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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민연금 운용역, 올해 14명 이탈…줄퇴사 어쩌나

등록 2022.07.07 11:10:16수정 2022.07.07 11: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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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의원, '국민연금 기금본부 퇴직자 재취업 현황' 자료

국민연금 운용 인력, 상반기에만 14명 퇴사…전년比 40%↑

해외·대체투자 부서에서 이탈 다수…고참급 운용 공백 우려

사모펀드 업계 해외 딜 늘어나며 국민연금 인력 선호 커져

"업계와 연봉차 두배"…일산대교·대마로 관리 책임도 부담

해외·대체투자 강화해야 하는데…"대책 마련해야" 의견도

[서울=뉴시스]국민연금 글로벌 기금관 전경. (사진 =국민연금 제공)

[서울=뉴시스]국민연금 글로벌 기금관 전경. (사진 =국민연금 제공)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올해에만 14명이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인력 보강에 역점을 두고 있는 해외·대체투자 부서에서 운용역이 다수 이탈해 인력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활황에 따라 연봉 격차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산대교나 대마 파문으로 인한 관리 책임 부담감이 늘어나며 고참급 운용역의 줄퇴사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7일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기금운용본부 퇴직자 재취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퇴사자 수는 올해 상반기 14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동안 퇴사한 운용역의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퇴사자 수(10명) 대비 40% 늘었다. 운용역 퇴사자가 연말에 몰리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퇴사자(25명)보다 많은 운용역들이 기금본부를 떠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올해 퇴사자들 14명 가운데 8명은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관련 부서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주식실 2명, 뉴욕사무소 1명 등 해외투자 부서와 인프라투자실(2명), 사모벤처투자실(2명), 대체리스크관리실(1명) 등 대체투자 부서에서 인력이 주로 이탈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부터 '헤드급' 인력이 줄이탈하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부동산투자실장, 인프라투자실장 등 고위 운용역 2명이 동반 퇴사하며 인력 공백에 대한 위기감이 커졌다. (뉴시스 2021년 11월1일자 보도 '[단독]'60兆 운용' 대체투자 헤드 2명, 국민연금 떠난다' 참조)

올해 들어서도 팀장급 인력의 이탈로 이어지며 관리자급이 줄어들어 운용 공백에 대한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팀장이나 고참급 팀원을 맡는 선임 운용역의 퇴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4명으로 지난해 전체(2명)에 비해 벌써 두 배로 늘었다. 특히 선임 운용역 퇴사자 4명 중 3명은 대체투자 부서다. 선임 아래인 책임 운용역 퇴사자는 5명으로 벌써 지난해(6명)에 육박해 '허리 라인' 공백까지 우려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알파'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비중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인력 공백이 연달아 발생하며 차질이 빚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20년 마련한 해외투자 종합계획에서 해외투자와 관련한 인력을 대규모로 충원하기로 해 고심이 커지는 중이다.

이러한 고참급 인력의 퇴사는 업계 수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운용자산 92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에서 장기간 경험을 쌓은 인력들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선호도가 커지며 국민연금 관리자급 인력을 충원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일산대교 사태, 대마 파문 등으로 대체투자 부서에서 관리 책임에 대한 리스크가 커진 것도 이탈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사모펀드 업계 연봉이 늘어나며 국민연금 운용역 연봉과 격차가 현저하게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사모펀드가 해외 딜에 나서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어 글로벌 연기금인 국민연금에서 여러 딜을 주관했던 인력으로 보강하는 중이다.

국민연금은 해외투자나 대체투자 운용역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부서별로 연봉 테이블을 업계 처우에 맞춰 인상하고 해외투자나 대체투자 부서는 해외 출장이 잦은 부서 특성상 서울에 거점을 마련할 필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이나 채권은 국민연금이나 업계가 비슷한 연봉을 받지만 대체투자의 경우 업계 환경이 좋아지며 '국민연금을 나가면 두 배'가 되는 상황"이라며 "국민연금이 부서별로 다르게 연봉 체계를 가져가야 대체투자 인력의 이탈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핵심 투자 운용 인력 일탈 문제가 국민연금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국민 노후 자금 수백조원에 대한 기금운용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근본적인 인력 이탈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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