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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매매 동시 급등에 경매 '활활'…"낙찰가율 사상 최고"

등록 2021.10.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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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107.6·수도권 빌라는 89.7…역대 '최고'

전세·매매 동시 급등 장기화…내 집 마련 수요 경매로 몰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2021.10.0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2021.10.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수도권 아파트 경매 입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전국 아파트 낙찰률(경매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과 낙찰가율이 모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말 그대로 '불장'이다. 또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연립과 다세대 주택 등 빌라 낙찰가율도 급등하며 역대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셋값·매맷값이 동시에 급등하고, 상승세마저 장기화하면서 주택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전셋값이 50%넘게 급등하면서 시세보다 싼 값에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자들이 경매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경매 물건이 줄었으나, 일부 중저가 물건이 입찰가 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등 '불장'이 이어지고 있다. 또 실거주보다 임대수익이 목적인 투자 상품 성격이 짙은 오피스텔을 비롯해 다세대·연립주택 등 빌라 물건도 빠르게 소진되면 경매 시장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경매전문기업인 지지옥션의 '9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의 낙찰가율이 107.6%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1년 이후 사상 최고치다. 전국에서 총 1198건의 아파트 경매가 이뤄졌고, 692건(57.8%)이 낙찰되면서 낙찰률 역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5대 광역시 등 비수도권 경매시장도 뜨겁다. 5대 광역시에서는 울산의 아파트 낙찰가율이 전월(101.7%) 대비 12.3%p 오른 114.0%을 기록하며 가장 높았다. 부산과 광주는 각각 9.3%p, 8.3%p 상승하며 111.7%, 104.9%를 기록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물건이 줄었으나, 경매로 향한 주택수요가 증가하면서 부동산 경매시장이 불장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에서 이뤄진 경매 건수는 월 평균 1719건으로, 지난해(월 평균 2549건)보다 32.6%나 감소했다.

또 수도권 빌라 낙찰가율도 급등했다. 지난달 기준 수도권 빌라 낙찰가율은 89.7%로 전월(79.7%) 대비 10.0%p나 올랐다. 이는 역대 최고 상승률이다. 서울 빌라 낙찰가율(97.9%)도 13.7%p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08년 3월 이후 최고치다.

아파트의 전셋값과 매맷값이 동반 상승한데다, 주요 지역 재개발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주택 수요가 경매로 몰렸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시세보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수요는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계속되는데다 경매 취하 건수가 늘면서 경매 물건 자체가 많지 않은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빌라 경매 진행건수와 낙찰가율. (자료=지지옥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빌라 경매 진행건수와 낙찰가율. (자료=지지옥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도권 집값은 상승 폭이 줄었으나, 여전히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지난 11일 기준) 수도권의 아파트값은 0.32% 올라, 전주(0.34%) 대비 상승 폭이 줄었다. 수도권은 지난 8월 중순부터 5주 연속 0.40%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지만 최근 0.36%→0.34%→0.32%로 주춤하는 모습이다.

서울에서는 용산구(0.26%)와 마포구(0.26%)의 상승폭이 컸다. 재건축 기대감으로 집값이 많이 올랐던 노원구(0.22%)는 중계동과 상계동 대단지 위주로 상승했지만 폭은 줄었다. 강남구(0.23%), 송파구(0.22%), 서초구(0.21%), 강동구(0.17%) 등 강남4구도 대체로 매수세가 감소했다.

인천(0.44%→0.42%)과 경기도(0.41%→0.39%)도 오름세가 주춤했다. 인천 연수구(0.52%)는 교통호재가 있는 옥련·선학동과 개발 기대감이 있는 송도신도시 위주로 많이 상승했다. 계양구(0.50%), 부평구(0.44%) 등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기도에서는 오산시(0.75%)가 저가 인식이 있는 누읍·양산동 신축 위주로 급등했고, 교통 개선 기대감이 큰 안성시(0.62%), 이천시(0.55%) 등도 상승 폭이 확대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인기단지 위주로 가격이 상승했으나 은행권 주택담보 대출 한도 축소와 그동안의 상승 피로감 등으로 매수세가 감소하며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소폭 축소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셋값과 매맷값 상승세가 장기화하면서 주택 수요가 경매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과열 양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급등하면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집을 사려는 실수요와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몰리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아파트 경매 매물은 줄고, 수요가 늘면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아파트는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경매시장에 나온 물건들은 현재보다 6개월 전에 감정가가 매겨져 시세보다 저평가돼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응찰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낙찰가와 실제 매맷값의 차이가 거의 나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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