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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잘알]생애 단 한 번 뿐인 기회…프로야구 신인왕 역사는?

등록 2021.12.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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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유일한 MVP·신인왕 동시 석권

역대 신인왕 중 타이틀 홀더는 11명

신인왕 최다 배출 구단은 두산·삼성·LG·현대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및 최우수 신인선수, 각 부문별 시상식에서 류현진이 최다탈삼진 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및 최우수 신인선수, 각 부문별 시상식에서 류현진이 최다탈삼진 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어느 스포츠에서든 신인왕은 생애 단 한 번 밖에 받을 수 없는 상이라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프로야구 신인상 자격은 KBO 표창규정에 명시돼 있다. 올해의 경우 KBO 표창규정 제7조 KBO 신인상 자격 요건에 따라 2021년 입단한 선수 및 최근 5년 이내(2016년~2020년) 입단한 선수 중 누적 기록이 투수는 30이닝, 타자는 60타석을 넘지 않는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했다.

신인상은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와 각 지역 언론사 취재기자의 투표로 결정된다. 투표인단은 1위부터 3위까지 순위를 정해 투표한다. 1위표에는 5점, 2위표에는 3점, 3위표에는 1점이 부여되며 합산 점수가 가장 많은 선수가 신인상을 받는다.

신인상 투표는 1983년부터 1995년까지 투표에 가중치를 둬 그 점수를 토대로 순위를 결정하는 '점수제'로 이뤄지다 1996년~2015년 득표수로만 수상자를 뽑았다. 2016년부터는 1~3위표에 점수를 줘 순위를 가리는 점수제가 부활했다.

MVP·신인왕 동시 석권은 류현진이 유일…타이틀 홀더 신인왕 11명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의 역사를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바로 현재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이다.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은 입단 첫해 30경기에 등판해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의 빼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204개) 1위를 휩쓸어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류현진은 그해 MVP와 신인왕을 모두 거머쥐었다.

MVP, 신인왕 동시 석권은 프로야구 역사상 류현진이 유일하다.

류현진을 비롯해 타이틀을 거머쥔 뒤 신인왕에 오른 선수는 총 11명 있었다. 타이틀이 신인왕 수상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투수 중 타이틀을 거머쥔 뒤 신인왕을 차지한 선수는 류현진을 포함해 8명 있었다. 이중 구원 타이틀을 따내고 신인왕에 오른 선수가 3명이었다.

1982년부터 2003년까지는 구원승과 세이브를 합한 세이브포인트로 구원왕을 가렸다.

1984년 신인왕인 OB 베어스 윤석환은 그해 10구원승, 25세이브로 구원 1위였다.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의 조규제도 7구원승, 27세이브로 구원왕이 된 후 신인왕의 영예를 누렸다. 2002년 신인왕의 주인공인 현대 유니콘스의 조용준도 구원(9구원승, 28세이브) 타이틀 홀더였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25일 오후 2010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신인왕 시상식이 열린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최우수신인왕에 뽑힌 양의지(두산)이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25일 오후 2010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신인왕 시상식이 열린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최우수신인왕에 뽑힌 양의지(두산)이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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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롯데의 염종석은 평균자책점 2.33으로 1위를 차지한 후 신인왕에 올랐다. 1998년 신인왕인 김수경(현대)과 2005년 신인왕인 오승환(삼성 라이온즈)는 각각 그해 승률 1위였다.

이용찬(NC 다이노스)은 두산 베어스 입단 첫해 26세이브로 세이브 부문 공동 1위에 오른 뒤 신인왕의 주인공이 됐다.

1983년 프로야구 첫 신인왕의 주인공인 OB 박종훈은 그해 117안타로 최다 안타 1위에 올랐다.

199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양준혁은 타율(0.341), 출루율(0.436), 장타율(0.598) 부문 1위를 휩쓴 뒤 신인왕으로 뽑혔다.

박재홍은 현대 입단 첫해인 1996년 홈런(30개)과 타점(108개) 부문에서 1위에 올랐고, 신인왕의 주인공이 됐다.

두산·삼성·LG·현대, 신인왕 최다 배출 구단

역대 신인왕이 가장 많이 나온 구단은 두산(OB 시절 포함)과 삼성, LG 트윈스(MBC 청룡 시절 포함), 현대(태평양 돌핀스 시절 포함)다. 이 팀들은 6차례 신인왕을 배출했다.

두산에서는 1983년(박종훈)과 1984년(윤석환) 2년 연속 신인왕이 나왔고, 1999년 홍성흔, 2007년 임태훈, 2009년 이용찬, 2010년 양의지(NC)가 두산 소속으로 신인왕을 수상했다.

삼성에서는 1993년 양준혁, 1995년 이동수, 2005년 오승환, 2008년 최형우(KIA), 2011년 배영섭, 2015년 구자욱이 신인왕에 올랐고, LG에서는 1986년 김건우, 1988년 이용철, 1990년 김동수, 1994년 유지현, 1997년 이병규, 2019년 정우영이 신인왕을 받았다.

현대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하면서 최다 배출 구단에 합류했다. 1989년 박정현, 1996년 박재홍, 1998년 김수경이 신인왕을 차지한 뒤 2002년부터 조용준, 이동학, 오재영이 차례로 신인왕 수상자로 선정됐다.

올해 이전까지 가장 오랫동안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한 구단은 KIA였다. 1985년 이순철 이후 명맥이 끊겼다. 하지만 올해 좌완 영건 이의리의 수상으로 36년 묵은 한을 풀었다.

이제 롯데가 가장 오랫동안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한 구단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롯데에서 신인왕 수상자가 나온 것은 1992년 염종석이 유일하다. 최준용이 올해 29년 만에 수상을 노렸으나 이의리에 밀리면서 한을 풀지 못했다.

【서울=뉴시스】 6일 오후 2008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시상식이 열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신인왕을 수상한 최형우(삼성)가 트로피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전진환기자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6일 오후 2008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시상식이 열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신인왕을 수상한 최형우(삼성)가 트로피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전진환기자[email protected]

SSG 랜더스도 신인왕에 한이 쌓인 구단 중 하나다. SK 와이번스 창단 첫해인 2000년 이승호가 받은 이후 신인왕이 나오지 않고 있다.

중고 신인왕은 12명…최근에는 순수 고졸 신인 대세

역대 39명의 신인왕 가운데 당해년도 입단 신인이 아닌 경우는 12차례 있었다.

역대 최초의 중고 신인왕은 1989년 태평양의 박정현이었다. 1988년 태평양에 입단한 박정현은 데뷔 첫해 6경기에서 18⅔이닝을 던지는데 그쳐 1989년에도 신인상 후보 자격이 됐다. 그는 이듬해 38경기에서 19승 19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15의 성적을 거두면서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는 '중고 신인'이 대세였다.

2008년 삼성 최형우를 시작으로 2009년 두산 이용찬, 2010년 두산 양의지, 2011년 삼성 배영섭, 2012년 히어로즈 서건창, 2013년 NC 이재학, 2014년 NC 박민우, 2015년 삼성 구자욱, 2016년 히어로즈 신재영에 이르기까지 중고 신인이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특히 최형우는 프로 입단 7년 차에 신인왕을 받는 진기록을 썼다.

200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 전체 48순위로 삼성 지명을 받은 최형우는 2002년 4경기, 2004년 2경기 출전에 그친 뒤 2005년 방출됐다. 이후 경찰청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친 최형우는 2007시즌을 마친 뒤 삼성에 재입단했다.

최형우는 2008년 프로 7년차였지만, 방출돼 소속이 없던 기간이 빠져 신인왕 자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해 삼성의 중심타자로 활약하며 타율 0.276 19홈런 71타점을 기록한 최형우는 프로 입단 7년차에 신인왕을 수상하는 감격을 누렸다.

만 25세의 나이에 신인왕을 수상한 최형우는 역대 최고령 신인왕 수상자로 남아있다.

최근에는 순수 고졸 신인이 대세로 떠올랐다.

2017년 이정후(키움)를 비롯해 2018년 강백호(KT 위즈), 2019년 정우영(LG), 2020년 소형준(KT), 2021년 이의리까지 5년 연속 순수 고졸 신인이 신인왕 수상자로 뽑혔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2021 KBO 시상식에서 신인상 수상자인 KIA타이거즈 이의리 선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1.29.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2021 KBO 시상식에서 신인상 수상자인 KIA타이거즈 이의리 선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1.29. [email protected]

1994년·2001년, 신인왕 초박빙 승부

올해 신인왕 경쟁 구도가 이의리, 최준용의 2파전으로 압축됐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이의리는 투표에서 총 417점(1위 61표, 2위 37표, 3위 1표)을 받아 368점을 받은 최준용을 단 49점 차로 제치고 신인왕의 기쁨을 만끽했다.

점수제가 재도입된 2016년 이후 최소 격차였다. 이전까지 2019년 신인왕 정우영이 380점을 획득, 171점을 얻은 KIA 이창진을 209점 차로 제친 것이 최소 점수 차였다.

1983~1995년 점수제로 진행된 투표에서 가장 격전이 펼쳐진 것은 1994년이었다.

당시 LG의 신인 삼총사로 불리던 류지현, 김재현, 서용빈이 1~3위에 자리했다. 류지현이 367점, 김재현이 346점으로 2위였다. 둘의 격차는 단 21점차였다.

득표제로 수상자를 뽑던 시절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해는 2001년이다.

2001년 한화 김태균은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타율 0.335 20홈런 54타점으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역시 그해 신인이었던 박한이는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9 13홈런 61타점 17도루 77득점으로 활약했다.

투표함을 열어본 결과 김태균과 박한이의 표차는 단 2표 차였다. 김태균이 41표, 박한이가 39표였다. 득표수가 과반수 이상이 되지 않으면 재투표를 실시한다는 규정에 따라 2차 투표가 이뤄졌고, 김태균이 36표를 얻어 26표에 그친 박한이를 제치고 신인왕을 받았다.

이를 포함해 신인왕 투표가 2차까지 간 경우는 3번 있었다.

2003년 신인상 투표에서 이동학이 42표, 현대 이택근이 33표를 받아 2차 투표가 진행됐다. 2차 투표에서는 50표를 받은 이동학이 28표의 이택근을 눌렀다.

2009년에도 이용찬이 42표, KIA 안치홍(롯데)이 26표를 기록해 2차 투표까지 갔다. 2차 투표에서는 50표를 받은 이용찬이 19표에 머문 안치홍에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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