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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실리콘밸리'식 인사 개편…'40대 CEO' 고속승진 토대 마련

등록 2021.11.29 11:10:30수정 2021.12.06 09: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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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9일 인사제도 개편안 발표

'유연하고 수평적 조직으로 전환 꾀해'

"절대평가 전환, 직원 협력 강화 기대"

이재용 직접 챙겨…"뉴삼성' 비전 담았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신규 생산라인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겠다고 발표했다. 건설·설비 등 예상 투자 규모는 170억 달러(약 20조 원)로,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공동취재사진) 2021.11.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신규 생산라인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겠다고 발표했다. 건설·설비 등 예상 투자 규모는 170억 달러(약 20조 원)로,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공동취재사진) 2021.11.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가 29일 발표한 인사제도 개편안은 연공 서열 타파를 통한 '실리콘밸리'식 유연한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목표다.

일하는 과정에서 직급이나 연차가 개입될 여지를 없애고, 능력과 전문성을 중시하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통해 임직원들이 40대 CEO로 고속 승진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가 마련됐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새 인사제도는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을 지향'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으로 변화 가속화"

가장 먼저 과감한 발탁 승진이 가능하도록 직급별 표준 체류기간과 승격포인트를 폐지했다.

기존 제도에는 CL2(이전 사원∙대리급), CL3(과∙차장급)는 각각 10년 가까이 지나야 승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업무 성과와 직무 전문성을 증명하면 단 몇 년 만에도 승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30대 임원 탄생도 어렵지 않게 됐다.

"임직원들의 몰입과 상호 협력 촉진"

또 인사 평가방식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해 우수한 인재는 정당한 평가와 보상이 내려질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삼성전자 내에는 평가등급별 정해진 비율이 있어 상위권 내에 들기 위한 고과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절대평가 도입은 부서 내 경쟁을 완화하는 한편, 임직원 간 협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업무를 통해 더 뛰어난 인재로 성장"

이와 함께 임직원의 빠른 성장과 차세대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부서장의 업무 코칭 '수시 피드백' 제도, 5년마다 다른 직무·부서로 전환할 수 있는 사내 FA(Free-Agent) 제도, 국내·해외법인 간 일정기간 상호 교환근무를 실시하는 STEP(Samsung Talent Exchange Program) 제도 등도 도입하기로 했다.

반면 우수 인력은 정년 후에도 지속 근무할 수 있는 '시니어 트랙' 제도 도입하는 한편, 육아휴직으로 인한 경력단절을 최소화하기 위해 '육아휴직 리보딩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복직시 연착륙을 지원할 예정이다.

"실리콘밸리식 업무환경 자유도 보장"

수평적 조직 문화의 확산을 위해 삼성전자는 실리콘밸리식의 자유로운 업무환경 조성에도 나선다.

삼성전자는 주요 거점에 공유 오피스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사업장 내 카페·도서관 등에 '자율 근무존'도 마련한다.

언제 어디서나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구축함으로서 조직을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 인사 개편 직접 챙겨…'뉴 삼성' 비전

이번 인사 개편은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을 추구하는 이재용 시대 '뉴 삼성'의 비전이 담겼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새 인사제도 개편을 직접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을 중시하는 최근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임직원들도 개편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 사내망에서 진행된 임직원 대토론회를 통해 임직원들이 어떤 인사제도를 원하는지를 직접 들으며 의견수렴을 진행해왔다.

여기서 나온 의견들을 기초로 장기간에 걸쳐 글로벌 기업 벤치마킹, 전문가 의견청취 등을 거쳐 준비했다. 그동안 노사협의회, 노동조합, 각 조직의 조직문화 담당자 1000여 명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졌다.

이번 인사제도 혁신안은 2022년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 개편으로 나이나 직급, 연공서열이 아닌 능력과 전문성을 중시하는 수평적 조직문화 정착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회사 인트라넷에 직급 및 사번 표기를 삭제했다. 또 승격 발표도 폐지하는 한편 상호 높임말 사용을 공식화했다. 직원들이 서로의 직급을 전혀 알지 못한다. 일하는 과정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직급이나 연차가 개입될 여지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 개편에 대해 새로운 도전에 부응하는 미래지향적인 면모를 담고 있고 평가하고 있다. 삼성의 혁신은 재계 업무 표준을 제시해왔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 같은 조직문화가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지도 관심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삼성전자 인사제도 혁신을 통해 임직원들이 업무에 더욱 자율적으로 몰입할 수 있고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미래지향적 조직문화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는 향후에도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임직원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여 인사제도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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