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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충돌]③'물가 너무올라' 딜레마…"합리적 수준 타협 필요"

등록 2022.06.27 05:01:00수정 2022.06.27 05: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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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5.4%…상승세 이어질 가능성

"물가만큼 임금 올라야" vs "임금이 물가 또 올릴수도"

"대기업 임금 10% 오르는데…최저임금 5~6% 올라야"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지난 2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6차 전원회의에서 회의를 시작하고 있다. 2022.06.21.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지난 2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6차 전원회의에서 회의를 시작하고 있다. 2022.06.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경영계는 올해 수준의 9160원을, 노동계는 올해보다 18.9% 오른 1만890원을 제시해 심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양측은 물가를 근거로 각각 '동결'과 '대폭 인상'이라는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어 어떻게 타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1월 3.6%, 2월 3.7%, 3월 4.1%, 4월 4.8%, 5월 5.4%). 한국은행은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7%로 전망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물가가 폭등했던 지난 2008년과 같은 수준이다. 

물가 상승 국면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현상으로 향후 더 지속될 수 있다. 한은은 6~7월 물가가 추가로 더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노사 양측의 최처임금 최초 요구안은 모두 현실적으로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영계의 동결안과 관련해 "물가가 너무 올랐는데 동결이라고 하면 공감받기가 어렵다"고 평가하면서, 노동계의 대폭 인상 주장에 대해서도 "최저임금 하나만 가지고 물가상승 문제에 대한 대책을 세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중간지점에서 인상률이 결정돼야 하는데, 어느 정도가 합리적인 선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정부가 물가상승률을 4%대로 예상하고 있지만 아직 상승세가 끝나지 않았고 연말까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을 5% 이상 올릴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물가가 올랐는데 임금이 제자리면 실질 소득은 감소한 게 되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 이상은 임금에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김태기 교수는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이 불가피해 보이기는 한데, 물가상승률 정도로 올리면 임금-물가의 악순환 문제가 발생한다"며 "합리적인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기업의 인건비 증가가 제품·서비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물가가 임금을, 임금이 다시 물가를 올리는 악순환이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 '최근 노동시장 내 임금상승 압력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물가 상승률이 높은 시기에 노동 비용이 더욱 쉽게 물가에 전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물가 상승→임금 상승→물가 추가 상승의 악순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기업 노조가 10% 안팎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이 받는 최저임금도 실질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임금-물가 악순환' 지적에 대해 "(최저)임금이 오르면 물가에 반영이 되겠지만, 가만히 있는다고 반영되지 않는게 아니다"라면서 "대기업 임금은 10% 이상 올랐다. 물가는 거기서 다 오르는데 비숙련 노동자들의 임금은 올리지 말아야 하나"라고 반박했다.

우 교수는 "경제성장률이 2~3%가 될 것이고 물가상승률을 4% 정도로 잡으면 최저임금 인상률은 최소한 5~6% 정도에서는 합의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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