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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꿀벌 사라지고 있다는데…호주 수천만 마리 불태우는 중, 왜?

등록 2022.07.01 14:5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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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에 치명적인 진드기 '바로아응애' 확산 중

방치 시 꿀벌 멸종…벌·벌집 불태워 확산 억제

호주 정부 "더 큰 피해 막기 위한 일"

[위스콘신주(미국)=AP/뉴시스] 2020년 9월23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이올라 근처에서 양봉장을 운영하는 양봉가 제임스 쿡은 바이러스를 막기위해 벌집 방역을 하고 있다. 2022.07.01.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위스콘신주(미국)=AP/뉴시스] 2020년 9월23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이올라 근처에서 양봉장을 운영하는 양봉가 제임스 쿡은 바이러스를 막기위해 벌집 방역을 하고 있다. 2022.07.01.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문채현 인턴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꿀벌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 주요 꿀 생산국 중 하나인 호주는 오히려 수천만 마리의 꿀벌을 불태우고 있다.

도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 3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현재 꿀벌을 멸종시킬 수도 있는 진드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주부터 호주 정부는 수백만 달러 규모의 꿀 산업을 지키기 위해 뉴캐슬항을 포함한 항구 지역에서 벌집을 불태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24일 뉴사우스웨일스주 식물보호 책임자 사텐드라 쿠마르는 "호주는 주요 꿀 생산 국가 중 유일하게 꿀벌에 치명적인 진드기 '바로아응애'의 확산을 막은 국가"라고 말했다.

바로아응애는 꿀벌의 체액을 먹이로 삼아 바이러스를 감염시켜 '바로아병'을 일으키는 응애(진드기 종 절지동물)로 성체의 경우에도 면역력이 감소하고 비행 능력이 떨어지게 하지만 특히 생체 주기 중 가장 민감한 유충과 번데기에겐 더 치명적이어서 사망에 이르게 한다.

일본 등 아시아에서 처음 발견됐으나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꿀벌을 공격하고 있다.

그는 "만일 호주에 바로아응애가 자리를 잡으면 꿀벌의 수분에 의존하는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까지 호주 꿀 산업에 있어 한 해 7000만 달러(약 906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NYT는 "이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비료, 연료, 기계류 등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전 세계 농업 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는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더해져 추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호주 당국은 진드기 확산을 막기 위해 피해 지역에 있는 벌집을 사실상 봉쇄할 것을 명령했다.

일반적으로 벌집은 이곳저곳으로 옮겨지는 과정을 겪으며 이때 옮겨지는 꿀벌은 새로운 지역 농작물 수분에 도움을 준다.

이는 호주의 150억 달러(약 19조4000억원) 규모 원예 산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정인데 이를 금지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바로아응애와 꿀벌. 위키미디어 코먼스, 플리커 자료사진. 2022.07.0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바로아응애와 꿀벌. 위키미디어 코먼스, 플리커 자료사진. 2022.07.01. *재판매 및 DB 금지


바로아응애는 참깨만 한 크기의 적갈색 진드기로 벌에서 벌로, 혹은 양봉 장비를 통해 확산될 수 있다. 이들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거의 불가피할 정도로 확산을 억제하기는 쉽지 않다.

호주 정부는 "만일 이 진드기를 처리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꿀벌 전체 군집을 말살시킬 수 있다"며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퀸즐랜드주 농수산부 측은 "지난 2016년, 2017년, 2020년에도 바로아응애를 성공적으로 퇴치했다고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호주 꿀벌산업협회 대니 르 포브레 대표 대행은 "봉쇄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감염된 벌집의 위치를 파악하고 확산 지도를 그리는 것"이라며 "뉴캐슬항 반경 50㎞ 이내의 벌집을 봉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약 3만여 마리 꿀벌이 사는 벌집을 최소 600개 이상 불태웠다"고 전했다.

포브레 대표 대행은 "이러한 기존의 노력과 더불어 모든 공항에서 살아있는 식물, 흙, 과일이나 야채 등을 국내로 들여오는 것을 엄격하게 통제한다면 진드기의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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