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코로나 감옥' 나온 방탄소년단, 오프라인 투어 앞두고 '화끈한 전초전'

등록 2021.10.24 22:31:2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24일 오후 올림픽주경기장서 온라인 콘서트

공연장 곳곳 쓴 화려한 연출 눈길

뷔 종아리 근육통증, 상당수 곡 의자서 소화

"공연 없던 2년, 동력 잃기도…볼날 머지 않았다"

내달 미국 LA서 오프라인 투어 본격화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2021.10.24. (사진 = 빅히트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2021.10.24. (사진 = 빅히트뮤직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24일 오후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온라인 콘서트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본격적인 무대의 시작을 앞두고 선보인 오프닝 영상이 의미심장했다.

방탄소년단 일곱 멤버가 감옥에 갇힌 듯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곳을 탈출한 비장의 키는 방탄소년단 멤버 뷔가 가지고 있었다. 그의 입안에 수갑을 풀 수 있는, 클립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이날 본격적인 공연 시작 전 멤버들은 실제 무대 위에서 쇠창살에 갇힌 채 등장했다. 댄서들이 망치로 걸쇠를 부순 뒤 멤버들은 마침내 자유가 됐다. 그건 코로나19라는 감옥을 뚫고 나온 방탄소년단 멤버들 그리고 우리를 상징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본격적인 오프라인 월드 투어를 앞두고 온라인 콘서트로 화끈한 전초전을 펼쳤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11월 27일과 28일, 12월 1일과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코로나19 이후 첫 대면 콘서트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LA'를 연다. 티켓은 단숨에 매진됐고, 일부 암표는 가격이 1000만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드디어 춤 추는 것에 대한 허락을 앞둔 이들에게 이날 무대는 향후 투어의 예고편 격이었다. 

뮤직비디오에서처럼 대규모 마칭 밴드, 댄서들과 함께 한 오프닝 곡 '온(On)'은 다시 시작할 기쁨의 축제를 알리는 서곡으로 안성맞춤이었다.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2021.10.24.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2021.10.24.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email protected]

방탄소년단의 온라인 공연은 1년 만. 하지만 작년 온라인 콘서트는 다른 장소에서 열었던 만큼,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무대에 오른 건 2년 만이다.

대규모 무대 연출이 가능한 곳이라, 화려하고 화끈한 효과가 눈길을 끌어올랐다. '온' 다음에 이어진 '불타오르네' 무대에선 멤버들 뒤로 불이 끊임없이 타올랐다. '쩔어' 무대에선 멤버들이 카메라를 직접 들어올리기도 했다.

온라인 콘서트였지만 무대 곳곳을 쓰는 연출도 돋보였다. 대형 침대가 등장했고 멤버들은 수시로 중앙까지 뛰어다녔다.

부드러운 안무가 돋보이는 '블랙 스완'은 멤버들과 댄서들의 합이 돋보였다. 날개짓을 하는 듯한 댄서들의 동선이 온라인 공연임에도 눈에 확 들어왔다.

'다이너마이트' '버터' 등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위곡들은 브라스가 가미된 라이브 밴드의 연주와 함께 들려주기도 했다. 

멤버들의 열정이 담긴 무대가 계속되자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오일남 할아버지 성대모사로 "그만해, 이러다 다 죽어'라고 너스레 떠는 멤버들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2021.10.24.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2021.10.24.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email protected]

방탄소년단이 지난달 참석한 제76회 유엔(UN) 총회 연설 모습도 공개됐다. 당시 "당연하다고 여겼던 순간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었다. 우리의 미래에 대해 너무 어둡게만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했던 말이 다시 새겨졌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이번 콘서트의 주제곡이자, 마지막 곡인 '퍼미션 투 댄스' 등 총 20여곡을 소화했다. 2시간30분가량 진행된 이번 콘서트는, 개별 무대가 없었다는 점이 지난 공연들과 차별점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곱 멤버가 함께 하는 것이 이번 콘서트 투어의 콘셉트다.

다만 뷔가 종아리 근육 통증으로 이날 상당수 무대를 의자에 앉아 소화, 계획했던 일곱 멤버의 무대가 완전하지는 않았다. 뷔 역시 콘서트 말미에 "즐겁지 않고 속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사실 오늘 콘서트를 하면 진짜 행복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창피하게도 본 무대에선 앉아만 있었다"면서 "멤버들이 춤 추는 것을 구경만 하고 있고, 그래서 아쉬웠어요. 제가 뭐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에 뒤숭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음엔 몸 관리, 정신 관리 똑바로 해서 남은 투어 때는 오늘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들 충분히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콘서트는 개인(무대)이 없어요. 일곱명이 시작과 끝을 다 담당하죠. 그 부분도 설렜는데, 제가 빠져 아쉬웠죠. 다음엔, 저까지 꽉 채운 일곱 멤버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뷔. 2021.10.25. (사진 = 빅히트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뷔. 2021.10.25. (사진 = 빅히트뮤직 제공) [email protected]

이날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코로나19 기간 투어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 많이 아쉬워했다. 작년 9월 '다이너마이트'를 시작으로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100' 1위 기록을 쓰긴 했지만 팬덤 '아미'를 직접 만나지 못해 안타까웠다는 것이다.

그래서 RM은 이번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많이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사실 (코로나19로 공연을 못한 지) 2년이 되니까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남은 동력이 있나.' 개인으로서 BTS 멤버 RM으로서나, 나아가려면 동력이 필요해요. 모티베이션이 있어야죠. 점점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코로나19가 안겨준 무력감을 극복하려고 운동도 시작하고, 다른 새로운 것도 시작했는데 이제 거의 한계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저희 정체성이 뭔지 잊어버릴 거 같았고 (코로나19로 인해 무대가 멈추는 것이) 반복 돼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곱 멤버 모두 이날 공연을 엄청 기다렸다. RM은 "5만명으로 꽉 차던 이곳에서 하면 (동력을) 알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종아리 근육통으로) 태형이도 제대로 못 했고, 여러분도 안 계시고 조금 아쉽지만 준비한 걸 오프라인에서 교감하면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긍정했다.

"전날 리허설을 영상으로 찍어서 모니터를 했는데 보여지는 에너지가 저희가 쓴 절반도 안 되더라고요. 오랜만의 콘서트라 과격하기도 했는데, 앞으로 에너지가 잘 전달이 됐으면 해요. 실제로 보면 다르거든요. 뵙 때까지 지치지 않고 이곳 주경기장에서 기다리겠다"고 강조했다.

정국의 좌우명은 '열정 없이 사느니 죽는 것이 낫다'다. 그래서 그간 공연을 못해 "제 안에 열정이 꺼져 가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뭘 하든지 영혼 없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생각이, 열정이 식어가는 것을 몰랐는데 오늘 느낌이 오더라고요. 오늘 이 무대를 하고 나서, 빨리 여러분에게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2021.10.24.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2021.10.24.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email protected]

우리나라 나이로 올해 서른살이 된 진은 "오늘 공연을 하면서 '음 이탈'이 났어요. 투어를 다닐 때는 체력이 있었는데 지금은 저희가 투어를 안 한지 오래 돼 체력이 부족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제 서른살이 되니까 몸이 여기저기 아파요. 다리도 쑤시고, 팔도 쑤시고요. 물론 정신력이 중요하지만, 몸이 더 쑤시기 전에 공연을 더 많이 다니면서 체력을 유지하고 싶어요. 곧 좋은 공연으로 뵙겠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주경기장이 텅텅 비어 있어서 마음도 텅텅 비는 것 같다는 제이홉도 "(코로나19 관련) 상황이 좋아지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저희 곡 '봄날' 가사대로 만들어갈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이제 볼 날이 머지 않았다"고 기대했다.

슈가는 "오늘 공연을 통해 잊어먹었던 감정이 다시 떠올랐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상황이 좋아지고 있어요. 다음 번엔, 주경기장에서 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늘은 아쉽겠지만, 전혀 아쉬워하지 마세요"라고 희망의 만남을 약속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