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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렬하다' '재명하다'…여야 지지층, '원색 비방전' 격화

등록 2022.05.21 08:00:00수정 2022.05.21 10: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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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지지층, 온라인 격전…'석렬하다' 오픈 사전에 등록

국힘 지지층 '재명하다' '경기도망지사' '계양아치' 반격

민주당 성비위 사건 비꼬는 'M번사전' 패러디물도 화제

국힘 대변인, 사진 공유하자 여성단체로부터 뭇매 맡기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대흥역 인근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다. 2022.05.19.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대흥역 인근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다. 2022.05.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지원 기자 = '석렬하다: 망칠 것을 예상했으나 정작 망친 뒤 애석함을 담아 평가하는 말'

'재명하다: 겉으로는 인자하고 너그러워 보이지만, 속은 얍삽하고 오만하다'

6·1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여야 지지들간 '원색 비방전'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여야 지지층들이 네이버 오픈 사전에 상대 진영의 인사와 특정 사건을 비꼬는 어휘를 연달아 등록하며 온라인상 격론이 펼쳐지고 있는 형국이다. 지지층의 비방전이 분열의 정치로 재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에 지지자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비방글이나 악성 댓글 작성에 그친 온라인 대리전을 펼쳤다면 최근에는 사전에 직접 사용하는 조어를 등록하면서 적극적으로 공격 지형을 넓혀가고 있다.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지난 14일 네이버 이용자가 직접 참여해 단어의 뜻을 제공할 수 있는 네이버 오픈사전에 '석렬하다' '재명하다'가 상위 랭킹으로 올라왔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이름을 비꼬는 단어를 오픈 사전에 등록시키면서 국민의힘 지지자들도 이재명 민주당 총괄 선대위원장과 민주당을 비난하는 신조어를 대거 등록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친민주당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와 이재명 선대위원장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등에서 '석렬하다'를 올린 네이버 오픈 사전 링크를 공유하면서 '좌표찍기' 작업을 벌였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이재명 민주당 선대위원장을 겨냥하는 경기도망지사(경기도지사였던 사람이 아무 연고도 없는 지역으로 방탄 출마하는 것), 계양아치(계양에서 아이를 밀치다) 등의 단어를 기재하며 화력을 모았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의 성 추문 의혹이 잇따라 터지면서 이를 패러디한 'M번사전'사진도 등장했다.

2030 남성들이 즐겨찾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M번방(N번방 사건에서 파생된 단어로, 더불어민주당이란 정당에서 성비위 사건 폭로가 불거지자 생겨난 별명) M번남, M번녀(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남녀) 등을 정리한 'M번사전'이라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지난 14일 해당 'M번사전' 이미지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오죽하면 네티즌들 사이에 이런 짤까지 돌까. 민주당은 정말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하자 일부 여성단체들이 사과를 요구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여성운동단체 리셋(ReSET)은 "변주도 다양하게 N번방 사건을 희화화하는 그의 졸문에서는 정치권 전반에 걸쳐 거듭 발생하고 있는 성범죄에 대한 통렬한 성찰과 비판은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박 대변인의 발언에 대한 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박 대변인은 "죄송하다. 사과할 생각이 없어서"라며 "국민들께선 여가부로부터 세금을 지원 받으면서, 민주당의 성범죄에는 침묵하고 그 성범죄를 지적하는 여당과 대변인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엽기적인 단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가공할 만한 사건'이라고 생각하실 것"이라고 응수했다.

여야 지지자 간 격렬한 온라인 논쟁이 다양한 2차 창작물과 패러디물로 이어지기도 하며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다만 지지층의 비방전이 정치권으로 넘어오면서 분열의 정치가 재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한 지지층들 간 입씨름이 격화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논란과 공방으로 커질 수 있다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한편 논란이 된 단어들은 네이버 오픈사전에서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오픈 사전 서비스의 취지와 성격에 맞지 않는 경우에는 오픈 사전 서비스에서 노출되지 않는다 것이 네이버의 방침이다. ▲서비스 성격에 맞지 않는 단어 ▲특정 인물·단체를 비하·비방하는 경우 ▲음란성, 불법 행위를 조장하는 콘텐츠 등은 등재할 수 없다고 나와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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