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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군, 마리우폴 함락에 전범 은폐 우려…콜레라 등 인도주의 위기도

등록 2022.05.18 12: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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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군 마리우폴 완전 점령으로 전범 증거 확보 난항

마리우폴 시장 "음식·식수 제한…인도주의 상황 위기"

WHO "상수도 시설 파괴…콜레라 등 전염병 우려"

[올료니우카=AP/뉴시스] 17일(현지시간)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나온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소위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정부가 통제하는 지역으로 옮겨지는 모습. 2022.05.18.

[올료니우카=AP/뉴시스] 17일(현지시간)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나온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소위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정부가 통제하는 지역으로 옮겨지는 모습. 2022.05.18.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이 약 3개월 만에 러시아군에 함락되면서 이 지역에서 자행된 전쟁범죄 진상 규명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전투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이 산부인과 병동과 대피소로 사용된 극장 등에 무차별 폭격을 가한 곳으로, 도시가 러시아군에 완전히 함락되면서 전쟁 범죄 증거가 인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마리우폴 시의회는 러시아군이 이동식 화장터를 이용해 시체를 처리하는 등 전쟁 범죄 증거를 지우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른바 '여과 캠프' 수용소에서 러시아군 잔학 행위를 목격한 주민을 식별하고 있다는 전언도 있었다.

러시아 정부는 이같은 주장을 부인해왔으며, 범죄 사실을 은폐하고 마리우폴 민간인 표적을 위해 '여과 캠프'를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에도 선 그어왔다.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정황이 가장 많이 확인된 수도 키이우 인근 북부 지역에서도 지난달 초 러시아군이 퇴각한 이후에야 진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마리우폴에서도 유사한 잔학 행위가 벌어졌을 가능성이 있지만, 러시아가 장악하는 한 전쟁 범죄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채 인멸될 우려가 크다.

마리우폴 인근에선 위성 영상 등을 통해 현재까지 집단 매장지 최소 3개가 확인된 상태다.

인구 45만명 규모였던 마리우폴에는 현재 주민 10만명가량이 남은 것으로 파악된다. 마리우폴을 떠난 일부 주민들은 러시아군으로부터 '여과 캠프'를 거쳐 러시아로 갈 것을 지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우폴=AP/뉴시스] 지난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 주민들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비상사태부가 제공하는 식수를 받고 있다. 2022.05.18.

[마리우폴=AP/뉴시스] 지난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 주민들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비상사태부가 제공하는 식수를 받고 있다. 2022.05.18.


마리우폴 당국은 주민들의 인도주의적 상황이 매우 어렵다며, 남은 주민들도 대피를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우크라이나 국영 TV와 인터뷰에서 "상황은 어려웠고, 현재도 어렵다"며 음식과 식수가 제한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제대로 작동하는 하수 시스템이 없어 유행병 문제 문턱에 서 있다"며 유엔, 국제적십자위원회 등에 원조와 협력을 호소했다.

러시아 침공 이후 현재까지 2만명 넘는 주민이 사망했다며, 도시 서부에선 집단 매장지들이 발견됐으며 러시아군이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매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은 주민들이 대피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민들은 반역자가 아닌데도 포로가 됐다"고 했다.
[마리우폴=AP/뉴시스] 지난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 주민들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비상사태부가 제공하는 전기를 이용해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있다. 2022.05.18.

[마리우폴=AP/뉴시스] 지난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 주민들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비상사태부가 제공하는 전기를 이용해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있다. 2022.05.18.


세계보건기구(WHO)는 마리우폴 상수도 시설 파괴로 콜레라가 유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리트 닛잔 WHO 유럽 지역 비상대책국장은 이날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마리우폴에서 활동 중인 비정부기구들로부터 도시 거리가 늪과 같고, 폐수와 식수가 섞여 있다는 정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마리우폴 급수 시설이 부분 복구됐지만, 많은 급수관이 파괴돼 있다"며 "콜레라를 포함한 수많은 전염병이 퍼질 엄청난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닛잔 국장은 2011년 마리우폴에서 콜레라 전염이 발생했던 점을 거론하며, WHO가 콜레라 키트와 백신 등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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