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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만톤' 바닷속 불발탄 때문에…獨, LNG터미널 건설 지연

등록 2022.07.06 10:50:54수정 2022.07.06 11: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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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LNG터미널 3기 건설 계획…불발탄에 '난항'

북해·발트해에 있는 불발탄 160만톤까지 추정

獨,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 줄이려는 시도 위기

[AP/뉴시스]독일 북부 루브민에 있는 노르트 스트림2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독일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이 파이프라인 가동을시작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AP/뉴시스]독일 북부 루브민에 있는 노르트 스트림2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독일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이 파이프라인 가동을시작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독일이 러시아의 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북해와 발트해 연안에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을 건설 중인 가운데 160만톤이 넘는 바닷속 불발탄로 인해 계획이 지연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북해와 발트해에 LNG터미널 3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독일 정부는 LNG터미널을 통해 미국, 캐나다, 카타르에서 가스를 수송해 에너지 수입을 다변화시킨다는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해당 터미널 건설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독일 정부의 계획은 시작 전에 암초를 만났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터미널을 짓기 전에 2차 세계대전 이후 남아 있는 불발탄을 제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유럽연합(EU)의 대다수 국가들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불발탄이 남아있다. 특히 북해와 발트해에는 약 160만톤에 달하는 불발탄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은 연합군이 독일의 무기 비축량을 줄이기 위해 버려진 것들이다.

LNG터미널이 들어서게 될 독일 빌헬름하벤 근처에 위치한 섬인 민스너 우그에는 약 1만톤의 불발탄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에도 불발탄이 많아 이곳에 도착하려는 선박들은 불발탄을 피해 좁은 바닷길을 통과해야 했다. 불발탄 때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에도 선박 항로를 넓히려는 계획이 좌절되기도 했다. 
 
발트해의 환경 개선을 위한 모임인 헬싱키 위원회에서 자문역을 맡고 있는 우베 비체르트 군사사학자는 "아마도 빌헬름하벤에서 3~4km 떨어진 곳에 30만톤의 불발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도 탄약이 얼마나 있는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현재도 불발탄들 위로 많은 선박들이 오고 가고 있지만 탄약을 버린 위치에 대해서는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 독일 정부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비공식적으로 어부들이 폭탄을 적재해 바다에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불발탄은 폭발의 위험성도 있지만 주변 해양 생물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불발탄 근처에 있는 어패류를 체취해 조사한 결과 높은 수치의 독소 농도를 보였다.

독일 킬 대학의 독성학 연구소장인 에드문드 마저는 연구를 통해 해저에 가라앉아 있는 어뢰, 폭탄 더미에 산란한 물고기의 알들이 독소로 인해 부화를 하지 못하면서 결국 개체 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독일 정부는 예산을 배정해 바닷속 불발탄을 제거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민간 기업들은 폭탄 탐지 및 제거 기술을 개발해 불발탄을 제거하는 일에 뛰어들고 있다.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시범 프로젝트가 정부 승인을 얻으면, 2024년부터 불발탄 제거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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