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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구본무 LG 회장 4주기…구광모 '고객가치'·'선택과집중' 경영 계승

등록 2022.05.20 1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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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 없는 '가치있는 고객경험' 경영 철학 강조

부진 사업 과감한 정리와 조직 개편 통한 성장

구본무 LG 회장은 20년이 넘는 연구개발 끝에 이차전지를 현재의 주력사업으로 성장시켰다. 사진은 2002년 10월 구 회장이 전기차배터리 개발을 위해 만든 시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 사진=LG 제공

구본무 LG 회장은 20년이 넘는 연구개발 끝에 이차전지를 현재의 주력사업으로 성장시켰다. 사진은 2002년 10월 구 회장이 전기차배터리 개발을 위해 만든 시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 사진=LG 제공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빨리 만들어서 매출 먼저 할 생각보다, 진짜 얼만큼 고객 가치를 줄 수 있나를 고민해야 합니다."

20일 별세 4주기를 맞은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이 남긴 경영철학이다. 구 선대회장이 고객가치 경영을 통해 LG그룹을 내수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은만큼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고 LG그룹에 혁신을 더하고 있다.

선대회장 뜻 받들어 '고객가치' 경영 최우선

구 회장은 지난 2018년 5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같은 해 6월 29일 LG 회장직에 올랐다. 구 회장은 2019년 취임 후 첫 신년사를 통해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임을 강조하며 'LG만의 고객가치'를 제안했다.

구 회장은 LG만의 고객가치로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 ▲남보다 앞서 주는 것, ▲한두 차례가 아닌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 세 가지로 정의하며 내용을 구체화했다.

이후 2020년에는 고객 가치 실천의 출발점으로 고객 페인 포인트(Pain Point·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구 회장은 "고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 곧 우리 LG 구성원의 즐거움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고객을 잘 아는 사람의 의견이 존중 받고, 성과를 평가할 때도 고객의 행복과 감동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2021년에는 초세분화(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를 통해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고객을 세밀히 이해하고, 감동을 완성해 LG의 팬으로 만드는 한 해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올해는 고객이 한번 경험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기 힘든 '가치있는 고객경험'에 집중해 줄 것을 당부하며 '고객감동'을 내세웠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회사 창립 75주년에도 "앞으로도 고객과 LG의 더 가치 있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자"며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구 회장은  75주년 기념 영상 '우리, LG인이었습니다'에서 "지난 75년, LG의 여정에는 늘 한결같은 고객과 우리 LG인들의 도전이 있었다"며 고객가치 경영 철학을 다시 강조했다.

구광모 LG 대표가 경기도 평택시 LG 디지털 파크 내 LG전자 HE연구소를 방문한 모습.(사진 =LG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구광모 LG 대표가 경기도 평택시 LG 디지털 파크 내 LG전자 HE연구소를 방문한 모습.(사진 =LG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래 가치 내다보는 선구안…선택과 집중 전략

"LG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재의 사업 구조를 어떠한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는 구조로 개편해야 하며  10년, 20년 후에도 지속 성장을 할 수 있는 사업을 선택해 역량을 집중해야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 역시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이 남긴 명언이다. 구광모 회장도 아버지의 뒤를 따라 주력사업과 미래 성장산업을 위주로 하는 '선택과 집중전략'을 펼치고 있다.

LG는 지난해 7월 적자를 이어가던 MC(모바일)사업본부를 철수한 데 이어 태양광 셀 및 모듈(태양광 패널) 사업도 정리하기로 했다. 신사업에 대한 추진력을 갖추기 위해 부진한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한다는 전략이다.

또 연료전지회사 LG퓨얼셀시스템즈를 정리하고, 환경시설 설계 및 시공회사 LG히타치워터솔루션을 매각했다. LG이노텍은 고밀도다층기판(HDI) 사업과 조명용 LED 사업 등에서 손을 뗐다. LG화학은 LCD 소재 사업을 정리하고 올레드 소재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 중심으로 가닥을 잡았다.

구 회장은 지난 2014년과 2015년 LG 시너지팀에서 그룹의 주력사업과 미래 산업을 챙기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획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해당 팀에서 실무 경험을 쌓으며 그룹 차원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부진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경영 스타일이 확립됐을 것이라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구 회장은 이달 말 LG 주력 계열사와 사업본부의 중장기 고객가치 전략을 점검하는 '상반기 전략 보고회'를 연다. 구 회장은 선택과 집중 경영철학에 따라 점검 대상 계열사와 사업본부를 5~7개로 추렸다.

 보고회에서는 그룹 내 시급한 문제를 파악하고 고객 가치 기반의 질적 성장을 위한 경영 전략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구 회장은 고객과 시장 변화에 대한 분석,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등 중장기 전략방향과 실행력 제고 방안을 보고받고 경영진들과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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