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대신 中 폰 쓰라니"…러 정부, 소비자 불만에 '병행수입' 허용
우크라 침공 이후 삼성·애플 등 러시아서 대거 철수
시장 공백 中 업체가 메꿔…2분기 러 시장 70% 차지
카자흐 통해 갤럭시 A시리즈·아이폰13 등 병행 수입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지난 3월 서울 마포구 삼성 디지털플라자 홍대본점에 갤럭시A53이 진열돼 있다. 2022.03.18. [email protected]
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소비자 불만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임시로 병행 수입을 합법화했다. 비공식 유통 경로를 거쳐 스마트폰을 수입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대부분 러시아에서 철수했다. 애플은 3월1일, 삼성은 3월4일 철수를 시작했는데, 주요 브랜드들이 철수함에 따라 중국 업체들이 이같은 시장 공백을 메꿨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애플은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6%, 13%로 각각 1,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을 차지했던 두 브랜드가 사라지자 중국업체가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유통업체 엠비디오엘도라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의 철수 이후 2분기(4~6월) 러시아 스마트폰 신규 판매량의 3분의 2를 중국 브랜드가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추이.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재판매 및 DB 금지
러시아 정부가 병행수입을 허용한 이후 5월부터 러시아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A23, A33, A53 등 중저가 라인업과 애플의 아이폰13 등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병행 수입 스마트폰은 주로 카자흐스탄을 거쳐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같이 병행 수입을 통해 들어온 스마트폰을 이용할 경우 러시아에서 차단된 전용 어플리케이션(앱) 등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공식 제조사가 만든 제품임에도 A/S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제조사들이 러시아에서 모두 철수한 만큼 부품 조달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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