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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식 이틀 앞둔 5·18 민주묘지…추모 열기 고조

등록 2022.05.16 16:16:54수정 2022.05.16 20: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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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완화로 참배객 지난해보다 4배 많아

중학생들은 학교서 묘역까지 행진 '구슬땀'

유치원생들, 손수 만든 종이 꽃 헌화하기도

"힌츠페터 생각" 외국인들도 참배 행렬 동참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 42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518마리 나비 날리기 행사가 열리고 있다. 2022.05.16.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 42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518마리 나비 날리기 행사가 열리고 있다. 2022.05.16.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 42주년 정부 기념식을 이틀 앞두고 국립5·18민주묘지를 찾는 참배 행렬이 이어지면서 추모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16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오월 영령의 넋과 뜻을 기리는 참배객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유치원생부터 중학생까지 수 백여 명의 학생들이 열사들의 묘소를 찾은 한편, '푸른눈의 목격자' 위르겐 힌츠페터를 추모하기 위한 외국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각화중 재학생 276명과 교사 40여 명은 '각화중 오월길 대행진' 행사를 갖고 학교에서 시작해 민주묘지까지 7㎞에 달하는 거리를 직접 걸어 왔다.

행사에 참여한 일부 학생들은 민주묘지로부터 3㎞ 정도 떨어진 북구 장등동 용호마을 인근부터 쉬지 않고 달려왔다.

교내의 학생 중심 민주·인권·평화 교육 차원에서 기획된 이번 행사는 민주묘지까지 직접 걸으며 열사의 뜻을 기리자는 취지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 42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북구 각화동 각화중학교 재학생들이 '오월길 대행진' 행사를 마치고 추념탑 앞에서 국화꽃을 헌화하고 있다. 2022.05.16.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 42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북구 각화동 각화중학교 재학생들이 '오월길 대행진' 행사를 마치고 추념탑 앞에서 국화꽃을 헌화하고 있다.  2022.05.16. [email protected]


낙오자 없이 묘역에 도착한 학생 276명의 왼쪽 가슴에는 '완주'라는 스티커가 붙었다.

행사에 참여한 유태원(16) 군은 "고작 3㎞ 뛰는 것도 숨이 차고 힘든데 5·18 당시 투쟁한 민주열사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며 "직접 학교부터 두발로 걷거나 뛰며 민주묘지까지 오니 광주에서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감회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유치원생들도 손수 만든 종이 꽃을 열사 묘소에 놓으면서 오월 정신을 기렸다. 북구 양산동 인양유치원에서 온 50여 명의 아이들은 친구들과 선생님의 손을 잡고 박금희 열사 묘소부터 이북일 열사 묘소까지 17기의 묘소 앞에 일렬로 줄을 섰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 42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북구 양산동 인양유치원 원아들이 손수 만든 종이 꽃을 헌화하고 있다. 2022.05.16.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 42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북구 양산동 인양유치원 원아들이 손수 만든 종이 꽃을 헌화하고 있다.  2022.05.16. [email protected]


아이들은 각자 색종이와 휴지심을 오려 만든 국화꽃 모양 종이 공작품을 손에 쥐고 있었다.

선생님의 "헌화하세요" 구령이 떨어지자 아이들은 재잘거림을 멈추고 허리를 꾸벅 숙이며 고사리손에 들린 종이 꽃을 묘소에 내려놨다. 해맑은 표정으로 꽃을 둔 아이들은 선생님의 '하나둘 하나둘' 신호에 맞춰 묘소를 떴다.

'푸른눈의 목격자' 위르겐 힌츠페터를 기리기 위해 5월 광주를 찾은 외국인도 눈에 띄었다. 지난 주 독일에서 온 아스콜트 히쯜러(55)씨는 이날 북구 수곡동 5·18 구묘역을 찾아 힌츠페터의 유품이 묻힌 기념 정원에 참배했다.

힌츠페터는 독일 제1공영방송(ARD-NDR) 일본 특파원이던 1980년 5·18 당시 계엄군에 의한 참사 현장을 직접 취재한 뒤 독일 본사로 보내 광주의 상황을 전 세계에 알렸다. 13살 당시 독일 방송에서 보도된 힌츠페터의 영상을 보고 5월 광주의 투쟁을 일찌감치 깨달은 그는 42년 동안 가슴 한 켠에 광주와 힌츠페터를 묻어두고 살아왔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 42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5·18 민주묘지에서 독일에서 온 아스콜트 히쯜러(55)씨가 행방불명된지 42년 만에 유해를 찾은 고 김광복 군의 가묘를 향해 추모하고 있다. 2022.05.16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 42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5·18 민주묘지에서 독일에서 온 아스콜트 히쯜러(55)씨가 행방불명된지 42년 만에 유해를 찾은 고 김광복 군의 가묘를 향해 추모하고 있다. 2022.05.16 [email protected]


그는 "5·18 40주년을 맞았던 재작년 당시 광주를 방문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물거품이 돼 크게 낙심했다"며 이번 방문이 "기쁘고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에도 '68항쟁'이라는 이름의 대학생이 주축이 된 군국주의 청산운동이 있었다. 당시 라이프찌히에서 열린 집회를 막기 위해 군대가 도시 외곽에 차단선을 만드는 등 광주와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며 "한 젊은 여성이 이끄는 투쟁끝에 군대가 철수하면서 비극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만약 그렇지 않았더라면 광주와 똑같은 일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주에서 일어난 안타까운 비극에 조의를 표한다"며 "광주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 한국의 민주주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집계된 민주묘지 참배객은 9만158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1765명이 다녀간 것과 비교해 참배객이 4배 넘게 늘었다. 코로나19가 누그러진데다 거리두기 완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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