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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모질게 한 부분 사과"…文 "끝까지 잘 도와달라"(종합)

등록 2021.10.26 14:2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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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분간 차담 회동…이 후보 선출 16일 만

상춘재 앞 기념사진 촬영에 李 "가보로 간직"

文 "지난 대선 당내 경쟁…나는 이제 물러나"

李 "文정부, 역사적 정부로 남을 수 있게 노력"

文 "대통령, 극한 직업, 체력 안배 잘해야" 조언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차담을 위해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21.10.26.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차담을 위해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21.10.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채원 김성진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6일 청와대에서 면담을 가졌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역사적인 정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끝까지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면담은 오전 10시 47분부터 11시 57분까지 50분 간 청와대 상춘재에서 차담(茶談)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면담은 이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16일 만에 이뤄졌다.

상춘재에 먼저 도착한 이 후보는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대화를 나누다, 문 대통령이 상춘재 계단 아래 녹지원에 모습을 드러내자 "어른이 나오시는 데 내려가야죠"라며 문 대통령을 직접 맞았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악수 후 두 손을 맞잡았다. 문 대통령은 "반갑다"며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다"고 인사를 건넸고, 이 후보는 "(상춘재에) 처음 와봤다. (초청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후 상춘재 앞에서 문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이 후보는 "가보로 간직하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환담장으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공개된 환담에서 "당내 경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신 것을 축하드린다"며 "이렇게 경쟁을 치르고 나면 그 경쟁 때문에 생긴 상처를 서로 아우르고,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일요일(24일)날 이낙연 전 대표님하고의 회동, 아주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이재명 대표 후보님은 지난 대선 때 저하고 당내 경선에서 함께 경쟁했고, 또 경쟁을 마친 후에도 다시 함께 힘을 모아서 함께 정권 교체를 해냈고, 그동안 대통령으로서, 경기지사로서 함께 국정을 끌어왔다"고 돌이켰다.

이어 문 대통령이 "이제 나는 물러나는 대통령이 되고"라고 말하며 웃자, 이 후보는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재명 후보께서 새로운 후보가 되셔서 여러모로 감회가 있다"고도 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차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0.26.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차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0.26. [email protected]

이 후보는 "제가 1:1로 이렇게 뵙기가 참 쉽지 않은데, 초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우리 대통령님께서 지금까지 민주당의 핵심가치라고 하는 민생, 개혁, 평화의 가치를 정말 잘 수행하신 것 같다. 지금까지도 최선을 다했지만 앞으로도 우리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문재인 정부가) 역사적인 정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끝까지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어진 비공개 환담에서는 이 후보가 문 대통령에게 '사과'를 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지난 2017년 민주당 19대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 친문재인계와 거리가 멀어진 바 있다.

이 후보가 "지난 대선 때 제가 좀 모질게 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한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편하게 "이제 1위 후보가 되니까 아시겠죠, 그 심정 아시겠죠?"라고 화답했다고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후보는 문 대통령과 공통점을 여러 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국회에서 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대해서는 "잘 들었고 내용도 꼼꼼히 살펴봤는데 제 생각과 너무 똑같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 공감했다"며 "루즈벨트 대통령을 가장 존경하는데,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루즈벨트를 존경한다고 알고 있다. 거기서 아마 공통분모가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시대가 계속 바뀌는, 변화 속도가 빠른 시대기 때문에 정책도 변화해야 한다"고 하자 이 후보는 "가끔 제가 놀라는 건데, 대통령과 내 생각이 너무 일치해 놀랄 때가 있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또 40% 안팎을 나타내는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에 대해서도 "우리의 민주정치 사회에 유례없이 높은 지지율, 전례 없는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놀랍다"고 치켜세웠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 초청 차담에서 이재명 후보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1.10.26.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 초청 차담에서 이재명 후보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1.10.26.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위기와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대응으로 다음 정부가 지는 짐이 클 것 같다고 하자 "그 짐을 제가 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농담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후보에게 여러 조언을 했다.

문 대통령은 중소기업 들의 지원을 위해 "기업들을 많이 만나보라"고 권하고, "다음 정부에서도 누가 하든 약자들에 대한 포용에 세심한 배려를 할 필요가 있겠다"고 당부했다. 또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 실현과 관련해 "기업에만 맡겨 놓으면 안 되고 정부고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제는 피곤이 누적돼서 도저히 회복되지 않는다, 현재도 이빨이 하나 빠져있다"며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체력 안배도 잘해야 하고 극한직업이라 일 욕심을 내면 한도 끝도 없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현직 대통령과 여당 대선후보 면담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2012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선출된 지 13일 만에 이명박 대통령과 회동했고, 2002년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선출 2일 만에 김대중 대통령을 면담을 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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