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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갈비로 하루 매출 2억"…대박 신상은 제 발로 오지 않았다

등록 2021.10.2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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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은 위메프 상품기획팀 MD 인터뷰

브랜드 네임·로고·구성·가격·콘텐츠까지 협의

위메프 '신규 오픈' 매출 5.9배, 구매도 6.6배 ↑

"양갈비로 하루 매출 2억"…대박 신상은 제 발로 오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코로나19를 피해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캠핑족과 집에서 파티를 즐기는 '홈파티족'에게 이제 토마호크와 양갈비 프렌치 랙은 필수가 됐다. 하지만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사정이 달랐다. 양고기에 대한 수요는 높았지만 온라인 판매 상품이 많지 않았고, 유명 브랜드 상품은 만만치 않은 가격대로 장바구니에 담기에는 부담이 컸다.

지난해 11월 위메프 상품기획팀 박가은(28) 상품기획자(MD)의 레이더에 양갈비가 포착됐다. 박 MD는 먼저 오프라인에서 유명한 브랜드를 중심으로 접근했다. 하지만 단가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박 MD는 부산 레스토랑에 양갈비를 납품하는 업체를 찾았다. 당시 식당을 대상으로 대량 납품을 하던 업체는 온라인 소매 판매를 주저했다.

대박 신상은 저절로 박 MD에게 찾아오지 않았다. 박 MD는 "업체를 설득해 '시그니처 미트'라는 브랜드명은 물론 로고, 상품 구성, 가격, 콘텐츠까지 모두 챙겼다"며 "직접 양고기를 먹어보고, 사진을 찍고, 후기를 남겨 인증했다. 위메프 MD가 선택한 상품이라고 이름을 걸었다"고 돌아봤다.

위메프의 신규 지원 프로그램도 지원 사격을 했다. 위메프는 온라인에 첫 진출한 파트너사를 위해 수수료 혜택을 주고, 월 정산에서 주 정산으로 정산주기를 당겨주는 등 혜택을 제공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큰 광고비 부담 없이 온라인 판매를 경험할 수 있다. 두 달간의 준비 끝에 '시그니처 미트'는 첫 판매에서 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구성을 강화해 메인 특가로 올려 하루 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2월 위메프에 입사해 1년차 신입 MD가 이룬 성과였다.

이후 박 MD와 시그니처 미트는 트렌드에 맞춰 신제품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설에는 양갈비 설 선물세트를, 마라탕 인기를 따라 양고기 마라키트를, 7~8월에는 캠핑 시즌에 맞춰 양갈비 캠핑키트를 기획했다. 양갈비 캠핑키트는 '신규 오픈' 코너에서 출시해 발매 전후 월 거래액이 187%까지 증가했다. 현재는 월 평균 매출 5000만원을 올리고 있다.

박 MD가 속한 상품기획팀은 트렌드 최전방에서 기존에 없던 신선한 상품을 큐레이션 한다. 이용자 취향을 세분화해 니즈를 정확히 충족시키고, 위메프를 큐레이션 커머스로 만드는 데 앞장선다. 오프라인 유명 상품이나 소비자 반응이 좋은 상품을 온라인 최초로 기획하거나 오픈마켓에서 판매 이력이 없는 트렌드 상품을 자사 단독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위메프에서 판매되고 있지 않은 새로운 상품을 한 자리에서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신규 오픈' 코너를 만들었다. TV,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상품을 MD가 소싱한 스토리와 함께 소개한다. 신규 오픈 코너의 최근 한 달간 거래액은 서비스 시작 직후(7월19일~8월18일)와 비교해 5.9배 늘었다. 상품 구매 건수도 6.6배 증가했다.

판매자들도 호응했다. 참여 파트너사는 서비스 초기보다 46% 늘었다. 온라인 판매를 처음 시작하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기존 상품들과 경쟁에 어려움이 있는데 신규 판매자만 모인 코너가 판매 활성화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최근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규 파트너사를 잡기 위한 MD간 경쟁과 눈치 싸움도 과열되고 있다. 박 MD는 "소비자들을 첫 채널을 기억하기 때문에 이커머스에서는 신상을 선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떻게 하면 경쟁사보다 발빠르게 이슈 상품을 소싱할 수 있을 지, 선출시나 단독 판매 상품을 만들 수 있을 지 고민이 크다"고 밝혔다.

대형 플랫폼과의 경쟁 속에서 위메프의 차별점으로는 '특가'를 꼽았다. 신규 파트너사 입장에선 막대한 광고비를 투입하지 않아도 상품 발견성이나 고객 노출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가 상품은 상품 경쟁력과 큐레이션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위메프만의 전략"이라며 파트너사를 설득하고 있다.
 
하룻밤만 자고 나면 신상이 쏟아지는 요즘, 박 MD의 화두는 MZ세대다. 그는 "과거에는 트렌드 상품을 우르르 구매했다면 MZ세대들은 자신의 가치와 취향에 맞춰 구매한다"며 "세분화된 주제에 맞춰서 상품을 발굴하고, 재미나 스토리, 가치 등을 담아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는 '민트초코'를 주제로 한 민초단 기획전, '미드센추리 모던' 인테리어 스타일을 한 테마로 기획전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할머니들의 옛날 취향을 새롭게 재미있게 받아들이거나 멋스럽게 연출하는 '할매니얼'에 꽂혔다. 박 MD는 할머니 취향을 주제로 쑥, 흑임자, 인정미 등 디저트나 꽃무늬 담요, 식기, 그리내룩을 담은 기획전을 계획하고 있다.

신상 발굴이 지상 최대의 과제인 MD의 휴식은 곧 일이고 일상이다. 필요한 물건을 사려고 쇼핑을 하다가도 어떤 상품을 소싱해야 할 지 고민하고, SNS와 유튜브를 보면서도 기존 특가에서 만나볼 수 없는 아이템을 고민한다. 오늘도 박 MD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박 MD는 "온라인 판매를 전혀 하지 않던 파트너사가 위메프에서 온라인 판로를 새롭게 개척하고 안정적으로 잘 안착하면 함께 기쁨을 느낀다"라며 "앞으로도 위메프에서만 살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상품을 계속 발굴하고, 위메프와 소비자, 판매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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