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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아닌 필수"…식품업계, 새해 경영 화두는 'ESG'

등록 2022.01.17 11:20:00수정 2022.01.17 11: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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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E), 친환경 포장재 사용 확대, 친환경 업무차량 도입 등 활발

사회(S), 공유가치창출 사업 및 지역 농가와의 상생 행보 '적극적'

지배구조(G), 조직문화 수평적으로 바꾸고 ESG위원회 설치 눈길

"선택 아닌 필수"…식품업계, 새해 경영 화두는 'ESG'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식품업계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SG경영이 기업의 생존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만큼 지속가능한 기업 활동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겠다는 행보로 볼 수 있다.
 
기업들의 친환경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모습이다. 환경 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부각되면서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가 가치소비를 중시하고 있다는 점도 기업들의 친환경 행보를 강화하는 요소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부문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MZ세대는 착한 소비를 유도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소비 성향을 보인다. 소비재를 생산, 판매하는 기업들은 MZ세대 소비 성향을 고려한 행보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또 윤리 경영에 기반한 기업 활동은 물론 수직적인 조직 체계를 수평적인 조직 체계로 변화를 줌으로써 투명성과 책임을 강화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경영환경을 만드는데도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17일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일평균 쓰레기 발생량은 54만872t으로 전년보다 8.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일평균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양은 1998t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3.7% 증가했다.

국내 식품 기업들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친환경 포장재 사용 확대, 무라벨 제품 판매 등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을 줄이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들의 친환경 행보는 올해 초에도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농심은 올해들어 무파마탕면 묶음포장을 기존 빨간색 비닐에서 투명한 비닐로 교체했다. 앞면과 옆면에 브랜드 디자인과 표기사항 등 최소한의 내용만 삽입, 잉크 사용량 절감을 추진키로 했다.

CJ프레시웨이는 키즈 식재료 브랜드 아이누리의 신제품으로 생분해성 포장재를 사용한 친환경 엽채류를 출시했다. 생분해성 포장재는 환경호르몬이나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없고 폐기 시 퇴비화 조건에서 미생물에 의해 생분해된다.

하이트진로음료는 무라벨 석수 500㎖ 낱병 판매 제품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무라벨 석수' 2ℓ 묶음판매제품을 출시했고 지난해 10월에는 '무라벨 석수' 500㎖ 묶음판매제품을 선보였다.

"선택 아닌 필수"…식품업계, 새해 경영 화두는 'ESG'



친환경 업무차량 도입도 활발하다. 동아오츠카는 친환경 업무 차량을 도입키로 했다. 도입차량은 아반떼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전기차 충천 인프라가 잘 구축돼있는 제주에는 영업용 전기차를 도입할 예정이다.

동아오츠카는 지난해 16대의 친환경 차량을 도입했다. 올해는 65대를 도입하는 등 2025년까지 연도별 교체 주기에 따라 영업과 물류에 쓰이는 업무용 차량을 100%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제과는 영업용 냉동 탑차와 업무용 승용차를 모두 전기차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전환 대상 차량은 냉동 탑차 350대와 업무용 승용차 217대다. 롯데제과는 오는 2025년까지 전체 전기 차량 전환에 약 3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롯데푸드도 지난해 전체 영업사원에 친환경 전기차를 지급했다. 도입 차량은 쉐보레 볼트EV 모델로 약 380여대가 교체됐다. 업무용 전기차 충전을 위해 본사와 전국 11개 지점에 충전기 90대도 설치했다.

"선택 아닌 필수"…식품업계, 새해 경영 화두는 'ESG'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적극 전개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소비자가 사용한 햇반 용기를 직접 수거하는 '지구를 위한 우리의 용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캠페인은 햇반 업사이클링뿐 아니라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및 수익원도 마련해주는 CSV(공유가치창출)사업을 기반으로 한다. 

햇반과 수거박스가 함께 담긴 기획 세트를 구입한 뒤 사용한 햇반 용기 20개 이상을 택배사를 통해 돌려보내면 된다. 수거박스에 있는 QR코드만 찍어 집 앞에 두면 된다. 용기가 회수될 때마다 CJ ONE포인트 1000점도 받을 수 있다.

수거된 햇반 용기는 지역자활센터에서 분리 및 세척 과정을 거친 뒤 원료화 작업을 통해 명절 선물세트 트레이 등에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지역자활센터는 고용을 늘리고 CJ제일제당과 계약한 업체에 원료로 납품해 수익도 얻는다.

지역 농가와의 상생 행보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SPC그룹은 지난해 2월 논산시와 체결한 'ESG행복상생 프로젝트'를 한단계 발전시켜 논산 청년농부들이 키운 '비타베리' 품종을 활용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SPC그룹은 포함한 논산 농가가 재배하는 딸기 80t을 수매할 계획이다.

풀무원푸드머스는 '경기도 우수 농식품 사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풀무원푸드머스와 경기도는 향후 경기 우수 농식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판로 및 사용을 확대하도록 협력키로 했다.

프레시지는 경상북도와 '프레시지-경상북도 농축수산물 구매 약정 및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프레시지와 경상북도는 업무협약을 통해 ▲농특산물의 수급 안정 및 적정가격 구매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한 밀키트 신제품 개발 ▲농특산물 신규 판로 개척과 마케팅 활성화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기적으로 협력키로 했다.

"선택 아닌 필수"…식품업계, 새해 경영 화두는 'ESG'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수직적인 조직 체계를 수평적인 조직 체계로 변화를 줌으로써 ESG 경영을 강화하고 위원회 설치를 통해 지속가능한 경영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CJ그룹은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임원직급을 통폐합했다. CJ그룹은 내년부터 사장,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로 나눠져 있는 6개 임원 직급을 '경영리더' 1개 단일 직급으로 간소화한다.

임원 직급 단일화는 이재현 CJ회장이 강조한 '인재론'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CJ는 지난해 11월초 C.P.W.S.(Culture, Platform, Wellness, Sustainability) 4대 미래 성장엔진 중심 혁신성장 전략을 제시할 때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CJ제일제당은 '2050년 탄소중립 및 제로 웨이스트 실현'을 선언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2030년 중장기 목표와 전략 등을 담은 로드맵을 수립하고 이사회로부터 승인 받았다.

기후변화 대응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사업장의 탈(脫)탄소 에너지 전환 ▲제품과 솔루션의 친환경적인 혁신 ▲공급망·협력사 등 가치사슬 전반의 그린 파트너십 구축 등 3대 핵심 전략을 토대로 온실가스∙에너지∙물∙폐기물 등 각 영역별로 12가지 과제를 도출했다.

CJ프레시웨이는 ESG 위원회 발족을 추진한다. 이사회 산하의 ESG 위원회는 주요 ESG 안건을 심의·의결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위원회는 정성필 대표이사와 사외이사 3인 등 총 4명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핵심사업 중심으로 ESG 활동을 확대해나가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CJ프레시웨이는 위원회 외에도 경영진 중심의 ESG 협의체, 실무진 중심의 ESG 실무협의체 등을 결성해 체계적인 ESG 경영을 전개할 계획이다.

오리온은 글로벌 탄소 배출 통합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글로벌 탄소 배출 통합 관리 시스템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법인까지 탄소 배출량을 통합 관리하는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는 것이다.

오리온은 국내외 사업장과 생산 공장 온실가스 배출량, 배출권, 배출 시설 현황 등 주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그룹 차원의 연간 탄소 배출량 목표를 설정하고, 데이터 통합 관리와 온실가스 저감 활동을 실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식품기업 수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밝혔듯 ESG 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ESG 위원회 설치를 비롯해 친환경 요소를 더한 제품 출시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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