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코로나19 병상 비중, 유럽 21%인데 한국은 6%뿐"

등록 2021.12.01 12:30:4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 한국·유럽 병상 현황 비교

"국내 병원들, 1500~3000 병상 추가 확보 가능"

"간호사 충분…인력 없다는 것 변명 되지 않아"

"중환자병상에서 코로나19 환자 못봐" 반론도 제기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515명으로 집계된 22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에서 구급 대원들이 감염환자 전용 출입문으로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2021.11.22.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515명으로 집계된 22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에서 구급 대원들이 감염환자 전용 출입문으로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2021.11.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호균 최영서 기자 = 국내 병원들이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확보 여력이 있음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리나라의 전체 중환자 병상 중 코로나19 병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주요국에 비해 너무 낮다는 설명이다.

1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전날 열린 '코로나19 감염, 올겨울 난 괜찮을까?' 온라인 포럼에서 전체 중환자 병상 중 코로나19 환자 입원 병상 비중 현황을 제시하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제시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전체 중환자 병상 약 1만개 중 6%인 600여개 만을 코로나19 환자 입원에 사용하고 있다. 반면 유럽 국가들의 경우 평균적으로 21%의 중환자 병상을 코로나19 환자 입원에 사용했다. 최대 사용률은 70%에 달했다.

김 교수는 "많은 병원들과 전문의들은 지금보다 중환자 병상을 더 내놓으면 응급환자와 중증환자 진료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며 "그런데 다른나라는 현재 20%, 많이 쓸때는 70%까지 중환자실을 코로나19 환자 진료를 위해 쓴다. 우리는 6% 만을 쓰고 있다. 확보된 병상도 1000개 정도로 10% 밖에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300병상 이상 병원의 중환자실 입원 환자 중 응급환자는 40%, DRG A클래스에 해당하는 중증 환자는 30% 밖에 되지 않는다. C클래스의 경증 환자에 해당하는 환자가 15% 정도가 된다"며 "비응급·비중증 환자 비중이 아무리 적게 잡아도 15%, 많게는 30%가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1500에서 3000병상 정도 추가 확보가 가능하다는 얘기"라며 "중환자실 평균 재원일수가 3~4일이기 때문에 당장 다음주 입원할 비중증·비응급 환자의 입원과 수술을 연기하면 다음주라도 병상 확보는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확보는 비용이나 인력 측면에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돈을 안 주고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병상당 평균 2~3억원을 지원한다. 이 돈의 10%만 간호사를 채용하는데 써도 병상당 4~6명의 간호사 추가 고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상급종합병원에 채용 대기 간호사가 수백명 규모이고, 중환자실 근무 경력이 있는 간호사도 상당 수 있다. 교육 후 중환자실에 배치 가능한 경력 간호사도 다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인력이 없다는 것도 충분한 변명이 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현재의 병상 부족 상황을 방치할 경우 올 겨울 초과 사망이 급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지난 3차 유행에서 발생한 사망률은 연령 보정을 하면 3%가 넘는 수준이고 평상시에는 1.5% 수준이다. 적어도 500명 이상이 병상 부족으로 초과사망했을 것으로 추정이 된다"며 "올 겨울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환자가 입원을 하지 못하고 사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부 전문가들은 체육관 병원을 만들거나 전담병원을 지정하자고 얘기하는데, 누가 어떻게 체육관 병원을 운영할지, 전담병원은 어느 병원이 될지 얘기하는게 아니라면 '나는 코로나19 환자를 보기 싫은데 누가 대신 봐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전문가들이 이런 얘기를 반복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김 교수의 주장에 대한 반론도 제기됐다. 국내 의료 여건상 코로나19 병상을 단기간에 늘리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서지영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는 "외국과 우리와는 좀 다른 점이 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코로나19를 마치 에볼라처럼 사회와 완전히 격리를 해야한다는 기본적인 전제를 가지고 환자를 관리해 왔다"며 "그래서 중환자 치료 시스템도 그렇게 갈 수밖에 없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 병실은 중환자실마저도 1인실이 아니고, 1인실이어도 음압이나 양압을 제대로 걸 수 있는 시설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 때문에 많은 병원이 일반적인 중환자실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보지 않는다. 우리 병원의 경우에도 코로나19 중환자를 따로 만든 공간에서 본다. 우리 중환자실 일부를 폐쇄시키고 그 인력이 가서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