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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국방 성명에 '불만' 중국, 美와 군사·기술패권 격화하나

등록 2021.12.05 11:56:56수정 2021.12.05 14:5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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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SCM 공동성명에 처음 대만해협 거론

대만은 환영 의사, 중국은 엄중 우려 반응

5G, 6G 협력 강화 문구도 중국 반발 가능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서욱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53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회담을 마치고 브리핑룸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2.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서욱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53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회담을 마치고 브리핑룸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2.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한미 국방장관이 회담 후 공동성명에 처음으로 대만 해협 문제가 거론하자 중국 정부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대만 해협 의 평화와 안정 중요성 언급과 함께 5G, 차세대 이동 통신(6G) 분야의 협력방안이 미국과 군사·기술 패권을 다투고 있는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후 발표된 공동성명에는 '양 장관은 2021년 5월 바이든 대통령과 문 대통령 간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반영된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미안보협의회의 공동성명에서 대만 해협 문제가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만 해협 문구 포함에 이목이 주목되자 한국 국방부는 군사적인 의미가 없다고 해명했다. 지난 5월22일 미국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당시 공동성명에도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문장이 포함됐고 이를 따른 것일 뿐이라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타이베이=AP/뉴시스] 29일 대만 총통부가 제공한 사진으로, 차이잉원 총통이 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 등 발트해 연안 3개국의 의원 방문단을 만나 발언하는 과정에 주먹을 쥐고 있다. 2021.11.29

[타이베이=AP/뉴시스] 29일 대만 총통부가 제공한 사진으로, 차이잉원 총통이 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 등 발트해 연안 3개국의 의원 방문단을 만나 발언하는 과정에 주먹을 쥐고 있다. 2021.11.29

한국 국방부의 해명에도 한국이 미국과 중국 간 전략 경쟁 속에 미국 쪽으로 한 발 더 움직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또 일각에서는 이번 공동성명으로 한국이 대만과 중국, 그리고 미국과 중국 간 충돌에 끌려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와 한국군 병력의 역외 작전 투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왔다.

대만은 환영 의사를 밝혔다. 어우장안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일 "미한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서 처음으로 대만해협이 언급된 것에는 각별한 의의가 있다"며 "대만은 미국, 한국 등 이념이 가까운 나라들과 협력을 심화해 민주, 자유, 인권 등 공동의 가치를 공동으로 수호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예상대로 반발했다. 중국은 대만 문제가 중국 내정에 속한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톈진=신화/뉴시스] 서훈(왼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일(현지시간) 중국 톈진의 한 호텔에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2.03.

[톈진=신화/뉴시스] 서훈(왼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일(현지시간) 중국 톈진의 한 호텔에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2.03.

사실 이번 한미안보협의회의 공동성명에는 중국 정부가 싫어할 만한 문구가 또 있다. 공동성명에는 '양 장관은 우주, 양자, 센서/전자전, 사이버방어, 인공지능, 자율기술, 지향성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미 과학기술협력이 확대됐음을 재확인하고 5G, 차세대 이동 통신(6G) 분야의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는 문장이 포함됐다. 이병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5G, 6G는 미국이 중국과 기술 패권 경쟁에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려 힘을 쏟고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견제를 이어가는 가운데 한국 정부에 대한 미 측의 요구도 한층 거세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국은 대만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최전선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중 전략적 경쟁시기 대만해협의 안보 딜레마- 72체제의 지속과 변화' 보고서에서 "미국은 한국과 대만 이 두 지역에 대한 방어를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AP/뉴시스 자료사진]레전드급 미 해안경비대 함정(앞)이 지난 8월 27일 미 해군의 알레이 버크급 미사일 구축함과 함께 대만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미 해안경비대 제공) 2021.10.27.

[AP/뉴시스 자료사진]레전드급 미 해안경비대 함정(앞)이 지난 8월 27일 미 해군의 알레이 버크급 미사일 구축함과 함께 대만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미 해안경비대 제공) 2021.10.27.

이 교수는 "미국의 대중국 미사일망 구축 시 한미동맹이 매우 유효하다"며 "대만과는 미중 수교로 동맹관계가 파기됐지만 전략적 모호성 유지를 통해 제1도련선의 접경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대만을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1도련선은 '일본 오키나와-대만-필리핀-말라카해협'을, 제2도련선은 '괌-사이판·파푸아뉴기니 근해'를 연결하는 선으로 미국의 대중국 봉쇄 전략을 위한 저지선이다.

미국이 이 방어선에 한국을 포함시킬 경우 중국의 반발은 한층 심해질 전망이다. 이 교수는 "만약 이 저지선에 한국을 포함할 경우 미국의 방어선이 중국의 턱밑까지 도달할 수 있어 중국은 이를 미국의 노골적인 도발로 인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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