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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700억 배분 시나리오' 진실공방..."남욱에게 돈 줄 방법 논의한 것, 정영학도 알아"

등록 2021.10.25 16:36:24수정 2021.10.25 18: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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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김만배 측 유동규 공소장 내용 부인..."700억 시나리오 허구"

"정영학도 '남욱은 1000억원 가져갔는데 욕심도 많네요'라고 언급"

"유동규 이름은 예시로 들었을 뿐...실제로 남욱에 돈줄 방법 논의"

검찰, 녹취록 전문 제시 요청 거절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재소환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2021.10.2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재소환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2021.10.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가윤 기자 =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재판에 넘기며 적용한 '700억원 약정' 의혹과 관련, 유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김씨 등은 700억원 내용이 당시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에게 돈을 주는 방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며, 이 의혹이 담긴 녹취록을 제출한 정영학 회계사도 이를 인지하고 "남욱은 욕심도 많네요"라고 언급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전날 김씨를 불러 조사를 진행하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조사가 끝난 뒤 취재진에게 '700억원 시나리오'에 대해 "그건 다 허구"라고 일축한 바 있다.

앞서 정 회계사는 유 전 본부장과 김씨 등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 등 자료를 제출했다. 정 회계사가 제출한 자료에는 '700억 약정', '350억 로비', '50억 클럽' 등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 뇌물과 로비가 이뤄졌다는 정황 등이 담겼다고 한다.

이중 검찰은 유 전 본부장에 대해 2020년~2021년 화천대유로부터 700억원(세금 등 공제 후 428억원)을 받기로 약속했다는 부정처사 후 수뢰(약속)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공소장에는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유동규 회사 주식 고가 매입 ▲직접 배당 ▲증여 ▲소송 거쳐 전달 등 4가지 방식으로 이 돈을 전달하는 것을 논의한 정황 등이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씨는 이 4가지 시나리오가 사실상 남 변호사가 김씨에게 옮겨놓은 지분 10%를 다시 돌려주기 위해 적절한 방법을 찾기 위한 논의의 결과였다는 식으로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 남 변호사에게 돌려줄 돈에 대해 정 회계사에게 자문을 구하기가 껄끄러워 유 전 본부장의 이름을 예시로 들었다는 주장이다.

또 정 회계사도 이 같은 정황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정 회계사가 대화 말미에 "남욱은 1100억원을 가져갔는데 욕심도 많네요"라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이처럼 주장하며 검찰에 녹취록의 앞뒤 맥락을 들려달라고 요청했지만, 검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씨 측은 전날 검찰에 '수사 절차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다만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려 김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 전 본부장 측은 지난 2일 '700억 약정' 의혹과 관련, "정민용 변호사에게 동업회사 주식을 담보로 사업자금과 이혼 위자료를 빌리면서 차용증을 쓰고 노후대비용으로 위(천연비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이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유 전 본부장 측은 지난 3일 구속심사 직후엔 "농담처럼 대화한 것이고 실제로 약속한 적도 없고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구속기소된 이후엔 "김씨가 수백억원을 줄 것처럼 얘기해 맞장구치며 따라다녔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김씨가 유 전 본부장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남 변호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돈을 전달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는 내용도 공소장에 담겨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유 전 본부장이 이번 사업과 관계가 없다면 이들이 남 변호사에게 돈을 주는 방법을 논의하는 자리에 유 전 본부장이 있었다는 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검찰은 이날도 남 변호사를 소환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장동 의혹의 '핵심 4인방' 대질조사까지 진행한 검찰은 이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지점 등을 정리한 뒤 조만간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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