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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보호차원에서"… 구의회 호통 친 구청장의 오버액션

등록 2021.12.01 18: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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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국 서구청장 "명예훼손으로 문제삼을 수도" 사과 요구

일부 구의원 "예산 과다 집행 지적했을 뿐인데, 자괴감 들어"

【대구=뉴시스】류한국 대구시 서구청장. photo@@newsis.com

【대구=뉴시스】류한국 대구시 서구청장. photo@@newsis.com



[대구=뉴시스]이지연 기자 = ‘인사하는 사람’ 그리팅맨 조형물이 감사장에서 또다시 화두에 올랐다.

이번 조형물 설치와 관련해 의회와 집행기관 간 갑론을박이 이어진 가운데 구청장이 전체 의원들에게 훈계성 질책을 했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1일 대구 서구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문화홍보과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했다.

이날 감사에서는 그리팅맨 조형물 설치가 집중 조명되면서 집행기관과 의원들 간의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차금영 구의원은 이날 질의하는 과정에서 "그리팅맨이 끝까지 문제 될 것 같다"며 "갑자기 조형물이 구에서 막 생기기 시작했고 우후죽순이라고 반발했다. 의원으로서 집행기관에 예산 과다를 지적하고 견제했을 뿐이다. 그런데 (구청장이)법적으로 책임지겠냐고 호통을 쳤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차 구의원이 지목한 '호통'의 주인공은 류한국 구청장이다.

지난 6월 정례회 기간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끝낸 후 차금영 구의원이 한 5분자유발언 내용이 다시 도마에 오른 것이다.

5분자유발언에서는 "수억 여원의 예술작품을 설치하는 예산을 편성했다. 문화홍보과에 특별교부금으로 3억여원이 투입되는 관광 명소 조성사업이다"며 그리팅맨 설치를 정조준했다.

이어 "서대구역 광장 조성의 상징성을 갖기 위한 기본취지는 퇴색되고 주민 소통은 부재한 상태다. 작은 공원에 거대 조형물 설치 강행은 문화홍보과장의 윗선 눈치보기로, 도를 넘은 마구잡이식 예산집행으로 인한 피해는 세금을 납부하는 국민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구 곳곳에 진행되는 많은 사업들로 인해 파헤치고 뜯기는 등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선거를 앞둔 포퓰리즘 사업이 아니냐는 질책성 민원도 들어온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차 구의원의 이같은 발언 후에 일어났다.
 
류한국 구청장이 곧바로 전체 의원들이 모인 자리를 찾아 "직원을 특정해 5분발언한 것은 명예훼손으로 문제 될 수 있다. 사과하라"고 따진 것이다.

구의회 측에 따르면, 당시 구청장은 매우 화가 난 상태였으며 "가가(해당 과장이) 울고 불고 밥도 안 먹는다해서 사주고 왔다"고 했다고 한다.

일부 구의원들은 이 과정에서 심한 자괴감을 느꼈다고 호소했다. 구의원들에게 한 이같은 '훈계성 질책'은 30여분간 이어졌고 결국 일부는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차 구의원은 "구청장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 문제삼은 것일 뿐인데 선생님한테 혼나는 느낌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류한국 구청장은 "담당 부서장을 안좋게 표현한 데에 대해 너무 과하다고 한 것이다. (5분발언)하기 전에 표현을 좀 빼달라고 했는데 그대로 진행했다. 직원 보호를 위해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어느 구의원은 이를 두고 "청장이 직원 보호차원에서 항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체 의원들 있는 자리에서 그렇게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협조 요청사항에 대한 태도라기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해당 의원에 대한 서운함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전체 의원들에게 호통치듯 말하는 것은 결국 태도의 문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의원은 "기관이 엄연히 다르다. 의회를 뭘로 보는지... 나중에 의장에게 이건 아니다고 항의했을 정도"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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