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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청약, 집값안정 불러오나…입주 시기가 변수

등록 2021.12.01 13: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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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주암·하남 교산 접수…민간도 스타트

너무 올랐나…집값 상승폭 줄고 매수 심리 떨어져

실제 입주는 언제쯤?…임대차 시장 출렁일 듯

상승세 둔화, 대출규제로 인한 착시현상일 수도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4주(22일 기준) 수도권 주간 아파트값이 1주 전에 비해 0.18% 상승, 1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28일 서울의 한 부동산업체 밀집 상가 모습.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등 여파가 계속되면서 종합부동산세 부과까지 겹쳐 매수세가 약해진 게 이유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2021.11.2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4주(22일 기준) 수도권 주간 아파트값이 1주 전에 비해 0.18% 상승, 1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28일 서울의 한 부동산업체 밀집 상가 모습.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등 여파가 계속되면서 종합부동산세 부과까지 겹쳐 매수세가 약해진 게 이유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2021.11.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사전청약이 본격화되고 있다. 내년 한 해에만 사전청약으로 수도권 한 해 물량의 절반이 풀릴 예정이다. 정부의 공급정책이 가시화되면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집값 상승세 둔화와 맞물려 주택시장 안정을 가져올지 여부가 주목된다.

공급 조기화라는 장점은 있지만 사전청약 후 입주까지의 기간, 서울과 먼 입지에 1군 브랜드가 없는 점 등을 이유로 핵심 입지의 집값을 잡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 주택공급 본궤도…민간사전청약도 시작

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수도권 공공택지에 대한 3차 사전청약 접수가 시작된다. 과천 주암(1535가구)·하남 교산(1056가구)·양주 회천(825가구)·시흥 하중(751가구) 등 4개 지역 4167가구가 대상이다. 이 중 서울 접근성이 좋은 과천 주암과 하남 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에는 2500가구 규모의 1차 민간사전청약 모집 공고도 떴다. 오산 세교2(1391가구·우미 린), 평택 고덕(633가구·호반 써밋), 부산 장안(504가구·중흥 S클래스) 3개 지구의 입주자를 모집한다.

집값의 10%만 내고 월세를 살다가 10년 뒤 미리 정해진 금액으로 분양받을 수 있는 '누구나 집' 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화성 능동, 의왕 초평, 인천 검단 등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됐다.

사전청약, 3기신도시 지구계획 승인 완료 등 주택공급 대책이 점차 속도를 내면서 정부는 매수자들이 훌쩍 오른 기존 주택을 사기보다는 신규 주택을 분양받도록 권유하고 있다. 기축 매수세가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집값 상승이 제한될 수 있다.

집값 상승세 축소…매수 심리도 하락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집값 상승세는 주춤하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13일 기준 0.19%였던 서울의 집값 상승률은 지난달 22일 0.11%로, 같은 기간 0.40%였던 수도권은 0.18%로 내려앉았다.

몇 년간의 급등에 따른 피로감, 종합부동산세 과세,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시장의 매수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2주 연속 기준선인 100을 하회하고 있다.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경기도는 100.1까지, 수도권은 100.0까지 하락하며 기준선 근처에 몰렸다.

민간의 통계를 보더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KB국민은행의 '월간KB주택시장동향'을 보면 전국 중개업소 4000여곳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서울 주택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1월 94.1을 기록해 지난달(113.0)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 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지면 2~3개월 뒤 집값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100을 밑돈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1년6개월 만이다.

입주까진 얼마나?…임대차 시장 불안 가중될 듯

현재의 상승률 축소가 장기적인 안정세로 돌입하려면 빠른 주택 공급이 필수적이다. 정부가 사전청약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이 때문이다. 일반적인 청약이 주택 착공 시 이뤄진다면, 사전청약은 이를 2~3년 조기화하는 제도다. 반대로 말하면 당첨은 미리 되더라도 실제 입주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는 점이 이 사업의 리스크다.

사전청약, 본청약, 실제 입주까지의 기간 동안 예상되는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큰 변수다. 더군다나 내년 7월 갱신청구권을 한번 쓴 세입자들의 신규계약 시기가 돌아오면 전세 시장이 다시 한번 크게 출렁일 전망이다. 1인가구, 무자녀 부부, 고소득자 등 청약 가능성이 떨어지는 이들은 내년 여름을 기점으로 주택 매수의 기로에 놓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사전청약의 특성상 입주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매매시장의 수요는 흡수하더라도 청약당첨자들이 입주할때까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임대시장의 부하를 경감시키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사전청약 뿐 아니라 민간정비사업 등을 포함한 다양한 주택공급방안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도 "당첨자들이 세입자로 남으면서 전세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세시장 안정대책도 함께 마련해야만 사전청약의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고 짚었다.

사업 대상지의 입지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하남 교산과 과천 주암은 인기가 많은 지역이지만 양주 회천과 인천 검단 등은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크게 떨어진다. 1차 민간 사전청약도 사업지가 평택과 오산 등으로, 서울 수요를 분산하기에는 애초에 거리가 있는 지역이다. 민간이 주택을 공급하는 누구나집과 민간사전청약 사업의 경우 수요자가 원하는 대형건설사 1군 브랜드의 참여는 없다는 점에서도 매력이 떨어진다.

매수 관망세, 대출 규제가 누른 일시 현상?

지금의 매수 관망은 대출규제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관리로 인해 매수 의사가 있는 이들도 실행이 어려운 상황이라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가격 상승 기대가 약화됐지만 주택 시장은 워낙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며 "가격이 장기적으로 안정세로 접어들지 여부는 속단하기 쉽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금리 상승과 집값 하락 간 관계는 크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서 교수는 "금리가 오르면 기존에 대출을 많이 받은 대출자들이 이자부담을 느끼는 것이지, 매수를 원하는 이들은 금리와 상관없이 대출이 원하는 만큼 안 나와서 문제"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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