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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대선 결선서 좌파 페트로 승리.. 게릴라출신 첫 대통령

등록 2022.06.20 08: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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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9일 대선후보 6명중 50% 득표자 없어

전 보고타 시장 페트로, 부동산재벌 에르난데스에 승리

[보고타=AP/뉴시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선 후보가 19일(현지시간) 보고타에서 투표 전 투표용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콜롬비아 좌파 연합 '역사적 조합'의 페트로 후보가 대선 결선 투표에서 승리해 오는 8월 취임한다. 2022.06.20.

[보고타=AP/뉴시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선 후보가 19일(현지시간) 보고타에서 투표 전 투표용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콜롬비아 좌파 연합 '역사적 조합'의 페트로 후보가 대선 결선 투표에서 승리해 오는 8월 취임한다. 2022.06.20.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19일(현지시간) 치러진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 개표가 90%가량 진행된 상황에서 좌파 연합 '역사적 조약'의 후보인 구스타보 페트로(62)가 50.7%의 득표율을 기록 해 승리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경쟁자인 부동산 업자이며 억만장자 로돌포 에르난데스(77) 후보의 득표율은 47%라고 선관위는 발표했다. 

선관위는  개표가 끝난뒤 공식 집계에 따라 정식으로 페트로의 승리를 선언하겠지만,  최소 며칠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적으로 1차 투표의 승리자는 거의 언제나 결선 투표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5월29일 치러진 콜롬비아 대선 1차 투표에서 6명의 후보 중 과반 이상 득표한 후보가 한 명도 없어 1, 2위를 차지한 좌파 반군 출신 상원의원 구스타보 페트로와 부동산 재벌인 포퓰리즘 사업가 로돌포 에르난데스 간 결선투표가 시행되었다. 

1차투표에서 페트로는 40%를 약간 넘는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지만 50%에는 크게 못미쳤고, 2위를 한 에르난데스는 28%의 표를 얻었지만 당선에 필요한 50%를 넘긴 후보가 없었다.

콜롬비아 대선은 양극화 심화로 인한 불평등 확대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만 증가 속에 치러졌다.

페트로는 세금 개혁을 포함해 경제를 크게 조정하고, 콜롬비아가 마약 카르텔 및 기타 다른 무장 단체들과 싸우는 방식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페트로가 취임한 이후에 콜롬비아에서는 오랫동안 좌파 무장세력이 소외되었던 정치에도 여러가지 극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페트로는 트위터에 " 오늘은 콜롬비아 국민이 축하해야 할 날이다.  최초의 민중 승리를 마음껏 축하하게 하자.  오늘 이 나라에는 기쁨과 함께 그 처럼 많았던 오랜 고통이 함께 물밀 듯이 되살아오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보고타 시내 페트로의 선거본부에는 대형 스크린에 " 그라시아스 콜롬비아" ( 고맙습니다 콜롬비아)란 거대한 메시지가 떠 있었다.

개표 막바지 결과가 발표되자 보수파인 현 이반 두케 대통령은 페트로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고 경쟁자인 에르난데스도 즉시 패배를 인정했다.

일간 엘티엠포 등 콜롬비아 주요 언론은 "구스타보 페트로가 콜롬비아의 새 대통령"이라며 당선을 보도했다.  페트로는 이반 두케 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오는 8월 취임하게 된다. 남미 콜롬비아의 첫 좌파 대통령이다.

페트로는 젊은 시절 좌익 게릴라 단체 'M-19'에 몸담기도 했으며, 수도 보고타 시장을 지낸 현직 상원의원이다.

대선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로, 2010년 첫 도전에선 9%를 얻어 4위에 그쳤다.  직전 2018년 대선에서는 결선까지 올랐다가  이반 두케 현 대통령에 12%포인트 차이로 패비했다.

[보고타=AP/뉴시스] 19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구스타보 페트로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그의 대선 결선 투표 승리에 환호하고 있다. 콜롬비아 좌파 연합 '역사적 조합'의 페트로 후보가 당선돼 오는 8월 취임한다. 2022.06.20.

[보고타=AP/뉴시스] 19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구스타보 페트로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그의 대선 결선 투표 승리에 환호하고 있다. 콜롬비아 좌파 연합 '역사적 조합'의 페트로 후보가 당선돼 오는 8월 취임한다. 2022.06.20.

세 번째 도전인 이번 대선에서 페트로는 연금 개혁, 석탄·석유산업 축소, 부자 증세 등을 약속하며 변화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했다. 
 
19일의 결선에는 약 3900만명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가해 남미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콜롬비아의 선거열풍을 입증했다.  1990년 이래 대선 때마다 콜롬비아에서는 기권자가 40%가 넘을 정도로 투표율이 낮은 편이었다.

77세의 부동산재벌 에르난데스는 다른 정당과의 연계없이 트위터와 틱톡 등으로 자비를 들여 선거운동을 하면서 부패척결 등을 내세워 선전했지만 국민의 변화 열망에는 부응하지 못했다. 
 
두케 대통령은 19일 결선투표날 아침에도 국민에게 투표를 통해 제도 정치에 참여하라고 호소하면서 "선거 결과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독려했다. 
 
페트로는 선거 당국을 믿지 못했다.  선거운동 기간 중에는 투표가 끝난 뒤 결과를 받아들일지 생각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19일 자신이 투표를 한 뒤에도 지지자들에게 " 부정선거의 여지가 없도록 여러 명이 함께 가서 투표하며 어떤 부정 행위 시도도 막을 수 있게 하라"고 말했다. 
 
콜롬비아는 두케 정부의 정책 방향이 국민의 여망에 위배된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말해 주듯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의 경제적 타격과 빈곤으로 민심이 크게 흔들렸다. 

로사리오대학교의 정치학과 교수 실비아 오테로 바하몬은 이번 결선 후보가 둘다 부패 엘리트들과 국민 사이의 위화감을 근거로 선거운동을 펼쳤지만 결국 부패한 정치인들에 신물이 난 국민은 직접 소셜 미디어로 대화하며 신뢰를 쌓은 좌파 후보를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콜롬비아는 코로나사태 이후로 국민 소득이 크게 감소해 지난 해 전국민의 39%가 한 달에 89달러 (12만9000원)이하의 생계비로 삶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공식 집계되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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