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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희 엔씨 CRO "사람과 교감하는 가상인간 만든다"

등록 2022.05.16 17:06:52수정 2022.05.16 17:5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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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재직하다 지난달 엔씨 합류

"디지털 휴먼, 엔씨의 미래 비전이자 중요한 기반 기술"

이제희 엔씨 CRO "사람과 교감하는 가상인간 만든다"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이제는 '나'와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디지털 휴먼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디지털 휴먼 기술은 엔씨의 미래 비전이자 중요한 기반 기술이 될 것이다."

지난달 엔씨소프트에 합류한 이제희 최고연구책임자(CRO)는 16일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 휴먼' 기술이 엔씨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희 CRO는 컴퓨터 그래픽스 및 애니메이션 분야 석학으로 2003년부터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한국컴퓨터그래픽스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2019년에는 세계 최초로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사람의 근골격계 움직임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엔씨에서 애니메이션 및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조직을 이끌고 있는 그는 "컴퓨터 그래픽스를 공부해온 지난 29년간 나의 꿈이자 화두는 '사람을 어떻게 컴퓨터로 표현하고 재현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였다. 엔씨의 AI 센터는 내가 연구자로서 가져온 꿈과 동일한 목표를 가진 곳이기에 그 비전에 공감하고 (합류)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딥러닝을 포함한 AI 기술이 발전해서 게임에 적용되는 애니메이션 기술도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지금은 움직임(motion)을 캡처한 데이터를 애니메이터들이 하나하나 연결해서 움직임을 구현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컴퓨터에서 구현하는 일련의 과정을 효율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혁신의 바로 직전까지 도달했다. 그 터닝포인트에서 누가 먼저 도전을 시작하느냐가 문제인데, 내가 엔씨의 CRO로 온 만큼 엔씨가 변화를 이끄는 선두 주자(pioneer)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엔씨의 AI 센터에서는 게임 AI, 스피치 및 비전 AI 등 여러 분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엔씨는 모든 기술적 역량을 모아 '디지털 휴먼'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 CRO는 "대학에서는 아이디어를 내고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에 그쳤다면, 엔씨에서는 여러 사람의 능력과 수없이 많은 아이디어를 모아서 '디지털 휴먼'처럼 하나의 완성된 결과물을 만들어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게임은 현실을 가상 환경에서 사실적으로 재현하고 그 위에 우리의 창조적 상상력을 덧붙인 세계"라며 "지난 20년 동안 게임에서 중요했던 이슈는 캡처, 스캔 같은 재현 기술을 통해 현실의 세계를 얼마나 사실적으로 모델링하느냐였다. 하지만 앞으로의 20년은 가상 환경에 구축한 현실 세계와 그 위에 덧붙이는 상상력의 세계가 어떻게 상호작용할 수 있을지, 즉 어떻게 ‘인터랙션(상호작용)’을 모델링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희 엔씨 CRO "사람과 교감하는 가상인간 만든다"

이 CRO가 궁극적으로 구현하려는 인터랙션은 사람과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디지털 휴먼'이다. 그는 "인터랙션은 가상과 가상의 존재 간, 또는 현실과 가상의 존재 간에 일어날 수도 있다. 인터랙션의 본질은 '불확실성'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예측하지 못한 수많은 변수에 자연스럽게 대응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엔씨가 추구하는 인터랙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령 디지털 휴먼은 인터랙션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휴먼은 사람의 외형을 닮고 고정된 화면 속에 존재하는 정도를 넘어서 '나'와 소통할 수 있고 나의 표정을 읽고 반응하며 나를 기억하고 인터랙션할 수 있는 대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휴먼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딥러닝, 물리 시뮬레이션, 컴퓨터 비전, 음성 합성, 음성인식, 챗봇 등 다양한 기술을 복합적으로 구성하고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과정이 기술적 도전이 될 것"이라며 "이제는 '나'와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디지털 휴먼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됐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또 "디지털 휴먼 기술 자체가 엔씨 안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드라마를 예시로 든다면 출연하는 배우의 역량이 뛰어날수록 전체적 퀄리티가 높아지고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과 노력이 적어질 것이다. 게임 안의 캐릭터와 게임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고도화한 디지털 휴먼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곧 엔씨에서 만드는 모든 서비스의 퀄리티가 높아지고 비용과 노력은 절감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 CRO는 "엔씨의 최고연구책임자로서 게임 콘텐츠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탐구하고 그 경계를 넓히는 것이 AI 센터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엔씨에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이로부터 가치를 창출하는 단계까지, 끝까지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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