어발식으로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더니 이용자에게도 비용을 부과해 배를 불리고 있다. 전형적인 독점기업 행태다. 착하고 친근한 초식공룡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사람도 잡아먹고 선량한 작은 동물도 잡아먹는 육식공룡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의장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서 수익을 내기 시작한 건 3년 전부터다. 비대면 상황이 길어지면서 도움을 받았다. 자회사들의 성장에 취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통렬한 반성을 한다.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기업으로서 초심으로 돌아가는 노력을 정말 뼈를 깍는 심정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가장 크게 지적을 받은 부분은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였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꽃배달, 영어교육, 실내 골프, 네일샵, 대리운전, 퀵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좀 창피하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넘어서면 안되는 사업 부문이 있는 거 아닌가? 구글이 그렇게 하나, 페이스북이 그렇게 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장은 문제가 되는 사업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회사 중 투자회사가 있는데, 사업성이 좋은 회사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몇 년 전부터 문제를 인식해서 계열사에서 배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철수를 시작했다. 지분 매각 등 검토에 좀 더 속도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카카오가 압도적인 영향력으로 택시, 대리기사, 웹툰·웹소설 작가 등 파트너들에게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카카오택시는 가맹택시에 20% 수수료를 받고 있다. 맨 처음에는 무료였다. 경쟁 업체들이 다 망한 뒤 시장 지배력이 확보되자 가격을 마음대로 하는 것은 독점 행위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김 의장은 "플랫폼 기업은 이용자에게 편익을 제공하고 파트너와 이익을 공유하는 형태라고 생각한다. 아직 초기 단계라 실험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파트너(택시)와 긴밀하게 얘기하겠다. (카카오) 모빌리티 CEO도 그 부분에 공감하고 있어서 시정 방안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의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김 의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케이큐브홀딩스가 사실상 지주사의 역할을 하고 있고, 금산분리 위반 소지도 있다는 지적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케이큐브홀딩스가) 저렇게 (카카오를) 지배하면서 선물옵션으로 돈을 버는 등 재테크 회사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주회사인지 금융회사인지 구분이 안 간다. 금산분리 위반 아닌가. 감사보고서를 보니 오너들 가족끼리 돈놀이하는 놀이터 같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논란이 없도록 가족 형태의 회사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전환 작업을 준비 중이다. 일정을 더 앞당겨서 진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적자 기업인 케이큐브홀딩스가 김 의장의 가족들에게 과도한 급여를 지급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9년 14억원, 2020년에 15억원을 급여로 지출하고 퇴직금으로는 14억원을 지급했는데, 동생인 김씨에게 지급한 것인가?"라며 "연속 적자가 발생한 회사에서 14억원의 퇴직금을 받는 것이 맞는가?"라고 질의했다.

김 의장은 "당기순이익은 이자지급 등의 이유로 마이너스지만, 일정 수준의 이익은 냈다고 들었다"며 "퇴직 절차는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다만 "제가 생각해도 퇴직급여 부분은 조금 많다고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김 의장은 향후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카카오 초창기 때 전 직원을 모아놓고 백만명의 파트너를 만들었다고 방향을 세웠다. 파트너를 만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플랫폼이라 생각했다. 플랫폼에는 혁신과 폐혜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간과한 부분도 있었고 그런 부분은 내부적으로도 얘기를 많이 했고 상생 방안도 발표했지만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실천 계획을 발표할 것이다. 모든 논란에 대한 책임은 제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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