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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선균 "설경구와 연기하며 쾌감 느꼈다"

등록 2022.01.17 10: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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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메이커' 서창대 역할 맡아

[인터뷰]이선균 "설경구와 연기하며 쾌감 느꼈다"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전 반반인 것 같아요. 과정이 중요하긴 해요. 하지만 결과를 위해 밀고나가야 할 때도 있는 거니까요. 김운범이냐, 서창대냐 둘 중 하나를 고르긴 힘들어요. 근데 정치인이라면 두 가지 입장을 다 갖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오는 26일 개봉하는 영화 '킹메이커'(감독 변성현)엔 두 개의 축이 있다. 하나는 과정, 다른 하나는 결과다. 이 작품은 박정희 대통령과 김대중 야당 후보가 맞뭍었던 1971년 4월 대선을 주요 배경으로 한다. 서창대는 야당 대선 후보 김운범의 선거전략참모. 이기기 위해 어떤 방법도 쓸 수 있다는 그는 김운범에게 말한다. "세상을 바꾸려면 우선 이기셔야 합니다." 하지만 김운범은 반박한다. "어떻게가 아니라 왜 이겨야 하는지가 더 중요한 법일세."

서창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61년 강원 인제 재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으로 처음 당선될 때부터 참모 역할을 한 실존 인물 엄창록씨가 모티브가 된 캐릭터. 김운범은 당연히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가명 처리한 인물이다. 이선균이 서창대를, 설경구가 김운범을 연기했다.
[인터뷰]이선균 "설경구와 연기하며 쾌감 느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배우 이선균(48)은 서창대의 능력, 김운범의 진정성 어떤 것도 택하지 않았다. 그는 이 영화에 대해 "특별한 메시지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극적인 재미를 전달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오는 3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판을 그린 영화가 개봉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선 "그런 우려가 있는 건 안다"면서도 "영화를 보면 어떤 종류의 오해도 생길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영화 개봉을 2년 기다렸어요. 더이상 물러날 데가 없습니다. 일부러 대선에 맞춰 개봉하는 건 전혀 아니에요."

이 작품엔 실존 인물이 대거 등장한다. 서창대가 엄창록, 김운범은 김대중, 김영호는 김영삼이다. 야당 총재 유진산은 실명 그대로, 이희호 여사로 보이는 캐릭터도 있다. 다만 이선균은 서창대가 실존 인물을 모티브 삼은 캐릭터라고 해서 크게 부담감을 느끼진 않았다고 했다. 관련 정보가 워낙 적은 탓에 참고할 만한 것도 없었다는 것이다.

"저도 술을 좋아하고, 감독님도 술을 좋아해서 술 마시면서 얘기를 많이 했어요. 서창대의 행적에 대해, 그 목적과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계속해서 나눈 거죠. 감독님 얘기를 듣고, 저도 제 생각을 얘기하면서요. 그렇게 주고받으면서 완성한 캐릭터입니다."

'킹메이커'를 만든 변성현 감독은 전작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으로 주목받았다. 이 누아르 영화는 두 남성 캐릭터의 전례 없는 브로맨스로 팬덤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킹메이커' 역시 '불한당'에서의 이른바 '브로맨스'가 또 한 번 펼쳐지는 작품이다. 서창대와 김운범은 서로 다른 신념을 갖고 있기에 힘을 합쳤다가 다시 멀어지기를 반복한다. 이선균은 "설경구 선배와 함께 나오는 장면은 정말 잘하고 싶었다"며 "선배와 함께 연기하며 쾌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인터뷰]이선균 "설경구와 연기하며 쾌감 느꼈다"


이선균은 설경구와 함께한 최고의 장면으로 극 후반부 서창대와 김운범이 김운범의 서재에서 만나는 시퀀스를 꼽았다. 이 대목을 기점으로 서창대와 김운범은 사실상 결별한다. 이 과정에서 오랜 세월 고락을 함께한 두 남자 사이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오간다.

"전 롤모델이 없었어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전 항상 설경구 선배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같이 연기하면서 또 한 번 '저런 선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선배와 함께 투샷을 잡힌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영광이었어요."

함께 연기한 설경구를 추어올리는 겸손함을 보여준 이선균도 어느덧 연기 21년차다. 그는 여전히 "현장에 필요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고민을 하지 않고 자기 연기에 확신하게 되면 고여 있게 돼요. 전 고민을 통해서 절 조금씩 채워가는 걸 느끼고 싶습니다. 나이 먹음에 따라 현장에 같이 어울리고 싶어요. 전보다 더 잘하고 싶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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