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진행성 담도암 새 표준 치료법 개발…10년만에 바뀌나

등록 2022.01.24 15:34:3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오도연 교수 총괄

진행성 담도암 글로벌 임상 3상 연구결과

기존 표준항암치료제에 면역항암제 병용

[서울=뉴시스]오도연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 (사진=서울대병원 제공) 2022.01.24

[서울=뉴시스]오도연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 (사진=서울대병원 제공) 2022.01.24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국내 의료진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진행성 담도암의 새로운 표준 치료법이 기존 표준항암치료제에 비해 환자의 사망 위험을 20% 낮추고, 장기 생존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표준 치료법은 표준항암치료제(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치료법)와 면역항암제(인체 면역 세포의 활성을 통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치료제)를 병용한 것으로,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담도암의 세계 표준 치료법이 10여 년 만에 바뀔 전망이다.

서울대병원은 종양내과 오도연 교수가 총괄한 진행성 담도암의 새로운 표준 치료법과 관련된 아스트라제네카의 첫 번째 글로벌 임상 3상 연구 결과(TOPAZ-1)가 지난 20~22일 열린 미국 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ASCO GI 2022)에서 발표됐다고 24일 밝혔다.

오 교수는 담도암의 치료 효과를 개선하기 위해 현재의 표준항암치료제와 면역항암제의 복합요법을 사용해 연구자 주도 2상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고무적인 항종양 효과와 함께 부작용도 우려할 부분이 없음을 확인했다. 오 교수는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아스트라제네카와 함께 현재의 표준항암치료와 항암치료,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 복합요법의 효과를 비교하는 글로벌 3상 임상연구를 시작했다.

아시아, 미국, 유럽, 남미 등 전 세계 17개국에서 진행성·재발성 담도암 환자 총 685명이 등록됐고, 환자의 절반 이상(약 54%)이 아시아 국가 환자였다. 685명의 환자는 ▲항암치료+더발루맙 병용군(341명) ▲항암치료+위약(가짜약) 병용군(344명)으로 무작위 배정돼 치료를 받았다.

중간 분석 결과, 더발루맙 병용군이 위약 병용군과 비교해 전체 생존기간(연구 등록 시점부터 사망까지의 기간)이 유의미하게 연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더발루맙 병용군에서 사망 위험이 20% 더 낮게 나타난 것이다. 전체 생존기간의 중앙값은 위약 병용군 11.5개월에 비해 더발루맙 병용군이 12.8개월로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더발루맙 병용이 생존기간 향상에 미치는 영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2년 생존율의 경우 더발루맙 병용군과 위약 병용군 각각 24.9%, 10.4%로 생존율이 약 15%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진행생존기간(연구 등록 시점부터 암이 진행할 때까지의 기간) 중앙값 역시 더발루맙 병용군에서 7.2개월(위약 병용군 5.7개월)로 늘어나 암 진행 위험도를 25%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객관적 반응률(암의 크기가 30% 이상 감소하는 환자의 비율)은 더발루맙 병용군에서 26.7%(위약 병용군 18.7%)로 향상됐다. 또 더발루맙 병용군과 위약 병용군 간 부작용 발생률의 차이가 거의 없었고, 새로운 심각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담도암은 국내에서 발생률 9~10위를 차지하는 암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담도암 환자는 수술이 어려운 진행성 단계에서 진단을 많이 받고, 수술해도 대다수 재발한다. 이런 경우 완치가 불가능해 생존기간 연장을 위한 항암치료를 받게 된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효과적인 치료제가 제한적이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진행성 담도암의 1차 치료제는 세포독성 항암치료(젬시타빈+시스플라틴)였다. 이 항암치료는 중앙생존기간(암을 진단받은 후 평균 생존기간)이 1년 미만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여년 간 더 나은 치료제가 나오지 않아 전 세계에서 표준 치료법으로 활용돼왔다.

오 교수는 “연구자 주도의 2상 임상연구를 통해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가능성을 확인한 후 이를 바탕으로 제약사 주도의 글로벌 3상 임상연구를 이끌어 냈다”며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한 치료법이 전 세계 진행성 담도암 환자들의 새로운 표준 치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