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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자' 푸홀스가 마운드에? 팬 웃게 한 베테랑의 선물

등록 2022.05.16 14: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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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1개 홈런 날린 푸홀스, 데뷔 21년 만에 첫 등판

[세인트루이스=AP/뉴시스]투구하는 푸홀스.2022.05.16.

[세인트루이스=AP/뉴시스]투구하는 푸홀스.2022.05.16.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맞붙은 16일. 세인트루이스의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수비를 앞두고 의외의 인물이 마운드에 섰다.

방망이로 메이저리그(MLB)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알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였다.

세인트루이스는 15-2로 크게 앞서자 팬들을 위해 푸홀스의 등판을 기획했다.

2001년 MLB에 처음 뛰어든 베테랑 푸홀스가 투수로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수' 푸홀스의 역사적인 첫 대결 상대는 과거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다린 러프였다. 러프는 푸홀스의 60마일대 슬라이더들을 침착하게 골라내 볼넷을 얻어냈다.

첫 아웃 카운트가 나오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푸홀스는 다음 타자 오스틴 슬래이터를 중견수 플라이로 요리했다. 슬래이터는 53.9마일짜리 커브에 힘차게 배트를 돌렸지만 공은 생각보다 뻗지 않았다.

이후 안타와 내야 땅볼로 2사를 만든 푸홀스는 루이스 곤살레스에게 3점짜리 홈런을 얻어 맞았다. 지금까지 442명의 투수들에게 681개의 홈런을 뽑아낸 푸홀스의 데뷔 첫 피홈런이었다.

다음 타자 조이 바트도 48.7마일짜리 커브를 받아쳐 담장을 넘겼다.

홈런 2방으로 이미 4실점을 했지만 팬들은 그저 환한 미소로 푸홀스를 대할 뿐이었다. 관중석에서는 '렛츠고 알버트', 'MVP'라는 구호가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다시 힘을 낸 푸홀스는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를 내야 땅볼로 처리하고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등판을 마쳤다.

총 투구수는 26개. 최고 구속은 66.3마일이 찍혔다.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은 공은 46.6마일이었다.

MLB 역사상 600홈런 이상을 친 선수가 투구에 나선 것은 베이브 루스에 이어 푸홀스가 두 번째다.

푸홀스는 "베이브 루스는 나처럼 첫 이닝에 4점을 내주진 않았을 것"이라면서 홈런 2방을 내준 것에 대해 "그 선수들은 내가 22년 간 투수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대가를 치르게 했다"고 말했다.

푸홀스는 팀 동료인 일본인 투수 겸 타자 오타니 쇼헤이에게 어떤 조언을 들었느냐는 질문에 "그처럼 100마일을 던지면 좀 더 재미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세인트루이스 동료들은 물론 상대팀 선수들도 결과를 떠나 푸홀스의 등판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세인트루이스의 전설적인 포수 야디어 몰리나는 추후 자신의 등판 가능성에 대해 "(나간다면) 푸홀스보단 잘 던질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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