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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민단체, 에쓰오일 공장 폭발사고 진상 규명·산단 안전대책 촉구

등록 2022.05.24 14:58:06수정 2022.05.24 15: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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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중대재해 없는 울산만들기 운동본부 관계자들이 24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쓰오일 울산공장 폭발사고의 진상을 규명하고 국가산업단지 안전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22.05.24.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중대재해 없는 울산만들기 운동본부 관계자들이 24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쓰오일 울산공장 폭발사고의 진상을 규명하고 국가산업단지 안전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22.05.24. [email protected]

[울산=뉴시스] 안정섭 기자 = 중대재해 없는 울산만들기 운동본부는 24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9일 발생한 에쓰오일 울산공장 폭발사고의 진상을 규명하고, 국가산업단지 안전대책을 즉각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울산시민연대,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노동당 울산시당 등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등 20여곳으로 구성됐다.

운동본부는 "국가산단의 노후화로 인한 사고 위험 증가에도 불구하고 부실한 안전관리를 매번 확인하게 되면서 울산 시민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신속히 국가산단 안전대책을 수립하고 노후산단 특별법 제정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는 중대재해로 죽거나 다치는 노동자가 생기지 않도록 에쓰오일 폭발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경영 책임자를 엄중 처벌하라"며 "사망자와 부상자에 대한 사과와 치료·보상에 최선을 다하고, 사고를 목격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트라우마 치료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19일 오후 8시 51분께 울산 울주군 온산읍 에쓰오일 울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하청노동자 1명이 숨지고 원·하청 노동자 9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4명은 중상을 입어 현재 부산의 화상전문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운동본부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하청 노동자들이 속한 업체는 에쓰오일에 상주하면서 밸브 정비작업을 하는 '아폴로'라는 협력회사다.

사고 당일 오후 3시께 에쓰오일 측은 알킬레이션(부탄을 이용해 휘발유의 옥탄값을 높이는 첨가제인 알킬레이트 추출 작업) 공정의 부탄 컴프레셔 밸브 고착 해소를 위한 정비작업을 아폴로에 요청했다.

정비작업에 앞서 에쓰오일 노동자들이 배관 안에 차 있는 가스를 배출하는 퍼지작업을 진행했고, 오후 8시께 아폴로 소속 노동자들이 정비작업을 시작했다.

작업자들이 가스측정기로 잔여가스를 확인하며 볼트를 풀던 중 갑자기 가스감지기가 울리며 가스 새는 소리가 심해지더니 약 20∼30초 후 폭발이 발생했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지난 20일 울산소방본부가 19일 폭발사고가 발생한 에쓰오일 일부 설비와 연결배관에서 냉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2.05.20.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지난 20일 울산소방본부가 19일 폭발사고가 발생한 에쓰오일 일부 설비와 연결배관에서 냉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2.05.20. [email protected]

가스 누출 반대 방향에 있던 노동자들은 아래층으로 대피했지만, 가스 누출 방향에 있던 노동자들 쪽에는 대피 공간이 없었다.

결국 사망자 1명은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사고가 발생한 6층에서 추락해 1층에서 발견됐고, 중상자 4명은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

운동본부는 "에쓰오일과 일부 언론은 시운전 중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고 했지만, 현장 작업자들은 시운전 중 밸브가 작동하지 않아 밸브 정비작업을 하던 중 가스가 누출되면서 폭발이 발생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며 "작업자들은 가스 누출 원인으로 사고 현장과 연결된 탱크에 가스가 유입되면서 탱크 내부 압력이 높아져 자동으로 가스가 역류했을 가능성, 긴급작업 중 원·하청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컨트롤룸에서 가스 공급장치를 가동했을 가능성 등 크게 두가지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위험한 작업임에도 현장에는 작업관리자가 없었고, 작업자들이 대피할 수 있는 공간도 확보돼 있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잔류가스 배출이나 작업 중 가스 누출을 막을 수 있는 권한이 하청 노동자에게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운동본부는 "에쓰오일은 최저가 낙찰제로 정비업체를 선정하고, 하청업체는 이윤을 짜내려고 노동자 수를 줄이거나 공기를 단축하는 등 노동강도를 높이면서 노동자들이 위험한 작업에 내몰리게 된 것"이라며 "에쓰오일과 아폴로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유족과 가족, 현장 노동자들에게 사고 경위와 원인을 제대로 설명하고 대표이사의 사과와 책임있는 조치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울산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울산소방본부, 가스안전공사 등은 이날 오전부터 사고 현장에서 1차 합동감식을 진행하려 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사고현장 내 아황산가스 농도가 높아 출입할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합동감식반 50여명은 이날 사측 관계자들과 함께 사고 관련 질의응답을 하는 회의를 진행했으며, 향후 다시 합동감식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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