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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서안 지구에 1300여채 불법 정착촌 강행

등록 2021.10.25 15: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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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 C구역 7개 정착지에 주택 건설

팔레스타인·유엔·요르단 등 "중단" 규탄

바이든·베네트 취임 후 첫 건설 계획

[예루살렘(이스라엘)=AP/뉴시스]지난 8월1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 중인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 2021.10.25.

[예루살렘(이스라엘)=AP/뉴시스]지난 8월1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 중인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 2021.10.25.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이스라엘이 미국 등 국제 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 새 정착촌 건설을 강행하고 있다.

이스라엘오브타임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24일(현지시간) "유대와 사마리아 지역의 1355가구 주택 건설 입찰 공고를 냈다"고 밝혔다. 유대 및 사마리아는 성서에 나오는 지명으로, 이스라엘이 서안 지구를 가리킬 때 쓰는 표현이다.

보수우파 새희망당(New Hope party) 소속의 지브 엘킨 이스라엘 건설주택부 장관은 성명에서 "이 지역에 (유대인) 정착촌을 강화하고 확장하는 것은 시오니즘(유대인의 국가 건설 민족주의 운동) 비전에 필수적"이라며 "우리는 공언한 바에 따라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은 아리엘 729가구, 베이트엘 346가구, 엘카나 102가구, 아담 96가구 등 7개 정착지에 지어질 예정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비롯한 국제 사회는 즉각 반발했다.

무함마드 쉬타예흐 PA 총리는 이날 주간 내각 회의에서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새 정착촌 건설은 '두 국가 해법'에 상충하는 장애물"이라며 미국 등 세계 각 국에 이스라엘과 맞서줄 것을 촉구했다.

토르 베네스랜드 유엔 중동평화 특별보고관도 "(서안 지구 내 유대인) 모든 정착촌은 국제법 상 불법이며 평화에 큰 걸림돌이 된다"며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요르단 외무부는 "팔레스타인 영토를 일방적으로 몰수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건설 계획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서안 지구 C구역에 팔레스타인 주택 1300여 채와 함께 유대인 주택 3000여 채 규모의 새 정착촌 건설이 추진될 것이라고 지난주 보도했다. 이 건설 계획은 지난 8월 승인된 뒤 연기된 바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말 백악관에서 개최한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에서 건설 계획을 취소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우 성향 야미나당(Yamina party)을 이끌고 있는 베네트 총리는 새 정착촌 건설을 앞당겨 강행하고 있다. 베네트 총리는 서안 지구의 유대인 정착촌 확장을 오랫동안 지지해 왔으며 팔레스타인을 독립된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번 새 정착촌 건설 계획은 바이든 대통령과 베네트 총리 취임 이후 처음 이뤄지는 것이기도 하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2일 이스라엘의 새 정착촌 건설 계획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긴장을 높이고 '두 국가 해법' 진전 노력을 약화하는 일방적인 행위를 삼가라"고 촉구했다.

서안 지구는 1990년대 오슬로평화협정에 따라 3개 구역으로 나뉜다. PA가 관할하는 A구역, PA와 이스라엘이 행정과 치안을 각각 담당하는 B구역, 이스라엘이 관할하는 C구역 등이다. C구역은 서안 지구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유대인 약 47만5000명이 이 곳에 정착촌을 이루고 살고 있다. 서안 지구 정착촌은 국제법 상 불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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