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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반격' 속 러 벨고로트 위기 고조…"우리도 공격받고 있다"

등록 2022.05.20 11: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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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퇴각 이후 러 접경 지역서 폭발 잦아져

러 "우크라 소행" 주장…우크라는 직접 인정 없어

주민들 "이전과 다른 폭발음…도시 긴장돼 있어"

반우크라 정서는 없어…"대부분 우크라와 연결돼"

[벨고로드=AP/뉴시스] 플래닛 랩스 PBC가 제공한 위성사진에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 부근 러시아 벨고로트 지역에 러시아 전차와 장갑차들이 배치돼 있다. 2022.05.20.

[벨고로드=AP/뉴시스] 플래닛 랩스 PBC가 제공한 위성사진에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 부근 러시아 벨고로트 지역에 러시아 전차와 장갑차들이 배치돼 있다. 2022.05.20.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우크라이나가 북동부 주요 도시 하르키우를 탈환하며 반격을 이어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러시아 벨고로트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40㎞ 떨어진 벨고로트에선 최근 폭발음이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

벨고로트에서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블라디미르는 "(지난) 일요일 폭발음에 깨어났다"며 "(폭발 주체가) 그들인지 우리인진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전인 올해 초부터 이 지역에 수천명 규모 군대가 집결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는 "분쟁이 시작된 이후 우리 쪽에서 우크라이나로 발사하는 로켓 소리는 들었지만, 이젠 우리도 맞고 있다"며 "다른 소리"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조기 점령이라는 초기 목표에 실패한 이후, 벨고로트와 인근 접경 지역 당국자들은 최근 몇 주간 우크라이나군에 의한 피격 사건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벨고로트 당국은 이번 주에만 최소 3건의 공격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트 주지사는 지난 11일 우크라이나군 포격으로 민간인이 처음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공격은 지난달 1일 헬기 두 대가 벨고로트 연료 저장고를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벨고로트는 우크라이나 북동부를 거쳐 동부 돈바스 지역과 연결된 지역으로, 러시아군 핵심 보급 거점지역이다. 지난달 12일에는 우크라이나로 연결되는 철교가 피격으로 훼손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공격 여부를 직접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해당 사건이 러시아에 대한 보복이자 '업보'(karma)라고 묘사했다.
[서울=뉴시스]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러시아 벨고로트의 철교가 파손된 모습. (사진=드미트리 알페로비치 트위터 갈무리) 2022.05.2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러시아 벨고로트의 철교가 파손된 모습. (사진=드미트리 알페로비치 트위터 갈무리) 2022.05.20. *재판매 및 DB 금지


벨고로트 교사 안나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며 "도시 분위기가 다소 긴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료 저장고 피격 상황을 언급하며 "삶은 계속되는 것이지만, 도시가 짙은 연기에 휩싸인 상황 등을 무시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제2 도시인 북동부 하르키우를 탈환한 이후 러시아군을 북쪽으로 몰아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로 진격할 것 같진 않다고 보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북진 사실만으로 접경 지역에선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글라드포크 주지사도 최근 주민들과 질의응답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벨고로트 진격을 우려하는 주민들을 안심시키려 하면서도, 지속적인 포격을 받고 있다고 인정했다.

벨고로트는 위기 경보 3단계 중 두 번째로 높은 '황색경보'를 발령하고, 도시 전역에 경찰 배치를 확대한 상태다.
[하르키우=AP/뉴시스]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 외곽 말라야 로한에서 한 주민이 포격 잔해 속 고철을 모으고 있다. 2022.05.20.

[하르키우=AP/뉴시스]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 외곽 말라야 로한에서 한 주민이 포격 잔해 속 고철을 모으고 있다. 2022.05.20.


다만 이같은 위협에도 주민들 사이에서 애국심이나 반우크라이나 정서는 고조되지 않고 있다.

니키타 파라메노프 독립 언론 '포나르' 기자는 "이곳 많은 사람이 우크라이나와 직접 연결돼 있으며, 국경 너머에 있는 친척들과 교류하고 있다"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러시아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별 군사 작전'에 대한 열정은 가라앉았다"며 "일부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다른 이들은 친지와 분쟁에 관해 얘기하는 걸 꺼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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