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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에 발목 잡힌 韓 수출…상반기 내내 대외변수에 시름

등록 2022.06.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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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누적 무역적자 154억 달러 웃돌아

수입 의존도 큰 원유 등 가격 상승에 타격

'19개월째 증가세' 월 수출도 꺾일 가능성

하반기도 걱정…정부는 "다각도 지원 강구"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와 감만부두(위)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2.03.02.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와 감만부두(위)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2.03.02.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정부가 올해 상반기 수출·입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가운데, 우리 무역은 상반기 내내 원자재 가격 폭등세에 다소 고전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 적자를 낼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에너지 가격이 계속 오르면 하반기에도 무역적자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1월 47억42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2·3월에는 소폭 흑자였다. 그러나 4월(-25억800만 달러), 5월(-17억1000만 달러)에는 두 달째 적자였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21.3% 늘어난 615억2000만 달러로 19개월 연속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 급등, 중간재 수입 확대 등으로 32% 증가한 632억2000만 달러로 17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처럼 지난달 수출이 두 자릿수나 성장했지만, 수입 증가 폭이 더 커서 무역수지는 2개월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수입액이 오른 이유는 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수입 단가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유가가 오르면 수입 가격도 높아져 무역수지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일본, 독일 등 우리나라와 무역구조가 유사한 국가들도 상반기 무역수지가 큰 폭으로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국제 원유 가격은 배럴당 110.1달러였는데 이는 1년 전보다 65.8%나 오른 수준이다. 같은 기간 석탄 가격은 톤(t)당 366.8달러로 242.7%나 뛰었다. 천연가스 가격도 1MMBtu(영국의 열량 단위, 25만㎉를 내는 가스 양)당 16.5달러로 무려 85.4% 상승했다.

[서울=뉴시스] 2021년 1월 6일 오후 전남 광양항 컨테이너부두 3-1단계(GWCT)에서 야간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2021년 1월 6일 오후 전남 광양항 컨테이너부두 3-1단계(GWCT)에서 야간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6월 무역수지도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감소한 312억8300만 달러, 수입액은 21.1% 증가한 389억2500만 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해당 기간 무역수지는 76억4200만 달러 적자였다. 올해 들어 누적 무역적자는 154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무역적자가 석 달째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1996년 하반기에 기록한 무역수지 125억5000만 달러 적자 이후, 반기 기준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끈 수출 성장세의 둔화도 불가피하다. 월별 수출은 지난 2020년 11월부터 19개월 동안 성장세를 보였고, 15개월째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이 3%대의 감소세를 보인 만큼, 6월 전체 수출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다.

기획재정부도 최근 발표한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화물 연대 파업 등에 따른 물류 차질, 지난해 수출 기저효과 등으로 이달 수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봤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 유가가 계속 높은 수준을 보이면 하반기까지 무역적자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올해 우리 수출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향해 순항하고 있지만 하반기 글로벌 여건이 녹록지 않다"며 "수출 제조기업들의 채산성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 만큼 전략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도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내달 중 민관 합동 '수출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지원 방안을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방기선 기재부 차관은 지난 24일 '제1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7월 중 산업부를 중심으로 민관 합동 수출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해 품목별·지역별 수출 애로 요인이 없는지 살피고, 금융·물류, 규제 개선 등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하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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