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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류성원 전경련 경제안보TF 팀장 "이젠 경제안보 시대"

등록 2022.06.05 14: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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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5월 경제안보TF 신설…尹정부 카운터파트 자처

"美대통령이 일본 제치고 한국 먼저 온건 처음"

"트럼프 이후 미중 대립 구도 뚜렷해지며 경제안보 이슈 본격화"

"기술 유출 문제, 정부와 협의 중…조만간 세미나 개최"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류성원 전경련 경제안보 TF팀장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6.0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류성원 전경련 경제안보 TF팀장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6.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사실 미국 대통령이 한 번도 일본을 제치고 한국에 먼저 온 적이 없었죠.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만큼 공급망 문제가 전 세계적 현안이라는 거죠. 이제 경제안보 시대입니다."

류성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경제안보TF 팀장은 지난 2일 뉴시스와 만나 "미중, G2 대립이 본격화되면서 핵심 산업과 관련한 공급망 확보는 미국 정부로서도 핵심 이슈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 그것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찾았다는 건 그만큼 한국 기업의 위상이 올라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경련은 새 정부 출범 후 지난달 경제단체 중 처음으로 경제안보TF를 구성했다. TF팀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확보 및 자원·부품의 안정적 공급, 산업기술 유출 방지대책 마련 등 최근 경제안보 분야의 이슈에 대해 재계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류 팀장은 "기본적으로 전경련 본업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해 정부에 잘 전달하고 제도에 반영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라며 "경제안보 시대, 크게 보면 공급망을 확보하고 산업 기술 유출을 막는다는 두 가지 이슈가 있는데 TF를 통해 새 정부와 의미있는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 들어 '경제안보'가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안보 컨트롤타워 격인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을 신설하고 왕윤종 동덕여대 교수를 임명했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대통령실 간 경제안보대화를 신설하기로 했다. 공급망, 첨단 과학기술 등 경제안보 분야에서 양국이 수시로 소통하고 협력하기 위함이다.

류 팀장은 "경제안보란 군사적인 방법을 제외한 다른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경제, 국가 안보를 보장하는 걸 의미한다"며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경제안보가 대두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 때 화웨이 제재 조치가 취해지면서 본격적으로 전 세계가 경제안보 시대에 놓이게 되었다"며 "바이든 대통령도 대중국 정책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궤를 같이 하고 있어 경제안보는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가 과거 한국 외교 큰 축이었던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안미경중)'에서 벗어나 '안보는 미국, 경제는 국익(안미경익)'을 공언한 만큼 과거와는 기업 경영 환경이 바뀔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핵심 수입품 열 중 여덟은 중국산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핵심 산업에 있어 우리나라의 중국 의존도는 상당하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류성원 전경련 경제안보 TF팀장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6.0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류성원 전경련 경제안보 TF팀장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6.02. [email protected]


최근 전경련이 최남석 전북대 교수에 의뢰해 한국경제 산업 핵심 물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핵심 수입품목을 대상국별로 보면 중국이 75.5%(172개)로 가장 많았다. 망간(강철 제조 시 필수 소재), 흑연(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재에 활용되는 필수 원료), 마그네슘(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중요 소재) 등이 관리가 필요한 대표적인 중국산 수입 품목이다. 이어 일본 14.0%(32개), 미국 10.5%(24개)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핵심 수입품목 중에서도 기업간 거래가 많고, 글로벌 공급망 안전성이 취약하다고 판단되는 133개 품목만 추렸을 때는 중국산이 95.4%까지 높아진다. 지난해 요소수 사태와 같이 핵심 수입품목의 중국 편향성이 우리나라 전체 공급망 취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류 팀장은 "현재로서는 많은 경제 품목들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서 해소 방안에 머리를 모아야 한다"며 "정부에서도 핵심 품목에 대한 단계를 나눠 안정적으로 공급망을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리스크의 경우 사실 일본을 보면 해답을 얻을 수 있다. 과거 사드 배치 당시 우리나라가 큰 어려움을 겪은 반면 일본의 경우 첨단 산업 관련 일본을 규제하면 중국도 큰 피해를 입기 때문에 한국만큼 강도 높은 제재를 하진 않았다"며 "우리나라도 기술력 제고 등에 더 신경써서 한국을 규제하는 순간 중국도 피해를 입는다는 인식을 갖게 되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우리나라가 미국 주도 경제 협의체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하지만 이미 중국 주도로 형성된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RCEP)에도 참여하고 있는 만큼 협력을 잘 하면 충분히 중국의 제재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편으론 미국과 중국이 대결하는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한국과 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을 더 개발해내면 상대적으로 중국의 규제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새 정부가 글로벌 환경에서 새로운 대응을 하는 만큼 전경련도 기업들을 대표해 같이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기업 네트워크가 탄탄한 만큼 이 분야에도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경제계가 직접 공동 추진할 수 있는 공급망 개선과제를 발굴하고 정부에 기업들이 겪고 있는 공급망 관련 애로해소 건의 등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공급망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지닌 해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의 한국 투자유치를 위해 해외 IR행사를 검토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과 반도체 등 핵심 분야의 부품·소재 품목을 점검해 유치대상 목표기업을 선별하고, 이들 기업에 대한 맞춤형 투자유치 방안을 마련해 해외 IR 행사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류 팀장은 "예를 들어 일본 소부장 기업들의 경우 삼성, SK, LG 등 큰 구매처가 있으면 한국에 들어올 가능성도 높다"며 "일본 기업들이 한국에 들어오려고 하는 수요, 그리고 우리나라도 공급망 확보 차원에서 투자 유치를 할 수 있는 기업 등을 찾아내 요건을 맞출 수 있다면 공급망 문제 해소에 적지 않은 힘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과거 4대 그룹도 지적했었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오려는 외국 기업에 대한 정부의 인센티브 등도 면밀히 논의돼야 한다"며 "아직 제대로 된 논의가 된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뛸 가치는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류성원 전경련 경제안보 TF팀장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6.0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류성원 전경련 경제안보 TF팀장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6.02. [email protected]

아울러 첨단 기술 유출 문제와 관련해서도 정부와 다양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그는 "아직 날짜를 정한 건 아니지만 세미나 개최는 확정됐다. 이르면 7월, 늦으면 휴가철 이후 기술 유출에 대한 문제점, 현황, 개선 과제 등을 주제로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술 유출의 경우 개인 일탈 문제 등이 큰 만큼 무엇보다 사회적 경각심 조성이 중요하지만 정부도 제도적으로 보완할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다.

류 팀장은 "사실 삼성, 현대 등 큰 대기업들은 나름의 보안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기술 유출에 있어 가장 큰 구멍은 협력사와 연구원"이라며 "좀더 강화된 절차가 있으면 상대적으로 기술 유출에 대한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대만의 경우 국가핵심기술 유출이 적발되면 간첩죄를 적용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적대국, 북한에 대해서만 그렇지 않느냐"며 "우리나라도 중요 산업 기술의 경우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민간 주도 성장, 친기업 정책에 힘이 실리는 데 대해서는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기업을 통해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는 입장을 정부가 계속 견지해줬으면 좋겠다"며 "우리나라는 사회적으로 어려움이 생기면 가장 쉬운 타개책으로 기업을 공격하는 경향이 있다. 여론을 신경쓰다 보면 언제든지 기업은 버리는 카드가 되어 왔다. 새 정부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기업을 규제하는 것에 너무나 익숙하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규제들이 참 많다"며 "규제가 아니라 시장 원리에 입각하고 고민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이슈들이 많이 있다. 새 정부가 앞으로 유연하게 잘 대처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한편 1973년생인 류 팀장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학사,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 전경련에 입사해 E비즈니스팀, 지식경제팀, 글로벌경영팀, 경제정책팀, 금융조세팀, 주인도 한국대사관 주재관 등을 거쳐 현재 산업정책팀장 겸 경제안보TF 팀장을 맡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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