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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총리, "우크라 EU가입 특혜 안돼"…佛 대통령에 이어

등록 2022.05.19 20:20:48수정 2022.05.19 20: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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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가 19일 연방 하원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가 19일 연방 하원에서 연설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용감하게 싸우고 있지만 그렇다고 우크라의 EU(유럽연합) 가입 신청에 '지름길'의 특혜를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월말의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19일 연방 하원 연설에서 한 발언이다. 우크라 무기 지원 및 러시아 에너지 금수 현안과 관련해 일관되게 표출되어온 숄츠 총리의 원칙주의가 돋보였다.

우크라의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을 초래했다고 할 수 있는 나토 가입을 포기하면서 강한 EU 가입 의지를 드러내고 곧바로 기초적인 질문지를 보냈다. EU 대부분 회원국들이 지지를 표명하고 신속한 특별절차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EU 넘버투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의 EU 가입은 실제 "수십 년"이 소요될 수 있다는 말로 열띤 분위기에 제동을 걸었다. 넘버원인 독일의 숄츠 총리가 이에 맞장구를 친 것이다.

궁극적으로 미국과 같은 연방 체제의 통합을 지향하는 EU인데 일시적인 감성주의에 빠져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실행이라는 가입 승인의 대원칙에 예외를 둬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자세다.

유럽이기도 하고 아시아이기도 한 터키는 1980년대 초부터 EU 가입 심사를 받고 있으나 40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진전이 없다. 소수파 국민 쿠르드족 탄압 등 민주주의 정체가 분명하다고 할 수 없다는 여러 회원국들의 지적을 넘지 못해서다.

역설적이게도 냉전 때 서방의 필요성에 힘입어 독일보다 빠른 1952년에 나토에 쉽게 가입했던 터키는 중립성을 약간 포기하고 늦은 1995년에 EU에 신청했다가 금방 합류한 스웨덴과 핀란드가 이번에 나토 가입을 원하자 '쿠르드족' 문제로 딴지를 걸고 있다.

숄츠 총리는 이날 우크라에 가입 특혜의 지름길을 줄 수 없다면서 터키 아닌 발칸 반도 6개국과의 형평성 문제를 거론했다. 세르비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북마케도니아, 알바니아 및 코소보로 이들은 EU 가입 문턱을 넘기 위해 그간 열심히 '민주적' 개혁을 펼쳐왔다.

특히 발칸반도의 옛 유고 연방의 핵심인 세르비아의 노력은 주목되어 왔다. 근본적으로 러시아 편향의 세르비아가 나토 가입은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도 EU에 가입하려고 애쓰는 정황은 유럽 대륙에서 나토와 EU가 갖는 메리트의 차이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발칸 6개국 중 알바니아, 몬테네그로, 북마케도니아 등 3국은 이미 나토에 가입했다.

반대로 발칸 반도에서 EU에 가입한 나라는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뿐이며 특히 크로아티아의 2013년 가입 후 새로 EU에 들어간 유럽 국가는 없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의사는 러시아만 없다면 나토 기존 멤버들이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일이지만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의사를 넘버원과 넘버투 국가가 먼저 나서 냉정하게 처리하자고 말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잣대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으로 EU는 영국의 브렉시트 폭풍 속에서 동유럽 회원국인 폴란드와 헝가리 현 정부의 '반 민주, 반 법치' 행태 때문에 골치를 앓아왔다.

우크라를 덜컥 가입시켰다가 폴란드 카우친스키 체제, 헝가리 오르반 체제 못지않는 문제 회원국과 맞닥뜨릴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것이다. 실제 우크라의 대 러시아 전쟁 영웅이 된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 5월 취임 이후 이번 전쟁 전까지 국내 민주파 세력으로부터 반민주적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아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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