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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모다 “5개월 된 샴푸만 사용금지, 유전독성 화장품 널렸다”

등록 2022.01.28 10: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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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모다 배형진 대표·카이스트 이해신 교수 인터뷰

자연갈변샴푸 기술을 공동개발한 카이스트 이해신 교수와 모다모다 배형진 대표 (사진=모다모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자연갈변샴푸 기술을 공동개발한 카이스트 이해신 교수와 모다모다 배형진 대표 (사진=모다모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매일 매일이 괴롭고 굉장히 힘들지만, 오히려 기술을 지켜야 하는 사명감이 생깁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원료 사용금지 처분을 받은 모다모다 측이 '자연갈변샴푸’의 안전성을 규명하고 끝까지 기술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모다모다 배형진 대표와 자연갈변샴푸 기술을 공동 개발한 카이스트 이해신 교수는 지난 27일 뉴시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식약처가 자사 샴푸에 대해 사형선고를 내렸으나, 포기하지 않겠다”며 “소비자들은 저희의 기술을 이미 알아봤고, 여전히 신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지난 26일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행정예고와 관련해 모다모다 블랙샴푸의 원료로 사용되는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1,2,4-trihydroxybenzene, 이하 1,2,4-THB)을 사용금지 원료로 지정한다고 밝혔다.지난달 27일 1,2,4-THB가 후천적으로 피부가 민감해지는 증상인 ‘피부감작성’ 등의 우려가 있다며 화장품 원료 사용금지 목록에 이를 추가하는 개정안을 행정 예고한데 이은 최종 결정이다.

배 대표와 이 교수는 출시한지 5개월 밖에 되지 않은 제품에 대해 식약처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형평성과 정당성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배 대표는 “식약처가 26일 이를 최종 발표하기 이틀 전 저와 이 교수를 불렀다”며 “저희는 ‘식약처가 드디어 우리를 이해해주는구나’하고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 갔는데, 실제로는 식약처 과장 8분이 참석해 원료 사용금지 입장문을 20초 정도 읽었다. 이 교수와 저는 너무 절망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1,2,4-THB 사용금지 처분의 근거를 유럽의 보고서로 들었다. 소비자안전성과학위원회(SCCS)에서 위해평가를 실시한 결과에 따라 유럽집행위원회(EC)가 2020년 12월 1,2,4-THB를 유럽의 화장품 사용금지 목록에 추가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1,2,4-THB가 잠재적인 유전독성 및 피부감작성 우려가 있다며 사용금지 목록에 추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최종 결론을 냈다.

배 대표는 “식약처 과장들이 모인 그 자리에서 저는 EC에서 유전독성으로 확정된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 등 1000여개에 달하는 제품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묻자 ‘모른다’고 하더라”라며 “모든 데이터를 갖고 있는 규제기관에서 모른다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지금 당장 어플로 유전독성 함유 성분 하나만 검색하도 200~300개 화장품이 그냥 나온다”고 했다.

이어 “유전독성은 1,2등급으로 나뉘는데, 식약처에 유전독성 등급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답했다”며 “우리가 식약처의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1,2,4-THB 가 유전독성 물질로 확정된 것도 아니고 식약처는 우려를 이유로 사용금지에 나섰다”며 “그렇다면 수십 년 전부터 써온 이 1000여개 제품들부터 먼저 파악하고 추적조사를 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왜 5개월 된 저희 샴푸만 이렇게 사용금지 처분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소비자가 모다모다의 제품력을 인정하고 응원해주는 만큼 모다모다의 안전성을 끝까지 증명하고, 자연갈변 기술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배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께서는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며 “최근에는 매출이 2억원에 달해 신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기존 고객들의 반품 요구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식약처의 이 같은 결정에 따라 일부 유통처에서는 모다모다 샴푸를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배 대표는 “홈쇼핑과 백화점에서는 빠진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1차 타격은 있다”며 “그러나 홈쇼핑에서는 다시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식약처의 이 같은 결정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마녀사냥’이라는 비판과 함께 ‘대기업이 중소기업 죽이기에 나섰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배 대표는 “자연갈변 기술이 초반에 알려지면서 국내 제약·화장품 대형회사들로부터 기술협력 제의와 인수 제안이 쏟아졌다”며 “그러나 저희 같은 중소기업이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비밀유지계약서를 쓰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얘기하자 모두가 못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의 규제가 계속 이어진다면 규제가 자유로운 해외에서의 사업 역시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배 대표는 “추가로 제품을 개발한 라인업이 올해 출시될 예정”이라며 “이후에 전략적인 판단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모다모다는 개발 초기 다양한 라인업을 구상하며 제품개발을 해왔다. 여기에는 1,2,4-THB 성분이 제외된 자연갈변 샴푸도 포함된다.

이 교수는 “곧 출시되는 제품은 1,2,4-THB가 빠진 것도 있다”며 “1,2,4-THB가 포함된 시판 제품은 흰머리가 브라운에 가까운 색으로 자연갈변되지만 1,2,4-THB가 빠질 경우 회색에 가까운 색에 도달하게 된다. 자연갈변샴푸의 종착지, 그니까 목표는 머리카락이 검은색이 되는 것이지만 1,2,4-THB 유무에 따라 색감이 좀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모다모다는 이날 식약처에 EC가 유전독성으로 지정한 원료를 포함하는 국내 시판 제품 1000여개 리스트를 참고자료로 제출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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